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추"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빈 때문에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나는 "만추"이기 때문에 탕웨이,현빈 주연의 "만추"를 봤다. 1966년 나는 중3이었는데도 이만희 감독의 "만추"를 봤다. 당시에는 내가 좋아 하던 신성일 때문에 "만추'를 본 것 같은데 오래 기억나는 것은 문정숙의 고혹적이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1. 탕웨이의 멍한 무표정이 오히려 슬픈 영화 "만추"
나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방송되기 전부터 영화"만추"를 보려고 했다. 리메이크 된 "만추"를 다 봤기 때문에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을 영화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문정숙,신성일의 '만추"와 "김지미,이정길의 "만추" ,김혜자,정동환의 "만추"를 다 봤다.
그 중에서 중3 때 본 문정숙 주연의 만추는 내가 영화광이 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본 영화이다.
매일 영화관에 다닌 결과 고등학교 입시에서 실패를 하고 2차로 모집하는 고등학교에 진학을 하기도 했었다. 그후 영화는 내 생활에서 중요한 일이 되었다. 이미 취미를 넘어선 것이다.
탕웨이는 타고난 배우 같았다. 연출을 공부해서 그런지 작품 분석력이 뛰어난 것 같았다. 감독이 배경을 시애틀로 설정한 것도 탁월했다.
남편을 살해하고 감옥에 간지 7년이 된 애나는 어머니가 돌아 가셔서 귀휴(歸休) 3일을 받아 가족이 있는 시애틀로 가는 버스에서 훈을 만난다. 중국인 애나와 한국인 훈이 시애틀이라는 제3국에서 만났으니 모든게 어색한 것은 당연하다.
모든 자유가 구속된 감옥에서 7년을 보낸 애나가 무표정인 것은 당연하다 ,나는 애나의 무표정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감정의 움직임을 영화 속의 애나의 감정이 되서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안개가 짙게 끼었거나 비가 오는 회색빛도시 시애틀이 배경이어서 애나의 사랑이 더 절실하고 안타까웠다. 애나와 훈의 아픈 사랑처럼 화면은 늘 쓸쓸하고 어두웠다.
애나는 수시로 자기의 위치를 감옥에서 준 핸드폰으로 보고 해야 하는 죄수인데 겉으로는 자유롭게 보이는 여성이다. 전편에서는 여교도관이 함께 동행했었는데 이번 탕웨이주연의 "만추'에서는 핸드폰이 동행하고 있었다.
2. 제비족 훈으로 변신한 현빈이 다시 보이는 이유
현빈은 군에 입대하기 전에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로 "내이름은 김삼순'의 인기 이상을 얻었다. 지혜롭게도 그는 이 인기도 곧 사그러 든다는 것을 아는 배우이다.
내가 현빈을 좋아 하는이유는 잘 생겨서가 아니다. 잘 생긴 배우가 현빈뿐은 아니다. 그가 끝없이 자기 내면을 들여다 보고 노력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자기 외부에서 원인을 찾으려고들 많이 한다. 현명한 사람들은 자기내부 부터 들여다 보고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앞으로 간다. 현빈은 끓없는 자기 노력과 성실을 통해서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이다.
어느 평론가도 말했지만 현빈은 코믹물을 연기해도 진지함이 묻어 나오는 배우라고 했다."내이름은 김삼순'에서도 그랬다. 그후 나는 현빈의 작품을 찾아서 봤다. "돌려차기"," 백만장자와의 사랑"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그리고 "시크릿가든"이다.
"만추"를 선택한 그의 마음이 읽어져서 나는 개봉 전부터 만추를 기다려 왔다. 현빈이 "만추"를 선택한 것은 다양한 작품세계의 영역확장과 자기 자신에 대한 실험정신이라고 보여진다.
"만추'에서 훈으로 나오는 현빈은 제비족이지만 훈훈하고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준다. 막장인생이된 애나의 자존심을 세워주려고 짫은 시간이지만 바위같이 굳어진 애나의 마음에 설레임을 주기도 한다. "만추"에서 훈은 애나에게 진실되고 희망까지 주는 따뜻하고 잘 생긴 남자로 나오고 있었다.
3. 애나의 슬픈 사랑에 옆자리 여성 관객은 흐느껴 울었다.
영화 "만추"의 스토리는 이미 다 알려져 있다. "색계"의 탕웨이는 겨드랑이 털이 무성해서 낯설었는데 "만추"의 애나는 서구식으로 처리한 겨드랑이가 깨끗해서 기분이 좋았다. 그녀의 성형을 안한 얼굴과 170cm가 약간 넘어 보이는 훤칠한 키가 현빈과 비쥬얼 면에서 참 잘 어울렸다.
애나가 남편을 죽이게 된 이유가 나오게 되고 ,원인을 제공한 첫사랑 남자가 나오자 옆자리에 앉은 여성 관객은 소리내서 울고 있었다. 나는 처음에는 감기에 걸려서 그런 소리를 내는 줄 알았다.
애나의 기가막힌 운명적인 사랑이 허무하고 안타까워서 울고 있는 것인지, 자기 사랑이 기억이 나서 우는지 모르겠다. 그녀는 현빈의 소속사에서 하는 펜카페 회원이라고 했다.
10시 50분에 상영하는 극장에는 여성관객으로 2/3이상 좌석이 찼다. 2,30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다. 다들 "현빈앓이" 현상으로 "만추'를 찾아 왔다고 했다. "만추"에는 김주원이 아닌 "훈'이 있을 뿐이다.
4. 사랑에 상처입은 여자는 다른 사랑으로 치유된다.
연상의 여인들에게 몸을 팔고 돈을 받으며 살아 가는 남자 훈에게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있다. 훈의 지나친 배드신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그러나 현빈의 몸매는 서양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만추"에서의 훈은 눈빛으로 , 표정으로 애나와 교류를 하고 있다. 대사가 극히 적은 편이지만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된다. 남녀가 사랑하는 것은 3일 만에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을 봤다.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21세기에나 있을 가족의 배합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영화 속에 애정보다는 인간미와 신뢰가 있었다. 정치 외교학을 전공한 사람이 어떤 경로로 영화감독이 됐는지 궁금하다.
만약 이만희 감독이 본다해도 자신의 작품을 잘 해석하고 연출해 준 김태용감독에게 고마워 할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지금이 늦가을이었으면 좋겠다. "시크릿가든"이 끝난 가을이었으면 정말 좋겠다. 현빈의 또다른 모습을 보고 진정으로 더 좋아해야 펜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 블로그 메인, 영화코너 베스트로 선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나라 영화가 세계적으로 최고가 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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