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자식을 감정적으로 때려주고 싶을 때

모과 2010. 10. 15. 06:30

두 아들을 키우면서  가끔 이해가 안 될 경우가 있었다. 똑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왜 그렇게 다른지 ....

 큰 아들은  남편의  좋은 목소리와 차분함을 놀라운 암기력을 가졌고 나를 닮아서 자존심 강하고 가끔은 신경질적인 면이 있다. 막내는 남편의 넓은 마음을 닮았고 나의 수학적인 머리를 닮았으나 역시 나를 닮아서 암기를 지독히도 못한다.

내가  6, 70년대에 학교를 다녀서 보수적인 사람이 됐지만 친정 남동생들은 잘 놀고  잘 마시며  분위기를 쥐락 펴락하는 스타일이다. 막내는  인성면에서 외탁을 많이 했고  큰 아들은 친탁을  해서 차분하다.

 

1. 담배 꽁초 버리다 들켜서 벌금 을 낸 막내 아들

 

이 막둥이가 나를 가끔 웃기기도 하고 가끔 기가 막히게도 한다.   두 아이가 사는 곳은  서울 동국대학교 후문 근처의 원룸이다.   막내는 마트에 뭘 사러 갔다가  길바닥에 담배 꽁초를 던졌는데  공익 감시원이 갑자기 나타나서 딱지를 끓었단다. 벌금 5만원. 

 

 " 엄마 ! 두 번 걸렸는데 중구는 벌금이 5만원이고 ,송파구는 3만원이야. 기한 내에 내면 20% 깍아 주어서 64,000냈어.아!  대전이 좋아 . 길바닥에 담배 꽁초를 버려도 안 잡고 ...""

 

아이구 내 팔자야 . 옆에 있으면 등짝을 두둘겨 패주고 싶었다. 전혀 교육적인 차원이 아니고 감정적인 차원에서 때려주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가르쳤건만  길거리에 쓰레기를 틱틱 버리곤 한다.  

"막내야 ! 엄마가 소위 교육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데 , 부끄러운 행동을 하지 말아라"

"알았어. 엄마는 벌써 몇 번 째 그 소리를 하고 있어"

하더니  담배 꽁초를 길바닥에 버리다 잡혀서 두 번이나 벌금을 냈다니 .

" 벌금을 똑같이 5 만원을 받아야 해. 열 번쯤 걸려야 고칠거지?'

" 아냐! 이제 안 버릴거야. 노량진 역에서도 걸릴 뻔했어. 담배를 피고 그냥 버릴까 하다가  먹던  캔 속에 넣어서 버렸거든 . 어디에서 숨어 있다가  달려와서 담배 꽁초 버렸냐고 하데. 그래서 쓰레기 통 뒤져서 보여 줬지. 큰일 날 뻔했어"

" 야! 왜 캔 속에 넣어서 버렸어? 그러지 말라고 했지?  캔은 다 재활용하는건데 왜 그 속에 넣고 버리는데"

"엄마! 알았어. 안 그럴께"

 

엄마가 말할 때는 안 듣더니 벌금은 무서운가보다.

 

 **사진 오른쪽 앞줄부터 세번째(7세,막내) ,네번째(10세,빨간티,장남) 유치원,초등학교 3학년일때 모습이다. 나는 뒷줄 왼쪽 세번째 까만 티 입은 여성이다.우리 막내 표정보면 얼마나 별난 아이인지 보인다.

 

2. 너무나 별났던  막내의 어린시절

 

막내아들이 유치원에 들어 가기 전에는  내가 늘 데리고 다녔다. 주로 서점, 시장, 은행,  아파트의 친구 아줌마네 집...늘 함께 다녔다.

그 당시에는 공과금을 모두 은행창구에서 냈다. 모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다 차례가 되면 내고 왔다. 나는 늘  무릎을  덮는 치마를 입고 다녔다.  막내는 기다리다 지쳤는지  내게 기대다가 손을 잡고 빙빙돌다가  뒤에서 내 치마를 갑자기 걷어 올렸다. 사람들이 다 보는데서 내 팬티가 보일 뻔 했다.

"아이쿠! 이놈의 새끼! " 소리가 저절로 나오면서 손이 저절로 올라갔다. 막내는 찍소리 못하고 얻어맞았고 주변 사람들은 킥킥대고 웃었다. 엄마에게 아이스케익을 하고 은행 한 가운데서 얻어 맞았다.^^

*우리 막내는사진마다 저러고 찍었다. 나는늘 치마를 입고 다녔는데 저 치마를 뒤에서 걷어 올린 것이다.

 

그런 순간에  교육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매가 약이라고 생각해서 손으로 때려주었다.

 

* 아버님 미수연에 참석하러온 막내아들(30세왼쪽 까만 상의 ) 과 큰아들(32세 청색티)아들들이라도 초상권을 생각해서 측면으로 찍은 것을 올린다.둘의 키차이는 2 cm이다. 막내 177cm, 큰아들 179cm이다.사진에는 키차이가 너무나서 실제 키를 밝힌다.

 

3, 어디를 가나 인기는 좋은 막내 아들.

 

시집 식구들은  막내 아들이 "영화배우" 같다고 늘 말한다.  흰 피부에  머리는 정성을 들여서  요리저리 만져서  자기는 멋지다고 생각하겠지만  내 맘에는 좀 안들게 하고 다닌다. 춤 잘 추고 노래 잘하고 술 잘 마시고 완전 친정 남동생들을 닮았다.

다행히 일은 열심히 하고 가는데 마다  사람들과 잘 지낸다. 대전 지점에  같이 근무하던 상사가 서울로 가서  인사과에 메일을 보내서 막내는 서울로 발령이 나서 갔다. 추석날도 근무를했는데 바로 막내 아들의 생일이었다.함께 근무하는 아주머니 사원이 미역국과 잡채, 떡을 싸다 주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동네 아이들을 데리고 먼 동네까지 싸돌아 다니더니  커서도 가는데 마다 사람도 잘 사귄다.그래도 어른에 대해서는 예의를 지키고 자기가 맡은 일은 확실하게 하니 다행이다.

 

 

**  교육에 대한 글을 주로 쓰면서 제 아이들을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비교적 무난하고 평온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두 아들 다 남중,남고를 나오고 대학에 진학했었습니다. 요즘 체벌에 관한 문제가 자주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에미인 저도 가끔 감정적인 매를 든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어릴 때 흥과 끼가 많아서 길을 가다가  경쾌한 음악이 나오면 갑자기 춤을 추던  막내도 제도권 교육을 받으며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차분해 지고 공부만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자녀 교육은 어떤 측면에서 생각해도 멀고 긴 길 같습니다.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더 고민하며 글을 쓰겠습니다.

 

  

 

시아버님이  베스트에 오르면 좋아 하셔서  캡쳐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