문화/영화

찌질남의 대표주자 임창정의 "청담 보살"

모과 2009. 11. 19. 12:16

찌글어지는 연기를 임창정만큼 잘 하는 배우가 있는가?

그의 영화에 대한 개념이 참 마음에 들었다.

언젠가  방송에서 "대박보다는 중박영화에 출연해서 확실한 흥행을 하겠다"는 인터뷰 내용을 들었다.

 

나는 영화를 몰아서 보는 성격이다.

 "집행자"를 보고  너무 우울해서 한 시간 기다렸다가 "청담 보살"을 보고 왔다.

기분 전환이 필요해서였다.

 

역시 임창정이었다.

나는 임창정의 영화를 보고 실망한 적이 없다.

충분한 웃음과 작은 감동을 주곤  한다.

늘 "뭐 저런 인간이 있나?" 생각하는 캐릭터로 나온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 인간미는 있네 ,착한 성격이네" 하고 보다 많이 웃는다. 대사가 늘 웃긴다. 그러나 공감한다.마지막에는 작은 감동을 느끼게 한다.  따뜻한 인간미가 그의 영화 코드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가 그동안  임창정 주연의 영화 10여편을 본 이유이다.

 

 

* 영화  내용이 조금 나옵니다.

 

"청담 보살"은 분명 주인공이 박예진인 듯한데 영화를 보고 나니 임창정이 더 기억에 남아 있다.

영화 내용이 재미 있었고 ,임창정의  연민이 느껴질 정도의 불쌍한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그의 대표작 " 색즉 시공"이나" 위대한 유산""1번가의 기적'류의 영화라고 보면 된다.

각본이 김수미로 나와서 다시 보니 역시 김수미 각본이었다.

김수미씨는 본래 글을 잘써서 거의 10권의 책을 출간했다.

본인이 "빙의"가 되서 고생을 하고  인간 문화재인 무당에게서 치유받은 경험이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내용이 무당의 속성과 자존심 ,그리고 임창정의 인간미를 잘 버무려서 중간 중간 폭소와  미소를 자주 짓게 하고 있다.

 

 

박예진의 엄마로 출연을 하는 치매 걸린 무당역의 김수미씨가 얼굴이 많이 상해 있어서 안타까웠다.

"청담 보살"은  코메디 장르의 영화이나 유치하지는 않았다.

 우리사회 속에서  어떤이들은 점이나 운명에 대한 믿음이 종교 같이 강한 것을 묘사해 주고 있다.

태랑역의 박예진은 장안의  유명한 학사 무당이다.

무당으로서의 신기를 보여주나  인간으로서 갈등도  주고 있다.

웃음 속에서 진지함이 신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박예진의 세련되고 지적인 이미지때문인 듯하다.

무당이지만 도도하고  깔끔한 매너가 영화 전반에  보이고 있다.

이 영화에서 박예진의 역할은 청순, 순수, 맑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여배우가 대신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무당인 엄마가 정해 준 남자를 만났으나 너무 찌질하고 구질 구질하기까지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자기가 인간적으로 좋아서 사귀려고만 하면 남자에게 나쁜일이 생기는 것을 늘 경험한다. 그게  운명이라고 했다.

엄마가 써준 사주의 남자를 만나야 행복 할  운명이라는 것이다.

 

 우여 곡절 끝에 만난 사람이 승원(임창정)이었다.

첫사랑이었던  꽃미남도(이준혁) 우연히 만났으나  운명을 거슬릴 수가 없어서 임창정과 사귀자고 한다.

 

 

영화는 사랑은 운명을 뛰어 넘는 다고 말하고 있다.

임창정의  실제 사주는 주민등록증과 달랐고 그들의 마음 속에는 이미 사랑이 들어 와 있었다.

극장 앞에서 흔히 보는 타로점과   운명철학등 다양한 모습으로 운명을 알아 보는 방법이 나온다. 인간이 점에 의지하는 모습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청담 보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즐거움이다.

배우들의 대사를 듣고 폭소를 터트리며 표정을 보고 미소를 자주 짓게 된다.

임창정은 역시 임창정이었다.

"청담보살"에서  임창정의 모습속에서 관객은 자기 자신이나, 가족, 혹은 친구나 이웃의 모습을 발견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찌글어진 인생이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남을 배려하는 착한 마음을 지니고 살고 있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는 따뜻함 때문에 나는 임창정의 영화를 찾아서 보고 있다.

요즘 마음이 우울한 사람이나 한바탕 웃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청담 보살"을 권유하고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운명은 50%이고 나머지는 내가 개척해 가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부모가 반 운명이라는 말을 믿고 있다.

 모두 정해진 운명 따위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개척해가면 된다 씩씩하게 ....그럴  용기가 없으면 인생 에게 지고 살게 된다.장애물 경기하듯이 하나 하나 극복하며 해결해 가면  결승지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인생은 살만 한 것이다.

 

평일이지만  극장이 거의 다 찼다. 임창정의 다른 영화처럼 중박이상의 흥행을 점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