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일상

처가집 김장하려고 월차 쓴 아들

모과 2014. 11. 20. 07:30

 

우리 며느리의 친정아버지는  6형제의 장남입니다. 며느리는 2녀 중  장녀라서 우리 막둥이는  맏사위입니다.

 

대학을 졸업 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한 막둥이는  며느리 동글이를 만나서 3년 연애를 했습니다. 며느리는  막내아들이 착하고 성실하고 알뜰해서 결혼을 결심했고 합니다.  맏딸인 동글이는 우리 집의 2남 중에  막내인 아들과 천생연분인 것 같습니다.

 

결혼 후   송파구에 있는 처가집 근처에  신혼살림을 차린 아들 부부는  장모님에게  모든 반찬을 협찬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객지인 서울에서  거의 식당 음식을 먹고 살았던 아들에게 며느리는  늘 방금 지은 따뜻한 밥으로  정성껏  밥상을 차려주고 있습니다. 대전에 사는 저로서는  안사돈과  며느리에게 고맙지요.

 

 

  

 

지난 주에  며느리의 친정은 김장을 했습니다.  장인의 고향인   진안의 친척집 밭에서 배추 130포기와 총각무우 갓  동치미무우 쪽파등  모든 김장거리를  가져왔습니다.

 

 

처가집 친척집 밭에서 배추를 나르는 우리 아들래미 모습입니다. 제가 김장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카카오톡으로  보내라고  했습니다.

 

 

며느리의 친정 아파트  베란다에 씻어 놓은 배추와  재료들입니다.   며느리의 친정부모님은  해마다  김장을 130포기  해서 동생들에게 준다고 합니다.   형제들이 거의 한 달에 한 번 씩 모여서 식사를 함께 한다고 하니 화목한 가족들입니다.  며느리는 친정어머니에게 배워서  요리솜씨가  좋습니다.

 

 

 

 우리 막둥이가 장인과 처제와 김장 속에 넣을 재료를 썰고 있습니다.  우리집  막둥이는  대학 입학 할 때에 호텔조리학과 진학을  오래 생각했으나 경영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군에서는 취사병을 했던 경력이 있습니다.

 

저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장모님에게 거의 모든 반찬을  협찬받아서  편히 생활하니 당연히 김장 할 때 같이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월차까지 내고 3박4일(주말 포함) 김장을 할 줄은  몰랐지요.^^

 

 

며느리는 초상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모자를 쓰고, 아들과 열심히  배추에 속을 넣고 있습니다.

 

 

 아들과 동갑인 동서도  열심히 김장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들에게 맏사위가 솔선수범해야하므로 기쁜 마음으로 하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김장을  한 후 막둥이는 카카오톡으로  소감을 간단하게  전했습니다.

 

" 죽을 것 같이 힘들어서 몸살 날 것 같아요"

" 반찬 해주시느라고 장모님이 고생 하시는데 기쁜마음으로 도와드려~"

" 처제와 동서도 저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평소에 모든 반찬을 다해주시는데 당연히 함께 해야지요. 아버님도 하시는데 "

 

 

우리 며느리 동글이도 힘들어 죽겠다고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냈습니다.

 

"진짜 죽을 것 같아요"

" 그래도 해!! 젊었잖아~"

 "저랑 오빠랑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 저희 부모님은 이걸 20년 넘게 하셨으니 ㅠㅠ 김치가 아니라 금치로 알고 먹어야겠어요"

"그래~  친정어머니에게 잘 배워야한다. 나한테는 기대를 하지말고~ 네가 나중에 우리 집 김장도 해줘~ 하하. "

"예. 알겠어요 어머니. 호호"

 

 

그러나 대전 우리집의 김장은  시집의 시누이형님과 큰동서형님이 다 해주셨어요. 덕산의 친척집에서 절인 배추가 늦게 도착했고 심한 감기몸살 중인  제가 병원을 다녀서 가니까 이미 통에 다 넣어두셨더군요.

제가 죄송해서  저녁식사는  추어탕 잘하는  집으로 모시고 가서 대접했습니다.

 

며느리의 친정에서는  대전 우리집에 준다고 김치 한통과 총각 김치 한통을 따로 준비하셨다네요. 요리 솜씨 없는 시어머니에게는 요리 잘하는 며느리가 온다는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인복이 많은 저는  좋은 시집어른들을 만났는데  화목한 집의  며느리를  만나서 정말 행복합니다.

저는 요리를 못하는 대신에 다른 것으로 정을 주고 받으며  살고 싶습니다.  며느리로 인해서   새가족이 된 사돈댁의  넉넉한 마음이 정말 고맙고 좋습니다.

 

 

 

 

 

 

**아들과 며느리가   결혼 1주년 기념으로  3박 4일 여행을 가려고했는데 처가에서 김장을 한다고 해서 여행을 포기하고 김장을 도왔답니다. 어제 아들집에 가서 듣고  내용을  첨부합니다.

                                                    11월24일 모과 올림.

 

 

*이 글은 방문자수 15만 명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