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리뷰] 모집에 응모하는 글입니다**
"마더",'애자','엄마" "세븐데이즈"..엄마가 주인공인 영화는 다 본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큰아들과 함께 본 "친정 엄마"가 최고 라고 생각한다.
역시 시어머니는 "친정 엄마'가 될 수가 없다.
저렇게 딸자식을 위해서 희생적인 삶을 살아온 친정엄마와 시머니의 사랑은 차원이 한참 다르다고 생각한다.
김해숙의 절절한 에미의 심정을 보여주는 "친정 엄마"를 보며 돌아 가신 엄마와 나 자신을 생각했다.내가 결혼도 하기 전에 돌아 가셔서 결혼 후 나는 친정엄마에 대한 기대는 완전 포기하고 살았다.
* 영화 내용이 좀 나옵니다.
전라도 정읍 촌 고등학교에 다니는 지숙(박진희) 은 어려서 부터 총명하고 공부를 잘했다. 아버지는 절름발이 시골버스 운전사였다. 엄마(김해숙)는 알뜰함이 지나쳐서 창피할 정도였고 촌스런 시골아줌마였다.
술만 먹으면 엄마를 두들겨패는 아버지와 맞고도 참고 사는 엄마를 보며 지숙과 동생은 늘 붙잡고 울었다.
"내가 집을 나가면 네가 고생을 할까봐 못나간다. 네가 밥하고 빨래 하고 동생 거두고 학교나 다닐 수있을 것같으냐?" 아빠하고 이혼을 하고 집을 나가라는 지숙의 말에 엄마는 그렇게 말한다.
엄마는 지숙이 때문에 살고 있다고 하고 지숙은 엄마 때문에 못산다고 한다.
영화속에서 지숙은 현실에 맞게 서울예술전문대학교에 장학생으로 합격을 한다.
서울 예전은 100% 실기로 학생을 선발하는 이상적인 학교이다.지숙은 문예창작학과를 다니며 커피 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엄마는 서울의 딸이 좋아 하는 음식을바리 바리 싸들고 머리에 이고 서울로 온다.
이영화는 김해숙의 촌스런 연기가 압권이다.
김해숙이라는 여배우를 어떻게 좋아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자식을 위해서는 에미의 자존심이고 망신이고,자기는 다 버리고 사는 여자가 지숙이 엄마이다.
영화의 내용은 그저 촌 여학생이 서울예전에 진학해서 드라마 작가를 하다가 연애를 하고 잘살다가 암에 걸려서 죽는데 친정엄마의 애절함과 사랑을 묘사한 것이다.
양수가 먼저 터져서 출산의 고통을 당하는 딸은 엄마를 닮아서 그렇다. 엄마와 딸은 생리 주기와 생리의 양도 같다고들 한다. 나는 저 장면을 보며 난산으로 죽을 고생을 하면서도 친정엄마 생각을 못했던 나를 생각했다.. 이미 포기한 사람이니까 그냥 죽을 힘을 다해서 아가를 나오게 하고 싶었다.
남편은 병실 밖에서 울고 있었고 시고모님과 시누이형님이 양쪽에서 내 손을 잡고 힘을 함께 주었다.
태어난 큰아들은 새파랗게 질려서 울지를 않았다.
아가가 너무고생을 해서 울 힘도 없었는지 한참 후에야 켁켁 ..하더니 조그맣게 울었다.
큰시누이 형님도 둘째를 임신중이었는데 나의 출산모습에 놀라서 아가를 한 달 일찍 조산을 했다.
그 두 분이 지금까지 내게 그렇게 잘해 주실 수가 없다.
나는 친정부모님이 일찍 돌아 가신 댓가로 좋은 시댁어른들을 만났다.
아마도 일찍가신 친정엄마가 도와 준 것 같다.
"친정 엄마"를 보면서 나는 결혼도 하기 전에 45세의 젊은 나이로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 가신 엄마 생각이 계속났다.내 엄마도 지숙이 엄마못지 않은 모성애로 우리들을 가르치려고 애를 썼었다.내가 선생이 되면 교무실에 전화를 해서
" 김선생님 좀 바꿔 주세요. 엄마입니다"
하는게 소원이라고 늘 말했다. 나는 엄마때문에 교직과목을 이수했다. 그리고 교사를 하면서 교직이 내게 천직인 것을 깨달았다.내가 결혼을 하면 외손자,손녀를 다 키워 주겠다고 늘 말했던 엄마는 늘 120세 까지 살고 싶다고 했다.
영화 '애자"에서는 엄마가 암으로 죽었는데 "친정 엄마"에서는 딸이 암으로 죽는다.
'애자'는 경상도 화끈한 엄마였고 "친정 엄마"는 정많고 강한 전라도 엄마였다.
우리 엄마는 매정하게 한 방에 그자리에서 훅~ 가버린 매정한 엄마였고 .....딸에게 한을 남겨 주고 간 나쁜 엄마였다.
맏딸에게 엄마가 일찍 돌아가신다는 것은 그책임을 반이상 물려 받는것을 의미한다.
일찍 돌아 가신 엄마때문에 나는 참 고달픈 처녀시절을 보냈다.
'친정엄마"의 지숙이 엄마보다 더 절절한 심정으로 나는 두아들을 키웠다.
지숙이 엄마는 촌에 사는 엄마이고 나는 좀 배운 도시의 엄마일 뿐이다.
자식에 대한 모성애가 강한 것은 우열을 가르기가 힘들 지경이다.
내 아들들은 영화 속의 지숙이 보다 착하고 다정하게 나를 대해주었다.
큰 아들은 군에 가서도 엄마와 동생 걱정에 자주 전화를 했다.
큰 아들과 함께 엄정화 주연의 "베스트셀러"를 보고 이어서 "친정 엄마"를 봤다.
32년만에 처음으로 몸이 아파서 엄마가 있는 대전의 병원에 입원을 했다 퇴원을 한 큰 아들 .
"편도선염'이었지만 나는 하루에 두 번씩 병원에 갔다. 아들이 좋아 하는 음식을 사거나 만들어서 가지고 갔다. 퇴원한 후 함께 영화를 본 것이다. 집에 오면 늘 그랫듯이 ...
아들과 함께 10여일을 보내며 나는 행복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함께 제일 오래 같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영화속의 지숙이 엄마는 딸의 병을 알고 엄마가 바위처럼 지켜 줄테니 걱정 말라고 하며 기차를 따라 뛰고 있었다. 이장면을 찍고 김해숙은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30분 간 실신 직전의 상태였다고 아들에게 들었다.만약 내 아들들이 지숙이 같이 되면 함께 죽어야한다고도 생각했다가 남편과 다른 아들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취해 있었다.
나는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큰 스크린에서 감정 몰입을 하고 봐야 제 맛이 난다
"친정 엄마'는 영화관에서 봐야 더 감동스럽고 좋은 영화이다.
배우의 연기력이 영화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느끼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박진희는 쎄보이지않고 여성적이어서 좋다. 엄마와 딸의 궁합이 잘 맞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화사한 연두색 나무잎새가 아지랭이 같이 흔들리는 봄날에 정읍의 아름다운 단풍속에 서있는 모녀를 보는 즐거움도 새롭다.
나는 며느리를 보면 무조건 잘해줄 것을 결심했다. 저렇게 소중하게 키운 딸이 내 며느리로 오는 거니까... 아들만 둘인 나는 친정엄마도 될 수 없는 것이 참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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