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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도 남자 친구 사귀어도 돼?

모과 2006. 5. 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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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남자 친구가 있다면 무척 잘 할 것같다.
돈 이야기, 시집이야기. 친정이야기....골치 아픈 이야기는 하나도 안하고 오직 그 만을 기쁘게 해줄 것이다.
남편과의 문제가 없다면  이성으로서의 남자 친구는 과연 필요할까?
ARTICLE

  여보! 나도 남자 친구 사귀어도 돼?

 

뉴우스를 보고 있던  남편이 무표정으로  내 얼굴을 돌아 보더니.

 

"능력 있으면  사귀어 봐.

시쿤둥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이지? 그럼 자고 와도 되지?'

순간 남편의 얼굴 표정이 확 변하더니 묘한 표정으로 나오지 않는 웃음을 웃으며,

 

"그럴 능력이나 돼나?' 한다.

 

"정신과 선생님이 세상에서 자기 자신이 제일 중요한 것이라며 남자 친구라도 사귀라고 하던데..."

 

 

 오랫동안  심한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아 온데다가 갱년기 까지 겹쳐서  "울화병"이  변해서  "우울증"이 되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 나면 가슴이 두근 두근 하고  하늘이 무너 질 것 같은 걱정들이 몰려오고 견딜 수 없이 불안 했다.

온 몸은 식은 땀으로 이불이 온통 젖을 정도로 식은 땀이 났다.

 

 

정신과 선생님은 정중한 자세로  신중하게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무질서 하고 혼란스러웠던 마음은 선생님의 간단 명료한 대답으로 긍정적인 사고로 바뀌곤 하였다.   처방 된 약을 복용 하면 마음이 편안하였고  마음은 긍정적으로 변했다.

 

현재의 어려움이 있게 한 남편에 대한 미움이 가장 컸고,

가장 큰 문제은  신뢰가 깨진 부부간의 묘한 갈등을 어떻게 극복 하느냐? 였다.

 

남편을 오빠같이 의지하고 살았기에  실망은 더 컸고,생활은 조금씩 회복 되어가는 데

남편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남편이 최선을 다 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순간 순간 몰려오는 불신이 나를 괴롭혔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것은 남편의 "여자 친구"때문이었다.

 

남편은 야간 대학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었는 데 그여자는 남편과 동갑인 늦깍기 학생이었다.

그 녀의 남편도 서로 알고 지낼 정도로 두 집이 가까운 사이였다.

 

학교를 그만 둔 후 그 집과 사업을 한다고  했다.

그 여자의 남편은  막내여서 남편을 동생같이 생각하고 자주 식사에 초대했다.

두 남자 다 사업 경험이 없으므로  사업에 실패를 하는 것은 순리 였는지도 모른다.

 

그 여자의 남편은 그 나마 남아 있던 퇴직금을  증권으로 모두  날리고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여자가 남편을 너무 좋아하는 게 문제 였다.

 

남편과 함께 할 명분은 사업을 같이 하는 것 뿐이라고 판단 했는지 늘 망 하는 사업을 같이 했다.

자기가 사업 자금을 대고....

어느 때 부터인가 나에게 사업에 관해서는 말 해 주지 않았다.

 

결국 하는 것 마다 실패하고, 후에 들으니 주위 사람 들에게     

   내 남편을 첫 사랑이라고도 했다가,남자친구라고도 했다가. 대학 동창이라고도 했다가.....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자 ,  수능   시험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아이가 있는 집에 찾아와 갖은 행패를 부리고 갔다.

 

 

지금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데도 가끔씩 울컥  화가 치밀어 오른다.

절친한 친구에게도 자세히 말 하기 싫은 자존심은  내면에 화로 차곡 차곡 쌓여갔다.

 

어느 날 의사와 상담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저 선생님은 내 문제에 얼마나 신경을 쓸까? 무슨 약을 조제 할까를 제일 많이 생각 하지 않겠는가? 결국 내 문제는 내가 극복 해야 한다.남편을 믿어 보자.인생을 함께 가는데  한 번 더 그를 믿자."

 

최선을 다 해서 시집과 남편에게 잘 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남편을 새로운 남자 친구라고 생각하자.

 

남편만큼 착하고,성실하고,나의 말을 존중 해 주고 나를 위해 주는 남자 친구를 만 날수

있겠는가?

 

 

 

"그래, 오늘 부터 당신을 남자 친구라고 생각 할께."

"그려,그려, 좋은 생각이여."

기분이 좋으면 나오는 충청도 사투리로 남편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부터 최대한으로 싹싹하게 상냥하게 대할께. 근데 너무 오랫동안 무뚝뚝해서  상냥한게 어떤 건지도 생각이 안나네?'

"아녀, 지금도 훌륭햐. 지금처럼만 하고  지난 이야기만 안하면 돼."

"여보 ! 이게 바로 생각의 반전 이란 거야"

"그려, 고마워."

 

미움과 집착을 마음으로부터 밀어내니  가슴 속에 평화가 채워졌다.

 

가장 큰 고민이 었던 남편에 대한 신뢰와 존경을 어떻게 되찾나?  였었다.

.

이제 남편이 나를 얼마나 많이 사랑 하고 있었는가가 투명하게 눈과 마음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잃어 버렸던 행복을 찾았다. 

 

깊었던 울화병도 치유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