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9시 30분인데 환승한 직행버스 안은 사람이 많았다.
버스 정류장 가까이 있는 극장에서 나온 젊은이들이 많이 탄 것 같았다.
나는 손잡이를 잡고 서있다가 내리는 문 입구에 있는 좌석이 비어 있어서 앉아서 갔다.
젊은이들이 두 세 명 서 있었는데 빈자리에 앉지 않아서 내가 가서 앉았다.
한 두 정거장 가자 내 뒤에 서있던 40대 후반 남자 승객이 큰소리로 말했다.
"이놈의 버스 장애인을 위해서 자리를 마련한다더니 이게 뭐 하는 거야. 젊은 애들은 다 앉아 있고 나이 많은 어른들은 다 서 있고 ,나쁜놈들 ..나라가 어떻게 될라고 모조리 사진을 찍어서 알려야 돼"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여대생은 귀에다 뭐를 꽂고 있어서 듣지도 못하는 것 같았다.
모두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버스안을 둘러보니 대부분 젊은 대학생들이 앉아 있고 나이든 어른들이 많이 서있었다.
개관적으로 볼 때 나보다 나이가 든 사람은 없었다.
59세인 나는 아직 자리를 양보 받을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젊은이들이 서있다가 자리가 날 때 나이가 많은 사람이 있으면 앉지는 않는다. 그러나 앉아 있던 자리를 양보를 하는 경우는 잘 못봤다.
그 남자분은 약간 취해 있었다. 평소에 나도 하고 싶었던 말을 그분이 해주어서 속이 시원한 면도 있기는 했다. 자리가 났는지 그남자의 친구가 "여기 앉어" 하니까 화를 내며 안 앉겠다고 했다.몇 정거장가서 그들 일행이 다 내렸다. 젊은 이들은 아무런 표정의 동요도 없이 앉아서 가고 있었다.
* 대전의 버스정거장에는 위와 같이 전광판에 버스 도착시간을 알려주고 있다. 외국에 사시는 분들이 보고 변화를 놀라워해서 계속 올립니다..
* 사진의 버스는 낮에 탔던 1번 직행버스입니다.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대전의 직행버스 뒷편 좌석은 마치 기차의 좌석같이 마주보고 앉게 돼 있다.
종점을 향해서 거의 다 가니 버스안에는 승객이 한 10명정도 남아있었다.
나는 종점 전 정거장에서 내린다.
대부분 승객이 내린 버스안에서 갑자기 여대생 웃음 소리가 크게 나며 탁탁탁 치는 소리가 났다.
"하하하 ...." 뒤돌아 보니 마주보는 좌석에 앉아 있는 남녀 대학생들이 내는 소리였다.
여대생은 계속 웃으며 건너편에 앉아 있는 남학생의 무릎을 탁탁치고 있었다.
그 상태가 좀 계속됐다.조용한 버스 속에서 정도가 심하다 생각할 정도였다.
" 학생 좀 조용히 해요. 버스 속에서 뭐하는 거예요"
내가 참다 못해서 좋게 말했다. 그리고 앞을 보고 앉았다.
" 뭐라구? 너 아주머니에게 뭐라구 했어? 이놈들 봐라"
갑자기 내 옆줄 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 어른이 크게 소리를 질렀다. 나는 못들었는데 남학생이 뭐라고 한 소리를 등을 맞대고 앉아 있으니 들은 모양이었다.
내가 돌아 보니 여대생은 계속 실실 웃고 있었다. 얼굴이 상당히 예뻤다.
"게임한다고 말했는데요" 남학생이 얼굴이 벌게져서 말했다.
둘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표정변화도 없이 계속 실실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이때 어느 중년 아주머니가 갑자기 성난 목소리로 야단을 쳤다.
'아 ! 왜 버스에서 지랄들이야. 아주머니가 뭐라고 하면 가만 있어야지 뭘 잘했다고 말대꾸를 하고 지랄들이야 지랄이. 참 세상이 어떻게 될라구 어린 것들이 저모양이야. 딸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
화낸 남자분 앞에 앉아있던 아주머니였다.
버스정거장에 도착하자 내리던 30대 남자가 말했다.
그만들 두세요. 젊으니까 그럴 수 있지요." 했다
"뭘 그만 둬요 따끔하게 야단을 쳐야지. 어른들이 저걸 보고 그냥두면 어른이야요"
50대 아주머니는 성이 나서 대답을 했다.
내 옆 줄에 앚아 있던 50대 남자분은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나는 지금 심장이 벌벌 떨려요" 하며 자기 가슴 쪽을 가르켰다.
' 그만 하세요.젊을 때 그럴 수 있지" 하며 그 30대 남자가 내렸다.
그때까지 여대생은 계속 재미있다는듯이 웃고 있었다.나도 화가 치밀었다.
" 학생은 왜 계속 웃고 있어? 너희들 사진으로 한 번 찍어 볼까?"
"찍으세요" 하며 웃었다.
" 뭐라구. 찍을래면 못찍을 줄 알아"
내 옆자리의 남자분이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때서야 얼굴을 가리며 여대생인지 직장인인지 말했다
"초상권침해인데.."
'초상권침해? 그래 어디 한번 네 부모하고 함께 와 봐라 초상권침해 라고 하고 "
그때까지 둘은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남자 는 얼굴이 벌게서 조용히 있었다. 처음부터 웃지도 않았다.
나는 정말 그 여학생의 부모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딸을 저렇게 예쁘게 낳았는데 가정교육은 정말 엉망으로 시켰다고 생각했다.
" 뭘 잘했다구 꼬박꼬박 말대꾸를 하고 지랄이야.. 딸 교육을 도대체 어떻게 시킨 거야"
아까 그 아주머니가 또 화를 내며 말했다.
나는 내릴 정거장이라서 내렸다.
그들을 싣고 버스는 종점을 향해서 갔다. 그 버스속에 있었던 50대 승객들은 다 똑같이 느낀 것이다 그리고 모두 대단히 화가 났다. 그 남녀의 행동에서 무시당하는 분노를 느끼고 폭발한 것이다.
경우는 다르지만 요즘 여학생들이 참 많이 거칠어진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어떤 사람은 너무 얌전하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서 거칠어질 수 밖에 없다고도 말하는 것을 봤다.
가정교육이란 집에서 밖에 못하는 것이다.
어디서든지 공공 장소에서는 여자들이 남자에게 스킨쉽을 먼저 하는 것을 보게 된다.
버스나 지하철,기차등 공공장소에서 핸드폰 오래 사용하지 않기, 햄버거같이 냄새나는 음식먹지않기, 스킨쉽 진하게 하지 않기등을 가정과 학교에서 제발 가르쳤으면 좋겠다.
세상은 전 세대가 함께 살아 가는 곳이니까 남을 배려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쳐야한다고 생각된다. 아들이든지 딸이든지 공중도덕을 제대로 가르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