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덕산 시골집

모내기가 끝난 충청도 시골마을 풍경

모과 2013. 6. 17. 08:32

 

사람에게도 귀소본능이 있는 것 같다.  남편의 노년의 가장 큰 소망은  자기가 태어난 시골집에 들어가서 사는 것이다.  지금은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서 주말마다 덕산에 있는  고향집에 들어간다.

 

서울에서 성장기를 보낸 나는 시골 생활이 낯설지만 남편이 가면 함께 가야 할 것 같다. 지난 주에 남편과 함께 들어간  고향마을은  모심기가 끝나고 고구마 심기가 한창이었다.


 

마을입구 차에서  내려 본  고향마을은 예전에는   충청도 깡촌이었지만 지금은   15분 가까이에  내포신도시가 생겨서 그리 촌은 아니다.  내포신도시에 있는 충남 도청은 홍성과 예산  경계선에 있다. 


 

 막내 시고모님과  남편의 형제들과 남편이 5,6학년을 다닌 수덕초등학교는 마을입구에 있다.  차로 10분 거리에 수덕사가 있어서 학교이름을 수덕초등학교로 정한 것 같다.

 

 

외나2리는 틀린 글씨이고 외라2리이다. 마을 간판과 수덕초등학교 사이의 길이   시골집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 쪽 담장이 수덕초등학교 담장이다.  시작은 아버님이 남편이 6학년 때 담임을 하셨고 훗날 교장으로 다시 부임을 했다. 작은 아버님(81세)은 2년전에  돌아가셨다.

 

 

 

작년에는  이밭에 보리를 심었는데 올해는 일손 부족으로 시기를 놓친 것 같다.

 

 

시골집 가는길에서 어느 방향으로 둘러보아도 산이 보이는 아름다운 농촌마을이다.
 

 

오른 쪽  도랑에는  송사리떼가 살고 있었는데 올해는 바닥이 말라서 송사리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이땅에 대한 감회가 깊다. 시할아버지께서 농사를 지어서 사둔 땅을 작은 아버님께 상속했던 땅이기 때문이다.  작은 아버님은  이땅을 팔아서 자식들에게  주었다. 외지의 누군가  사서  귀농을 했는데 마을과 좀 떨어진 곳에서 혼자 여러가지 채소 농사를 짓고 있다.

 

 

 

 

 별장같은 집을 지은 주인이 시범적으로 모내기도 조금했는데 저 작은  논에서는 쌀이 얼마나 나올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원두막도 지었고  누군가 참 낭만적인 삶을 사는 것 같이 보였다.

 

 
  나의 본적지이기도 한 고향집이 가까워온다.

 

 

마을 입구에서 돌아본 신작로 , 걸어온 길이 아기자기 정겹다.

 

 

 

외라2리 마을회관과 노인정.

 

 

 

옥수수밭을 가꾸는 노인,  시집이 땅을 평생 농사 지어준 고마운 분이다. 한쪽 눈이 잘보이지 않는다는데  밭을 돌보러 나와 계신다.
 

 

왼쪽이 땅도 시집의 땅인데 올해는 보리 농사를 못지었다.  앞으로  들깨나 검은 콩을 심을 예정이라고 했다.

 

 

남편(왼쪽)과  안산 아주버님(큰시누이형님의 남편)이 풀을 뽑다 쉬러 들어가는 모습.

 

 
 돌담의 줄장미는  에버랜드에서  광주 조선대학교 장미원을 거쳐서 충청도까지 이주해 온 꽃들이다.

 

 

돌담이 뜨거워서 장미가 잘 피지 않았는데 안산 아주버님이 철조망을   돌담과 거리를 두고  세워주어서 잘자라고 있다.

 

 

 이웃마을 복당리에 사는 남편의 수덕초등학교 동창들이 트럭을 몰고 놀러왔다.
 

 

덕산 오거리에서 사온 덕산 막걸리를 권하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시아버님(91세)은 집에 누가 오는 것을 매우 좋아하신다. 시골집에 가면 언제나 62세의 내가 제일 나이가 적다.

 

 

 

손님들이 다 간 후에  아버님은 무슨 생각을 깊이 하시는 걸까?

 

 

건강 때문에 시골집에 머물며 꽃과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아주버님.

 

 

마음이 좋은 집주인이 사는 곳에만 둥지를 짓는다는 제비 부부는 120년 이상 찾아 오고 있다.

 

 

돌담 너머에는  일군을 사서 고구마 심기에 한창인 동네 주민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가 무심코 사먹는 고구마와 채소가 농부들의  땀과 정성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 소중한 먹거리가  될 것이다.

 

시골 여인네들의 O 형이 된 다리와 구부러진 등을 보면 그동안 얼마나 농사를 짓느라고 고생을 했는지 상상할 수가 있다. 나는 시골집에 갈 때마다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고 왠지 모를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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