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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여자 친구가 생긴 막내에게

모과 2006. 5. 11. 03:31
LONG
막둥아!
너의 아빠도 키가 작지만  엄마와 잘 살지 않니?
여자 친구의 마음을 보아라.남을 배려 할 줄 아는 따뜻함이 있는지.
너를 아끼고 존중하는 아이인지.때에 따라 예의를 지킬 줄 아는지.
너 또한 그 아이를 소중히 하거라.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 가라.
ARTICLE

 대전에서  대학을 다니는  막내가 이번  연휴에 내려와서 여자 친구가 생겼다고 했다.

집에 오면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극장까지 걸으면서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해주곤 한다

"엄마! 이따 집에 가서 미니 홈피에 있는 사진 보여 줄께요."

"예쁘냐?"

"네, 얼굴은 예쁜데  키가 작아요."

"키 작으면 어떠냐?"

" 그 애가 남들은 키는 말 해도 몸무게는 말 못 하지만 자기는 몸무게는 말 할수 있어도 키는 말 할 수  없다네요."

 

진짜 좋아하나 보다.

키 작은 여자는 싫고,적어도 키가 165이상은 되야 한다고 늘 이야기 했는데.

그것은 아마  나의 영향이 크다.

나의 키는 50대 나이로는 큰 키에 속하는 165이기때문이다. 엄마 키에 익숙해 있기에.

"큰 엄마, 작은 엄마들 ,고모 ...모두  작으신데 뭐. 착하고 똑똑하면 되지."

"엄마는 이제 시작인데요 뭐..."

"여자 친구에게 상처 주면 안된다."

"상처 안줘요.'

 

우리 아이들은 집에 오면 꼭 나와 한 시간씩 걸어 가서 영화를 보러간다.

가는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막내는 "사생 결단"을 나는 "북경의 남쪽"을 보고 다시 만났다.

영화광인 나는 며칠 전에 "사생 결단"은 혼자 보았다.

 

극장문을 나오며 막내가

아르바이트 하던 마트의 형들이   내 일  "미션 임파셔블"을 보자는 데.그 애가  그 영화는 꼭 자기하고  보자고 했거든요,"

"그럼 두 번 보아야겠네,안 본 척 하고."

"그래야겠지요?"

"네가 군대에도 갔다오고 했으니 늘 배려를 해 주거라.그애가 집에서는 얼마나 소중한 딸이겠니?

"엄마는 그냥 사귀는 건데요,"

"사귀다가 계속 좋으면 결혼을 할 수도 있지?"

"그렇겠죠.요즈음 애들은 사귄다고 다 결혼 하지 않아요."

"막둥아! 만약 헤어지게 된다면 네가 차여 주거라."

"지금까지는 내가 다 찼는데..."

같은 학교 같은과라서 사귀다 헤어지면 곤란한 일이 많다고 한다.

 

막내는 큰 아이와 달리 엄마의 보살핌을 많이 못 받았다.

초등 학교 1학년때 내가 오른 쪽 폐 절제 수술을 받은 후 2-3년은 수술 후유증으로  거의 매일

누워 있어야 할 정도로  몸이 빨리 지쳤다.

큰 애와 3살 차이인데  큰 아이 학습을 돌봐 주느라고  막내에겐 유치원때 부터 늘 밖에 나가 놀라고 했었다.

늘 형에게 치여서 관심을 적게 받았던 막내는 머리가 좋은지 학교수업만 듣고도 수학은 늘 1등을 했다.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 하면서 성적은 시험 볼 때 마다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릴때부터 식탐이 많았던 아이라 초등 학교 4학년 때 부터 체중이 해마다 20kg씩 늘더니 ,중학교 2학년에는 105kg이나 나갔다.

몸이 비둔 해서 인지 공부하려고 책상에 앉았다가도  그냥 책상에 엎드려서 자버린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 진짜 살 빼야 겠어요.사람들이 나를 마치 짐승처럼 보는 것 같아서 온 몸에 식은 땀이 나요.'

그말을 한후 한 달 동안 10kg을 무조건 굶고 다이어트 음료와 몇개의 과자만 먹고 감량했다.

마침 여름 방학때라 내가 가게에 있는 동안 그렇게 굶은 것이다.

그리고 3학년 말까지 25kg을 더 감량하여 176cm의키에 70kg이더니,현재 키는 그대로 있고 몸무게는 73kg이다.

걱정이 되어서 의사에게 문의 하였더니 어려서 감량을 했기때문에 건강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굶고 다이어트를 해서 중2 이후에 키가 1cm도 크지가 않았다.

 

 

남편은 키가 나와 같다. 자라면서 늘 키가 작다는 소리 들어서 결혼 할 여자는 다른 것이 다 맘에 들어도 키가 적으면 안 된다고 생각 했단다. 태어 날 2세를 위해서.

남편의 소망대로 큰 아이는 179cm에  69kg으로 매일 10km씩 뛰는 성실성으로 몸짱이되었다.

 

살을 뺀 후 막내는 독 한 놈이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 후 공부도 무섭게 하기 시작 했다.

책상에 30분도 못 앉아 있던 애가 몇 시간씩 쉬지 않고 공부를 했다.

그러나 중학교때 기초가 부족 했던지 학교 내신에 비해서 수능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대학교 원서를 한장도 쓰지 않고 재수하여 점수가 놀랄만큼 올랐다

성적은 친가가 있는 대전의 국립대학 "특차" 경상학부 에 딱 맞게 나왔다.

학부 성적순으로 뽑는 기숙사에도 간신히 되었다.

할아버지 집은 학교와 정 반대 방향에 위치 해 있어서 기숙사 생활을 했다.

 

막내의 장점은 잘 논다는 것과 친구와의 의리를 중요시 한다는 점이다.

어느 해 설날 아침이었다.

고교 동창이지만  학교때는 얼굴만 알고 지내다가 아르바이트 하던 할인마트에서 만난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설날 아침에 아버지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막내는 같은 동네 살던 절친한 친구와 시외버스를 타고  경남 창녕까지 문상을 다녀왔다.

그 후로 그 아이는 절친한 친구사이가 되었다.그와 비슷한 일들이 몇번 더 있다.

 

 

친구들을 만나고 늦게 돌아온 막내가 미니홈피에서 여자 친구 사진을 보여 주었다.

참 예쁘고 똑똑 해 보였다.

"엄마! 그 애 홈피에 들어 가서 글 남기지마."

"야! 엄마가 왜 그런 짓을 해?'

큰 아이가 싸이월드에 내 미니 홈피를 예쁘게 꾸며주어서  내 홈피에는 진짜 일촌인 두 아들만이

가입되어있다.

 

나는 늘 막내에게 빚을 진 것 같다.

물론 큰 수술을 받아서 몸이 아파서이지만 

큰 아이에게 쏟은 정성의 반 만큼이라도 막내에게 투자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I

 

I .M.F이후에 갑자기  어려워졌던 가정 형편으로 제대로 학원도 못 보냈다.

 

공강 시간에는  도서관에 주로 있는다는 막내.

지방대학의 취약점은 분명히 있다.

그것을 보완하여 졸업 후 좋은 결과가 있도록 뒷바라지 할 것이다.

 

유성의 넓은 캠퍼스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해맑은 젊은이들이 모여 공부하고 있다.

막내가 청춘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아름다운 사랑도  경험했으면 좋겠다.

조건 없이 감성이 움직이는 대로 여자 친구를 선택한 막내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