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TV 드라마

내 마음의 수선공 , 이렇게 계산없는 사랑이 이시대에 있을까?

모과 2011. 12. 29. 06:00

 

  단막극 '내마음의 수선공'은  인천방송(OBS) 개국 4주년  창사 특집극이다. 나는 이 극본을 미리 봤다 . 내가 다니는 방송아카데미의 극본을 가르치는 멘토 조현경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조현경작가는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영화를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다.  막내 동생보다 훨씬 어린 나이지만 학문적인 지식은  대단하다. 존경심이 생길 만큼  많은 책과 영화를 봤고 순수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번 하게  했다.  

 

 우리는 드라마에서나 일어나는 일을  가끔 꿈꾸기도 한다. '내마음의 수선공'은  꼭 그렇다. 드라마에서나 일어 날 수 있는   순수한 조건 없는 사랑 이야기이다.

 

1, 부모의 결혼생활이 자녀의 결혼생활을 좌우한다.

 

 

 

 모교의 대학강사인 이여경(30세)은  아버지의 이중생활로 남자에 대한 편견이 있다. 여경이 어릴 때 부터 이중생활을 하며 양쪽 집에 자녀를 둔 아버지의  모습에서 사랑에 대한 남자에 대한 신뢰가  약하다. 첫사랑이었던 대학선배 한성진(33세) 과 졸업 후 결혼했으나  순탄 하지 못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  이혼을 하고 만다 .

 

여경이 내면에 우울함을  늘 가득한 것은 환경적으로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 이혼률이 50%인 시대에 이혼은 이제 남의 일만이 아니게 됐다. 딸 가진 아버지들의 생활이 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 드라마는 말해주고 있다.

 

 

2. 그녀의 짝짝이 발처럼 고달픈  삶이 계속된다.

 

 여경은 학교에서 구두를 수선하는  청년 김우철에 마음이 가지만 현실의 모든 조건은 그에게 갈 수가 없다.  여경의  짝짝이 발에 기성화는 어느 신발을 신어도 발이 아플 뿐이다. 김우철(32세)이 여경의 구두를 고쳐주면서 서로 마음이 오가게 된다.

 

나는 극본을 보면서  오래 전에 숙명여대 앞에서 붕어빵 장수를 하던 청년과 결혼한 여대생이 떠올랐다. 멘토의 말을 들어보니 그들은 이혼을 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 모든 여성지에서 대서 특필했던 사건이었다. 나는 그 기사를 읽고  여대생이 미쳤다고 생각했었다.  결혼 생활이 오래 못갈 것도 예상했다.

 

모교의 전임강사가 돼서 돌아온 전 남편 한성진이  여경에게 재결합을 원하며 적극적인 대시를 해 온다. 가식적인 삶에 익숙한  여경의 어머니는  사회적인 체면과  환경적인 여건때문에  전 사위와 재결합을 원한다.

 

그러나  여경은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성진과는  재결합 할 수가 없었다. 근본적으로 남자에 대한 신뢰감이 없는게 문제 같았다.

 

 

 

3. 사랑만으로 결혼을 할 수가 있을까?

 

드라마가 오늘 밤(목) 10시에  방영하므로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 쓸 수가 없다.  시청자의  볼거리와 판단의 여지를 남겨둬야 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같은 대학 캠퍼스 안에서도 단지 취업 준비 때문에  연애를 못하는게 현실이다 . 그런데 내 딸이, 내 아들이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면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겠는가 ? 묻고 싶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대(70년대)에는 돈은 없어도 결혼을 했다.  조건보다는 사람을 중시 여기는 시대에 살아 온 나는 심정적으로는  여경을 이해를 하지만 내 자식의 문제라면  강하게 반대를 할 것이다.

 

 우철은 가진 돈도, 학벌도 배경도 모두 형편이 없는데 드라마니까 외모는 좀 괜찮을 청년일 것이다. 여경이 이혼녀지만 대학 강사인데  두 사람은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르므로  그냥 스치는 인연이 아닐런지 ...... . 32세에 구두 수선공이라 ?

 

 

4. 우리들의 마음을  고쳐주는 수선공은 누구인가? 

 

나는 극본을 읽으면서  미혼인 조현경 작가의 사랑에 대한 환타지를 보게 됐다. 

 

드라마니까 설정을 최악의 조건인 남주인공과 환경이 좋은 여주인공의 만남이 극적이긴 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 둘의 결혼생활의 불협화음이 불 보듯 뻔히 보인다.

 

드라마는 둘이 사랑을 확인 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런데..... . 현실은 그게 시작이지 않는가?   중매 결혼한 내가 34년을 결혼생활을 해오면서  깨달은 것은  연애로 결혼한 사람들도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이다.

 

나는 살아오면서 희로애락을 34년이나 함께 공유한  내가 남편의 가장 소중한 연인 이라고 생각한다.

남편과 나는   아들 둘을 낳았고 그 아이들을 정성들여서 함께 키웠으며 , 부모님을 함께 잘 모실려고 노력한 세월이 우리 부부를 튼튼하게 엮어 주고 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오면서 쌓아온 믿음과 서로에 대한 의리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마음을 병들게 했던 사람도 남편이고 내 마음을 수선해 주고 있는 사람도 남편이다.  모든 부부는 애증의 관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여러분들도  단막  드라마 '내 마음의 수선공'을 보고 당신들의 사랑을 돌아보길 바랍니다.  우리가 드라마를 보고 느끼는 것은 결국 각자의  인생을 돌아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방영시간 : 2011년 12월 29일 (목) 오후 9시 50분

경인 방송: O B S

창사특집 단막극 : 내마음의 수선공

출연: 김승수. 고나은, 임채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