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 하녀" 2,30 대가 꼭 봐야하는 이유

모과 2010. 5. 13. 06:30

큰 아들이 대학 재학 중에 있었던 일이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제목을 '대한 민국 상위 1%" 라고 적어 논 것을 내가 봤다.

내가 아들에게 물었다.

'너는 왜 상위 1%가 되려고 하니? 엄마는 반대다.  돈이란 없을 때는 절실히 필요한 것이지만 어느 정도 생활의 여유가 있으면 돈이란 큰 의미가 없게 된다. 좀 더 좋은 옷을 입고  큰 집에서 살게 되겠지. 그런데 너무 바빠서 그 저택에서 편히 쉴 수도 없을 거야. 대한 민국 상위 1% 가 되기위해서 잃어버리는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큰 아들은 내말을 이해했고 현실적으로 자수성가해서 대한민국 상위 1% 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지금  적성에 맞다는 일을 하며 서울의 소시민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

 

전도연 주연의 "하녀'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2,30대 여성들의 심리를 잘 묘사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유아교육과를 중퇴한 이혼녀인 하녀 은이는 상위 1%의 집안에서 대리만족을 얻으며 굴욕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뭐가 뭔지 모르는 현대판 백치 "하녀"로 나오고 있다.

 

마치 유니폼같이 정장을 차려 입고 멀쩡한 얼굴을 하고 남의 것(이정재)을 탐내고 있다.

절대 강간이 아니고  남녀가 암묵적인 합의하에 이루어진 불륜을 저지르고 태연히 하녀노릇을 하며 살아 가고있다. 한자로 下女 즉 수준이 떨어지는 여자라는 말이다.

 

** 영화의 내용의 조금 나옵니다.**

 

 

 

 

나는  윤여정주연의 "火女(화녀)'를 본 사람이다. 1971년 ,내가 대학교 2학년 때 개봉한 영화였다.

남궁원, 윤여정,전계현, 최무룡 주연이었는데  유독 윤여정이라는 배우만 뚜렷이 기억이 나는 영화이다.

김기영감독은 1960년도에 김진규, 엄앵란, 이은심 ,주증녀 출연의 下女(하녀)를 이미 만들었었다.

1971년도 윤여정을 발탁해서 아내에의해서 사육당하는 남편을 감시하는 하녀로 들어 갔다가 강간을 당하는 역할이었다. 엄청 공포스럽고 스릴있었던 영화 같았다.

 

2010년 의 전도연 주연의 하녀에서 임상수는 현대여성들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었다.

'유아교육과 중퇴'의 학력으로 주인집 딸의 보모겸, 가정부일도 하고 있다.

집안 전체 일을 맡아서 하고있는 늙은 집사역의 윤여정은 자연스럽게 아.더.메.치(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한)하지만  젊은 주인 부부를 섬기며 살아가고 있다.

역시 윤여정의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외모는 귀부인처럼 차리고 남의 집의  가정부(하녀)를 하며 온갖 고상한 척은 다한다.

단지 주인부부 앞에서 순종하면 좋은 음식과 옷과 풍부한 급여와 좋은 방도 소유할 수 있다.

부자 주인 앞에서 자존심도 체면도 없이 굽실대기만 하면 ,조금만 참아주면 된다.

 

병식(윤여정)앞에서 은이(전도연)은  역시 하녀일 뿐이다. 병식은 또다른 한 명의 상전일 뿐이다.둘은 주인들이 먹다 남긴 고급음식 부스러기를 먹으며 상류사회를 자기들이 경험한다고 생각을 하며 사는 것 같았다. 아무나 들여다 볼수없는 대한민국 상위 1%의 생활을 지켜보며 모멸감을 꾹 참으며 살아 간다.

 병식은 순간만 참으면 평화와 돈과 여유가 생기니까 참으면 된다. 정말 뼛속까지 하녀근성으로 살아 가고 있다. 아.더.메.치를 입에 달고 산다. 실제 70년대에는 그말이 유행어였다.

 

은이(전도연)은  젊은 안주인(서우)의 팬티까지 빨아주며  자존심도 모멸감도 없이 살아 가는 백치 하녀이다. 쌍둥이를 임신한 여주인의 수족처럼  도와주며  그녀의 딸도 돌봐주며 산다.

마음속으로는 상위 1%를 부러워하고 동경도 하며 혼자 있을 때는 안주인 흉내도 내본다.젊고 돈 많고 잘 생긴 젊은 주인 이정재를 보며 자기도 모르게 욕정을 느꼈는지 유혹을 해 올때 적극적으로 몸으로 받아 들이고 있었다.

 

미안한 말이지만 전도연의 나체보다 이정재의 나체가 더 예술적이고 아름다웠다.

오랫동안 운동으로 만들어진 몸매가 화면 가득 근육미로 채워져 보인다.(나는 아들만 둘이다)그들의 베드신은 야한 대사가 들려왔어도 눈은 이정재의 조각같은 몸매에 머물며 나는 그리스 조각상을 생각했다. 정작 이정재는 수정된 쪽 대본의 대사가 너무 야해서 기가 막혔다는 기사를 봤다.

 

 

 

* 기다렸다는 듯이 이정재에게 몸을 맡기는 전도연은 오랫동안 남자에게 안겨보지 못한 욕정으로 적극적으로 받아 들였다. 남자는 일회용 호기심과 순간적인 욕정의 분출구로 은이를 대할 뿐이다.은이는 기다리고 있다는듯이  나체로 자는 것과  낮에는 태연히 하녀로 돌아 가서 일을 하는 자체가 많이 모자라는 질이 떨어지는 하녀이다.대한 민국 상위 1%,멋지고 돈도 많은 남자에 혹해서 자기에게 친절했던 여주인도 잊고 욕정에 몸을 맡기고 있다.

 

꼬리가 길면 잡히게 마련이다. 윤여정은 둘의 관계를 알고 이것을 이용해서 돈을 벌려고 한다.이정재의 장모에게 고자질하고  이미 상류사회의 힘에 중독된 모녀는 모종의 비밀스런 계획을 한다. 절대로 자기가 가진 것을 빼앗기지도 조금도 양보할 의사가 없다. 모녀의 계획대로 은이(전도연)은 낙태를 하게 된다.

 

 

대한민국 상위 1%, 700평 저택에 살고 있는 남자 이정재는 바람을 피고도 장모나 아내 앞에서 당당하다.아마도 아내의 집안이 좀  많이 차이가 나는 집안인가 보다.장모에게 내밷는 사위의 말이 영화의 내용 중에 제일 충격적이었다.

 

장모나 아내는 남편모르게 은이(전도연)을  내보내려고  태현하게 대책을 세우고 있다.이정재 앞에서는 장모나, 아내나, 은이나 모두 하녀일 뿐이다.피아노로 클라식을 멋지게 연주하며 입에는 미소를 띄고 수표 한 장으로 은이를 간단히 정리 하는 이정재의 모습을 보며 재력의 대단함을 볼 수 있었다.상대방의 인격을 생각하는 배려 따위는 애초에 없는 냉정한 인간이다.

 

이정재가 장모에게 싸가지 없게 말하는 장면에서는 스크린 속으로뛰어 들어가서 따귀를 올려붙이고 싶었다. 서우가  전도연에게 했듯이 그렇게 하고 싶었다. 돈이 많다고 자기멋대로 하고 사는 인간으로 나온다.

 

 

아내(서우) 가 쌍둥이 아들을 낳고 둘은 와인잔을 마시며 평화롭지만 마음속은 제 각각이다.속으로 "개새끼" "개같은 년'하며 욕을 하면서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 오른다고 볼 수 있겠다.

 

영화 '하녀"는 김기영감독의 "하녀"와 "화녀"를 잘 섞어서 만든 현실 풍자 영화로 보았다.왜 재벌가로 시집간 여성들이 이혼을 하고 나와서 얼굴에 화색이 돌아오는가 생각해 보게 한다.모든 이가 부러워 하는 재벌가의 자식들이 자주 스스로 죽음을 선택을 하는 이유는 뭘까?태어나는 순간부터 다 갖게 되는 사람은 과연 행복한 사람일까?

 

2,30대 미혼여성들을 만나면 연봉이 얼마냐?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은 얼마인가? 직선적으로 묻는 다고 한다. 결혼을 마치 구속만 있다고 생각을 하고 시집에서 신랑만 쏙 빼내서 가지고 가고 싶어하고 있다.결혼을 해도 자녀를 낳고 싶어하지 않는다. 오직 자기의 행복추구를 위해서 살고 싶어한다.결혼을 하고 서로 배려해주고 , 자식을 낳아서 키우는 동안에 자식이 주는 행복이 어떤 명품 옷이나 빽보다 크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영화 속에서 윤여정과 전도연은 재력과 힘 앞에서 비굴한 모습의 극한을 보여준다.

 

 

마지막 사진은 영화 말미에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장소이다. 전도연은 자그맣고 귀여운 얼굴의 자연 미인인 배우이다. 하녀에서 그녀의 연기는 역시 자연스럽다.결혼과 출산 후 컴백 작품으로  "하녀"를 선택한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고 싶다.

 

** 2,30대 여성들에게 권유하고 싶은 이유는  그대들이 소망하는 잘 먹고 잘 사는 ,폼나는 상위 1%는 사실상 껍대기 뿐이라는 것을  영화 "하녀"는 알려주고 있다.무지 바쁘고 늘 집을 비우고 , 대화를 할 시간도 없는 부부, 상위 1%가 되려면 99%가 누리는 일상의 평화와 소소한 작은 행복들을 가질 수가 없다는 것이다. 99%의 사람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 지도 모르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남들이 몇 대에 걸쳐서 이룬 것을 가지려면 하녀 같이 뼛속까지 비굴하게 사는 하녀같은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만 해도 갑갑하고 숨막히는 일이다.

 

  

59세 아줌마의 영화 리뷰입니다. 시대적 차이는 당연히 나겠지요. 전체적으로 느낌을 보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정재 같은 남편은 노땡큐일 겁니다. 그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