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출판 업계에는 가장 큰 비수기로 생각한다.
더구나 출판계가 단군 이래 최고의 불황이라는 기사도 신문에서 몇 번 본 것 같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란 말도 비수기를 극복하기위해서 출판 업계에서 만든 슬로건으로 알고 있다.
단풍이 좋고, 날씨도 좋고 여행가기 가장 알맞은 계절, 결혼하기 좋은 계절이 가을이다.
세계에서 제일 책을 읽지 않는 나라가 우리나라 라고 메스컴에 발표 되기까지 하였다.
과연 우리 나라 사람들은 책을 읽기 싫어 하는 국민 일까?
나는 어느 회사에서 봄 가을 정기적으로 하는 전국 대학 약 60곳에서 "대학생을 위한 책 할인 행사"에 동참 할 기회가 있었다.
전국의 유명한 국립,사립대학 6곳에서 행사 진행자로서 약 두 달간을 행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그렇지가 않았다.
학생들은 책에 목말라 있었고 책을 좋아하였다.
출판사의 창고에 쌓여 있는 출판이 된지 좀 오래 된 책들을 균일가로 판매하고 신간은 약150종정도 대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책으로 선정하여 판매하였다.
학생들에게는 싼 가격에 책을 공급하므로서 독서 문화의 확장을 유도하고 출판업계의 누적된 경제적인 불황에도 숨통을 튀울 수 있는 작은 시도라고도 할 수 있었다.
대학생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다.
그러나 책에 대한 정보도 읽을 시간조차 가질 수 없었던 그 들이 책을 선택하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였다.
생각을 해 보면 고등학교까지 입시준비때문에 야간 자율 학습을 밤 10시까지하고 학원차로 학원에가서 새벽 1시까지 또 공부를 했던 그 들이 언제 마음 편하게 책을 읽고 있을 수가 있었나?
초등학교때는 온갖 학습지와 예능 학원과 선행학습으로 밥도 제시간에 먹지 못하고 마음의 여유도 없이 늘 쫒기듯이 살아 온 아이들..
중 고등 학교때부터는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동시에 되어야 했다.
방학때 내주는 독후감 과제를 보면 어른도 이해하기 어려운 하루 종일 그 책만 읽어도 방학이 다 지나 갈 지경의 많은 책들을 전집과 함께 숙제를 내준다.
개학 즈음에 인터넷에 나온 독후감들을 짜집기하여 겨우 내는 실정이다.
대학생들이 주로 영화화 된 책을 소설로 다시 쓴 줄 알고 많이 찾았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오페라 유령"" 오만과 편견"이 그렇고 드라마 "삼순이"속에서 나온 "모모"는 1970년대에 이미 베스터 셀러였었는데 아버지가 70년대에 읽었던 책을 아들이 2006년도에 읽는다며 찾았다.
시대의 조류를 따라 취업란이 심각해서 인지 처세술이나 경제에 대한 책이 애정을 주제로 한 책보다 조금 더 많이 팔렸다.
"배려" "배려의 기술" "초코릿"'시골의사의 부자 경제학""부의분배" '칭찬의 힘""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인생수업" "설득의 심리학" 등이 그렇다.
"긍정의 힘"이나 "다시 카네기에게 배운다"등의 글 들은 시대를 초월하여 꾸준히 인기가 있는 듯 하였다.
애정 소설로는 공지영의 아픈 사생활이 관심이 되며 유일하게 독주를 하는 실정이고
"사랑후에 오는 것들"이나 "냉정과 열정사이"는 남자의 시점에서 쓴 책을 먼저 보고 여자의 시점에서 쓴 것을 읽어야 재미있다고 했다.
"냉정과 열정사이"의 인기에 힘을 받아서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하여도"도 인기가 많았다.
아나운서 "정지영"이 번역을 했네 안했네 인터넷을 시끄럽게하다 정지영 아나운서가 방송국에 사표를 내고 책으로 인한 수익금은 사회에 환원 한다고 했던 "마시멜로이야기"는 그 일이 있은 후 더 잘 팔리는 것 같았다.
사람은 잘 나갈 때 조심을 해야 한다는 진리를 보여준 사례이기도 했다.
데뷰작인 "달콤한 나의 도시"가 베스트 셀러의 반열에 오른 작가도 있고 "1리터의 눈물"이나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은 "여성생활백서""호박방"과 함께 여대생들에게 대단한 호응을 받고 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과"향수"는 사형수의 이야기인데 인간애적인 내용이어서 높은 인기를 얻는 것 같았다.
"이야기 역사" 시리즈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교수님이나 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책이 었다.
중국,독일,영국,프랑스,러시아,.....그중에서 "이야기 한국사"와 "이야기 중국사1,2,3"이 제일 인기가 있었다.
특이한 점은 가는 학교마다"체게바라"에 관한 책은 인기가 제일 많다는 점이었다.
일학기때는 "체게바라의 마지막 일기"가 품절 되다시피 팔렸는데 그의 자서전, 평전,....남녀 대학생 구별 없이 많이 읽는 유일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체게바라는 아르헨티나출생 미남인 의사로서 남의 나라 쿠바를 위하여 혁명을 하다 볼리비아 군에게죽음을 당한 사람이었다.
마음과 정신이 맑은 시절이라서 체게바라를 존경하고 그에 대해서 심취하는 것 같았다.
중국인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었다.
가는 학교마다 중국의 유학생이나 교환학생이 많았다.
지방의 어느 명문 사립 대학에는 내년에 1000명의 중국 유학생이 온다고 하였다.
20000명의 정원중에서 20%가 중국 학생인 것이다.
그 만큼 많은 우리 나라 학생이 중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했다.
중국 학생들은 소설"대장금"을 많이 사갔다.
한류의 인기를 유학생에게도 느낄 수 있었다.
학생들의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주로 신문이나 인터넷에서의 순위, 개봉되기 전의 영화의 원작 소설을
참고로 하는 듯하였다.
어릴 때 읽었던 "데미안"의 내용을 이야기 해 보라고 하면 주인공의 이름이 데미안인 것만 기억을 하고 있다.
책을 이해 할 나이에 제대로 선정하여 읽지 않고 유명한 책이라고 무조건 읽혀서 그런 것이다.
"데미안"이나"어린왕자"같은 책은 중3은 되어야 이해 할 수 있는 인생의 자기 정체성에 관한 책이 아닌가?
교육부에서는 "야간자율 학습"시간중에 일주일에 3시간을 독서 시간으로 정했으면 좋겠다.
학기초에 학급 학생 수만큼(요즈음에는 한반에 34명정도임)의 책을 선정하여 한 사람이 한권씩 책을 사게 하여 1년안에 그 책을 모두 읽게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일년에 34권의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은가.
초등학교부터 그런 식으로 독서 교육을 하면 책이 주는 즐거움도 오락을 하는 즐거움에 뒤지지 않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책이 주는 행복한 시간을 알게 되면 그 학생은 평생을 책과 함께 살아 갈 것이다.
책의 선택은 학생이 하게 하되 나이에 맞게 선택 할 수 있도록 부모와 함께 서점에 가서 구입하게 했으면 좋겠다.
서점에서 새책의 향을 맡으며 서서 책을 읽고 고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경험으로 알게 하면 좋겠다.
잘못된 교육정책이 아이들을 고달프게만 하고 공부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다른 것은 전혀 할 줄 모르는 어정쩡한 사람으로 우리의 사랑스런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는 대학 마다 학점이 어중간 한 학생들은 취업이 더욱 힘들므로 아예 학교도 나오지 않고 공무원 시험(9급)공부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대학생들은 무슨 자격증을 따기위하여, 토익점수를 올리기위하여,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위하여,
장학금을 타기위하여.....열심히들 무언가를 계속하는데 .....
그 들의 노력에 비하여 우리사회가 그들에게 해주는 것이 너무 미약하다고 생각한다.
집중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공부만 줄기차게 시키지 말고 그 들의 숨통도 좀 터주고, 생각도 하면서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진정으로 아름답게 보내게 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