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육

짝사랑 때문에 제적된 대학 1년생 이야기

모과 2010. 10. 4. 06:30

재수를 해서 98학번으로 입학을 한 아들의 입학식에 참석하려고  학교 앞 하숙집에서 잤었다.큰아들의 학교는 사립 명문 대학교로서 서울에서도 반에서 1등은 해야 합격을 하는 학교였다. 학생들의 수가 다른 대학의 1/3정도인데  엄격한 교칙으로  OO 고등학교라는 소리도 듣는 소수 정예 학교이다. 98년도에는 기숙사가 없었는데 군대에 다녀오는 동안 기숙사가 완공됐다.

 

 1. 지방에서 올라온 종손과 대가족들.

 

아들의 하숙집에는  경남 지방에서  온 강 진모(가명)군의  대가족 부대로 시끌벅적했다. 할아버지 할머니,어머니,아버지, 서울에 사는 큰고모,작은고모, 이모등 학생까지 열 명이 하숙집에 왔다. 조금있다 학생만 남고 다른 가족들은 친척 집으로 모두 갔다.

 하숙집은 지하 까지 3층이었다. 복도마다 세탁기가 있었다. 쓰레기는  아침에 등교하며  문 밖에 내 놓으면 하숙집 아주머니가 치워주었다. 부엌은 부페식으로 아침 6시부터 8시까지 학생들이 샐프로 먹고 등교했다. 나는 대가족이 함께 온 진모군의 얼굴은 기억 못하고 외아들이고  대가족들이 많이 와서 지금까지 기억을 하고 있다.큰 아들은 일층 기역자 코너에 좀 작은 독방을 사용했다

이글의 주인공은 바로 대가족의 외아들 강진모군의 사랑이야기이다.

 

 

 2. 공부를 무섭게  시키던 대학교

 

대학에 들어가면 좀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학교가 있었다.

1.) 일주일에 한 번 시험을 보는 강의가  많은 학교

2)  시험 감독이 2~ 3명이나 들어와서  컨닝을 못하는 학교.

3) 수업을 알리는 종을 울리는 학교

4) 4학년이라고 조금도 봐주지 않는 학교

5) 1학년은 담임교수제가 있는 학교

6) 시험 때는 새벽부터  도서관에서 학교정문까지 줄 서서 기다리는 학교

6) 시험을 못 본 학생들은 운동장을 뛰게 하는 교수도 있는 학교

7) 2주에 한 번 에세이 시험에  누락된 1학년들의 명단을  각 학과 게시판에 부착하는 학교

아무튼 무척 규율이 엄해서 대학의 낭만을 찾기 보다는 과목별로 내주는 숙제를 하기도 벅찬 대학생활이 계속 됐다.

 

* 이곳의 사진들은 모두 서강대학교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큰 아들은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료욜라 도서관에서 새벽 2~3시 까지 공부하고 도서관 언덕길을 내려 올 때의 기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성취감이 있다고 했다.

 

 

 3. 첫 번 미팅에서 비너스의 화살을 맞은 강진모군.

 

전형적인 경상도 청년인 강진모군은 활달하고 서글서글 한 성격으로 과대표가 됐다. 학과 일로 늘 하숙집에 친구들을 몰고 다녔다.  첫번 미팅을 모교대 여학생과 했는데 그만 첫눈에 반해버렸다. 에프터를 신청했으나 그 여학생이  반응이 미지근 하자  처음에는 그 학생의 학교 앞에서 기다렸다. 경기도 남양주인 그 여학생집 앞에서도  기다리다  얼굴보고 택시타고 돌아 오기 일쑤였다. 그러다 일학기 성적이 나빠서 학사경고를 받았다.

 진모군이 남중,남고를 나와서 너무 순수한 걸까? 짝사랑을 그쯤에서 멈춰야 했다.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여학생들은   자기를 좋아하는 남학생의 감정을 깊이 배려 하지 못한다. 그 알량한 배려는 바로 "희망고문"이기 때문이다.그 여학생은 이기주의 였던 것 같다. 20살 풋풋한 남학생의 순정은 그만 그녀에  외모에 꽂혔던 것이다.

 진모군은 2학기에도  공부에 몰두 못했다.  큰 아들은 그 하숙에서  1년 있다가  집에 내려와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공군에 입대를 했다. 복학 후 강진모군의 제적을 입학동기들에게 들었다.

 

 3. 짝사랑 하다 제적 당하고 재수해서 다른 학교에 재입학을 한 진모군

 

진모군은 고향으로 내려 가서 안정을 취하다 재수학원을 다니며  다시 입시공부를 했다. 00학번으로 다른 명문 사립대학에 신입생으로 입학을 했다. 2학년 진급 때  서강대학교의 제적학생 부활제도(이름을 잘모릅니다) 에 의해서 다시 서강 대학교 2학년에 다니게 됐다고 들었다..

 

나는 강진모 군의  뜨거운 사랑의 기간이 1년이 결코 헛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남을 그만큼 사랑할 수 있는 계산적이지 않은  그 순수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물론 내 아들이 그랬다면 머리 싸매고 누워서 병들었을 것을 솔직하게 말한다. 강진모군의 어머니가 아들 때문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가 여러번 생각했다.

 

 

* 저는 재수를 해서 대학에 입학하는 큰아들이 서울에 가기 전에 말해주었습니다.

 

"네 앞에 다가올 문제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공부, 친구, 가족, 여자 일 것이다. 공부를 하기 위해서 재수까지 해서 바라던 학교보다 좋은 학교에 입학을 했으니 열심히 하길 바란다. 엄마는 못해 봤지만  너는 네 일생에 공부에 올인했던 기간이 대학 때 였으면 좋겠다. 대학 때 다양한 친구를 사귀어라 . 대학 때 사귄 친구들은 인생의 동반자로  서로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여자 , 흔히들 여자를 자동차나 꽃에 비교한다.   인생을 등산에 비교 하면 산 입구에서 예쁜  꽃을 발견했다고 흥분해서 꺽지 마라 . 아주 귀하고 예쁜 꽃은 아무도 모르는 산속 호젓한 곳에 피어 있을 수가 있다 아무도 발견 못하고  너만 발견할 인연의 꽃이다. 대학에 입학 하자마자 여자에 반해서  친구도 가족도 ,공부도 다 엉망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그리고 너를 같이 좋아 하지 않는 여자는 바로 포기 해라. 얼굴만 믿고 자기를 좋아하는 남자에게 함부로 하는 여성은 네 사랑을 주기가 너무 아깝지 않느냐? 사랑도 네가 행복해지려고 하는 것이다. 네가 상처 받는사랑은 하지 말아라 .그런 사랑은 결혼해서 네 아내를 위해서 하고 살아라."

 

 늘 친구같이 대화를 많이하는 아들은 제 말을 경청했고 저를 닮아서 논리적이고 한 가지일에 몰두하면 다른 일을 못하는 성격 탓으로  그런 사랑을 못한 듯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잘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  다음메인, 교육코너 베스트로 선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베스트가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겠습니다.

 

 

 

*지역신문 충청투데이 인터넷신문  메인[따블뉴스]에도 소개 됐습니다. 

 

** 컴맹이라서 캡쳐를 못하다  막내 아들에게 배워서 한번 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