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러진 화살'은 처음에는 보고 싶은 마음이 그리 없었다.
그런데 명절 날 결혼한 조카들이 좋은 영화라고 권유해서 일요일 밤에 시집 식구들과 함께 봤다. 막내 시고모님(71세) , 큰동서 형님(68세) , 큰시누이 형님(65세) , 61세의 나 ...... 6,70대 할머니 네 명이 함께 가서 봤다.
나는 학교에서 민주주의는 국민이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는 정치 형태라고 배웠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오면서 교과서에서 배운 것과 실제 생활은 상당히 차이가 많음을 체험하고 살았다.
'부러진 화살'은 67세의 정지영감독이 61세의 국민배우 안성기를 주인공으로 만든 영화다. 인생의 3/4을 살아 온 사람들이 체험한 법치주의의 모순을 고발한 한 법정 드라마이다.
내가 알고 있는 법치주의는 권력자의 독단이나 자의를 배격하고, 국가 권력의 행사는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국회에서 만든 법률에 근거해야 한다는 근대 입헌 국가의 정치 원리로 알고 있다.
영화 '부러진 화살'은 법을 집행하는 판 검사가 자기들의 집단 이익을 위해서 불법을 밥 먹듯이 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극단적인 인테리 보수 골통들의 대립을 극대화 해주며 관객들에게 정의가 무엇인가 판단하게 했다. 법정 드라마라서 칙칙하고 우울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해주었다. 관객들은 자주 안성기에게 느끼는 이심전심의 폭소를 터트렸다. 영화는 지루하지 않고 무척 재미가 있다. 영화 흥행의 이유가 될 것이다.
1. 변호사 보다 더 법적인 지식이 많은 수학과 교수 김경호.
보통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피고인은 예,아니오로 답하거나 혹은 변호사에게 모두 변호를 맡기는데
이 영화의 다른 점은 피고인 김교수( 안성기분)가 변호사보다 더 많이 말을 한다. 김교수의 해박한 법적인 지식과 촌철살인한 멘트에 관객들은 대리 만족을 하며 통쾌해 한다.
명문사립대학의 수학과 김경호교수는 동료가 출제한 입시문제가 잘못 출제된 것을 알아내고 수험생을 위해서 모두 만점을 주거나 없는 문제로 해야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한다.
수험생들의 운명보다는 학교의 체면을 더 중요시 여기는 교수들의 집단 이기주의와 대립하게 된 김교수는 왕따 신세가 돼서 부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다. 사립학교 법의 악용의 사례이다.
2. 가해자의 벌보다 과한 형량을 준 사법부의 졸속 재판을 고발하는 영화
피해자인 백종수 판사(김응수분) 는 명문 사립 대학의 편에 서서 김경호교수(안성기분)의 부교수 확인소송을 기각했다. 분노한 김교수가 석궁을 들고 백판사의 집 앞에 가서 기다렸다가 활을 쏜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그 부분은 벌을 받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다.
사라진 부러진 활의 부분과 피해자가 입었던 속옷에 묻은 혈흔의 주인과 백판사가 같은 사람이라는 증거를 원하는 피해자의 요구를 기각하는 판사의 모습에 현실의 사법부와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
당시 사법부는 현직 판사를 활로 쐈다는 이유로 법치주의에 도전이라고 재판도 하기 전에 엄한 벌을 주겠다고 결의를 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영화를 보면서 안성기가 연기한 김경호교수 역할에 빨려 들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안성기라서 그 역할이 더 빛난다고 할 수가 있다.
3. 인권변호사 박준에게 인간적인 신뢰를 하게 되는 이유
인권 변호사 박준( 박원상분)은 현실적으로 변호사 사무실 유지도 어려운 알콜중독자이다. 자기가 주도한 노동 운동 현장에서 자기만 다치지않은 데 대한 죄책감 때문에 술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사람으로 변했다. 그런 그가 석궁 사건을 맡고 술도 끓고 정의를 위한 변호사로 거듭나는 과정은 작은 감동을 주었다.
모든 변호사가 박준 같아야 하는데 영화는 그가 특별한 변호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째서 정상적인 것이 특별하게 보여야 하는 사회가 됐는지 안타깝다.
4. 재판만 개판이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는 사회.
너무 어처구니 없는 재판 과정을 보고 김경호 교수가 한 말이 명대사이다.
" 이게 재판이요. 개판이지."
그런데 영화 속에서는 김교수 사건의 재판만 개판이 아니고 , 교수들도, 변호사들과 의사들까지, 돈과 권력과 자기 이익을 위한 집단 이기주의가 모두 개판으로 보이는게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대한민국의 최고의 엘리트이고 고급 두뇌라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5. 재판 도중에 사임을 한 양심이 있는 판사가 있어서 다행이다.
석궁사건을 담당한 이태우판사(이경영분) 는 거대 권력인 사법부의 집단 이기주의의 모순을 알면서도 대항을 할 경우의 결과를 잘 알고 있었다. 양심적인 고뇌로 그는 사임을 한다. 그나마 영화를 보면서 작은 안도감이 생긴 부분이다.
5. 깨어있는 정윤서 기자와 김교수 가족들의 가장에 대한 신뢰가 돗보였다.
나는 김교수 아내역의 나영희의 차분한 연기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꼈다. 영화 '매춘'에서 그녀의 연기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름답게 나이들어 가는 여배우 중에 한 사람이다. '부러진 화살'에서 나영희의 연기는 남편을 잘 알고 믿는 아내 역을 잘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장윤서역의 김지호는 중성적인 매력이 있는 여배우이다. 이혼한 여기자로 나오면서 거칠지 않고 자기 감정 절제가 뛰어난 연기를 하고 있다. 그녀의 연기로 여기자에 대한 호감이 많이 생겼을 정도이다.
6. 환갑인 안성기의 부활과 승승장구가 통쾌한 이유
나는 국민배우 안성기가 나와 동갑이라는 사실이 너무 좋다. 흑룡해 정초부터 흑롱띠 안성기가 대박을 쳤다. 현재 박스 오피스 1위인 '부러진 화살'은 저예산 영화라는게 더 마음에 든다.
나는 안성기의 안정되고 완벽한 연기와 레임덕(정권 만료를 앞둔 정부)의 환상적인 만남이 '부러진 화살'의 흥행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부자들 만을 위한 정치를 했다고 믿게 되는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민심은 '부러진 화살'에 대한 몰려가서 보기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사생활이나 국가 정치나 인과가 있으면 응보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정권 말기에 민심의 폭발로 '부러진 화살'의 흥행 행진은 계속 된다고 믿고 있다.
전 국민이 학력이 대졸로 가는 시점에서 진정한 민주주의의 완성을 소망하는 사람이라면 영화 '부러진 화살'을 꼭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6,70대 할머니들도 영화관에서 보고 공감하는 영화가 바로 '부러진 화살'이기 때문이다.
** 저는 영화는 참 많이 봤지만 글 쓰는 법은 제대로 배운 적이 없습니다. 그냥 제가 보고 느낀대로 영화평을 진솔하게 쓰고 있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나라가 영화 산업 국가가 되길 소망하고 있습니다. 마침 한류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좋은 영화는 꼭 영화관에 가서 보시길 바랍니다.
자식에게 집착하는 어머니들에게 영화 관람의 취미를 되살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6,70대 어머니들도 20대에는 영화를 좋아했습니다. ^^
1. 시어머니와 며느리 카페의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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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동아누리 여인들의 담소실의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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