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일상

박범신 작가와 논산 고정산 솔바람길을 걷다.

모과 2014. 5. 28. 07:15

 

대전충남생명의 숲 주최로 '숲을  품은 힐링콘서트'가 논산 백제군사박물관에서 있었습니다. 논산의 작가 박범신과 함께  고정산을 걷고 포크가수 박강수와 함께 숲을 노래했습니다.


 

대전충청생명숲 회원과  등산카페회원, 논산의 장애 시설회원 저같은  일반회원150명이 함께  논산 고정산의 솔바람길을 걸었습니다. 돈암서원에 도착해서 둘러보고 솔바람길을 한시간 반 정도 걸었어요.

 

고정산의 솔바람 길은 이름처럼 바람이 솔솔 부는  숲속 길이었습니다.  아침 까지 내린 비 때문에 흙 냄새와  풀 냄새가 코 끝에 진하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날 오신분 들은 대부분 등산 카페 회원들이라서  걷는데 익숙했습니다.  

저는   초입부터 땀을 흘리기 시작해서 30분 쯤 걸으니 온 몸이 땀 범벅이 됐습니다.  작은 야산이지만  산길을 걷는 것은 근 40년 만입니다.


 

오랜 객지 생활을 끝내고 남편의 고향 대전으로 이사 왔을  때 저는 아킬레스건 염증이 심했습니다. 의사는  집에만 있으라고 했는데 , 상처가 커서 17개월 동안집에서 있으면서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과 목욕탕만 다녔습니다.

이제 완쾌 됐지만 한 시간 이상 걸으면 발등이 수북하게 부어오르기 때문에 오래 걷지 말라고 했습니다. 무리해서 걷다가 발등이 부어서  주사기로 물을  몇 번 뽑아냈습니다.  사실 전화로 문의하니 한 시간 정도 걷는다고 해서 신청 했는데 걸으면서 남들에게 민폐가 되겠다는 불안감이 생겼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저는 오는 쪽 폐도 없어서 보통 사람의 폐활량 1/3 정도 밖에 안됩니다.  산을 오르며 자동적으로 쳐져서 꼴찌가 됐어요.



그런데 마지막 대열에는  논산의 장애시설에서 오신 회원들이 30명 정도 봉사자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전 그분들과 보조를 맞추며 고정산을  걸었습니다.

어느 봉사자가  등산용 지팡이를 주어서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참 고맙습니다. 이날 처음 만난  블로그 친구 싱그러움님은 저의 봉사자가 돼주었습니다.

 

박범신작가가 추천한 솔바람 길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번갈아 있어서 걷기에 참 좋은 길이었습니다. 숨이 차다고 생각하면 내리막길이 보이고 솔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습니다.

 

중간에는  쉼터인 정자도 있구요.

 

계백장군이 싸우시던 황산벌도 지나구요.

 

이분들이 장애인 회원과 봉사자들입니다.  사실 저도 장애인증이 없지만 3급 장애인입니다. 폐절제 수술을 한지 너무 오래돼서 증명서를 발급받지 못했습니다.


 

잠시 황산벌 싸움이 있었던  역사를 생각하게 하는   시설물을 보고 걸었습니다.

드디어 백제 군사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월요일이라서 휴관입니다.


 

점심식사는  박범신 작가님이 추천한 식당에서 출장나와서 마련해주었습니다. 

저는  블로그 친구인 싱그러움님 초청으로  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제 블로그의 글을 많이 읽어주는 고마운 친구인데 이날 처음 만났습니다. 싱그러움님은 초대 가수 박강수의 팬이기도 합니다.

 노래소리가 청아하고 아름다운  포크송 가수 박강수와 저입니다.  전날에 비가 많이 와서 새벽 두 시에 논산의 도착해 모텔에서 잤답니다. 그녀는 노래소리 만큼  맑고 밝은 사람이었습니다. 

맛깔스런 논산의 식당 음식과 싱그러움님이 아침에 싼 예쁜 도시락과 원두커피와 과일입니다. 저는 얼떨결에  초대 가수와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가수 박강수의 열혈팬인 싱그러움님과 박강수씨의 모습입니다. 

5월의 마지막 주 월요일에  연록색의 푸르름이 주는  환상적인 아름다움 속에서 포크송 가수 박강수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숲 속에서 들은 그녀의 노래는  풀 냄새만큼 싱그럽고 청아했습니다. 

자유로운 모습으로  노래를 듣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고 좋습니다. 


 

가수 박강수는  기본적으로 노래를 몇곡하고 신청곡도 받아서 즉석에서 연주하며 불렀습니다.  '그리워라' '그린 그린 그래스 홈'' 세월이 가면 ' 그리고 아바와 나나무스키의 노래를 불렀습니다.

한국의 존바에즈라고 불리는 박강수는 2011년 한국연예 예술상 포크싱어상을  수상했습니다.  지금은 2013년에 낸 6집 '눈물꽃'으로 활동 중입니다. 저서로는 '나의 노래는 그대에게 가는 길입니다' 와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가 있습니다.

다음은 박범신 작가님의 강연입니다.  걷기 전에 선생님이 말씀했지요.

존재등반에 대해서 ' 함께 걸으며 혼자 걷는다. '고 말했습니다.
걸으면서 ' 세월은  왜 생겼는가?'  생각 해보라고 했습니다.

강연에서는  우리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걸으면서 바람이 몸을 관통하고 가는 것을 느꼈습니까?'

저는  땀을 흘리면서 걸으면서 부딪치는 바람을 느끼며 풍림욕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바람 속에 제가 들어가 있는 느낌이지요. 상당히 기분이 좋아지고 제몸이 깨끗하게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꼴찌여서 잠시 실망했는데   천천히 걷는 장애인 동반자들 덕분에 외롭지가 않았습니다. 그분들과 함께여서 많은 의지가 됐습니다.

작가님은 현대인들은  자본주의 바이러스가  퍼져서 남과 견주는  잘못 된 행복을 느끼려한다고 꼬집었어요.  사람 스스로  자연이 되어서 살아야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낭독한 자작시 '달팽이집'은  겸손한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시였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행운권 추첨이 있었습니다. 경품은 박범신작가의 사진과 글이 있는 큰 손수건입니다.

 

저의 자리에서 바라 본 계백장군의 동상입니다.

한 쪽으로는 홍살문이 있었습니다.

이날 저는 평범한  야산인 고정산의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제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27년 전 큰 수술을 한 후  전혀 운동을 못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땀을 흘리며 일하는 기분과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는 기분의 차이를  알았습니다.

산 속 숲 길에 저를 맡기고 걸으며 아무 생각이 없었던 것도 집에 와서 알았습니다. 산 속을 걸으며 마음을  비웠으니 제대로 힐링을 한 겁니다. 이날 밤 저는 꿈없는 깊은 잠을 잤습니다. 힐링의 완벽한 마무리를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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