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일상

시어머니들이 미처 생각못한 일

모과 2014. 2. 21. 06:30

 

내가 가입한  인터넷 카페 중에 시어머니들의 카페도 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이 자기 사례를 적어서 상담도 하고 하소연도 하는 모범 카페이다. 물론  친정어머니와 딸들도 많다.

좋은 사례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며느리에게 섭섭한 일을 당한 일을  일기 형식으로 적으면 다른 시어머니들이 댓글로 위로해주거나 공감해주곤 한다.  

나는 아들을 결혼시키기  3년 전에 우연히 이 카페를 알게 됐다. 아들만 둘인 나로서는 전혀 생각도 못한 친정어머니의와  며느리의 심정을   읽고 이해하게 됐다. 여러 사례들을 보고 정말 많이 배웠다.

카페회원인 어머니들은 모두 컴퓨터를  이용해서 글을 잘 쓸 정도로  진취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살아온 세대가 보수시대라서  아들에 대한 집착이 많은 점이  보편적이다.

며느리 중에서 자기 시어머니에게 당한 억울함을 하소연하면 시어머니들이 마치 친정어머니같이 다독여주는 훈훈한 모습은 종종있는 일이다.

시어머니의 성격에 따라서 급히 화가 난 상태에서 여과없이 며느리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분도 있다.  그럴 때는  며느리 회원들이 댓글로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그 집며느리에 대한 변론을 하기도 한다.

며칠 전 어느 시어머니께서  며느리에 대한 섭섭함을 두어차례 적었다. 내가 읽기로는 사건의 본질만 적으면 좋을 텐데 며느리 친정에 대한  글과  며느리의 외모에 대한 내용이 좀 읽기 불편했다. 그러나  카페에서는 종종  올라오는 글들 중에 하나였다. 

시어머니들의 댓글이 달렸다. 속상하시겠다는 위로의 글들이었다. 물론 시어머니 입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적은 것이다.

그런데   2~3일 후 놀랍게도 그분의 며느리가 카페에다  자기 입장을 소상히 적은 것이다. 전혀 다른  사정의 글이었다. 더 놀란 것은  시어머니 카페의 글이 스크랩이 돼서 며느리들의 카페로 옮겼다는 것이다.  몇군데로 옮겨진 글은 읽은 사람이 모두 15만명이나 된다고 했다.

시어머니의 글  때문에 자기부부는 이혼 소송 중이라는 글도 썼다. 시어머니의 자세한 묘사 때문에 자기와 친정이 노출이 됐고  친구가 '네 이야기 아니냐' 고 물어서 알게 됐다고 했다.

갑자기 커진 문제로  시어머니가  올린 글을  모두 삭제하고 탈퇴했다.  카페 운영진이 며느리에게  전화로 잘 타일러서 며느리도 글을 삭제하고 탈퇴하는 것으로 정리 됐다.  

시어머니들이 카페에 아들과 며느리, 손자들의 사진까지 올리는 일은 종종있는 일이다.  문제는  그러고 며느리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시어머니들만의 공간이라는  순수한 생각으로 그런 것이다.

그러나 시어머니들이 미처 생각 못한 일이 있다.  시어머니들 중에는  컴퓨터를 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지만 며느리들은  거의 다 컴퓨터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학교 교육에서 컴퓨터를 정규 과정으로 배운 세대들이다. 블로그나  카페의 글을 스크랩을 못하게 해도   본문 그대로  옮겨가는 방법을 알고 있는 세대들이다.

이번의 일은  시어머니가  속상할 때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상담하는 방법으로 차분하게 글을 썼으면 좋았겠다.  며느리도 카페에 공개적으로 글을 올리지 말고 시어머니께  조용히 말을   하는게 좋았겠다.

분명한 것은   가족의 사진이라도 당사자들에게 허락을 얻은 후에 블로그나 카페에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별로 큰 문제도 아닌데 미처 생각 못한 작은 실수 때문에 일이 커진 경우라고 생각한다. 초상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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