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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금요일에 성당대신 시댁으로 간 이유

모과 2010. 4. 5. 06:30

지난 주는 부활주간이라서 성당에서는 아주 중요한 절기중에 하나이다.

금요일에는 한끼 금식을 하고 육고기를 먹지 말라고 한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 3시 전국의 모든 성당에서는 "십자가의 길"을 한다.

 

*십자가의 길[출처: 다음 검색]

 

십자가의 길(라틴어: Via Crucis)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시간(수난과 죽음)을 기억하며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 행위로, 고통의 길이라고도 한다. 전통적으로 로마 가톨릭교회성공회, 루터교에서 행해진다. 보통 사순 시기 동안에 매주 성 금요일마다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친다.

십자가의 길은 총 14처로,

예수님께서 사형 선고받으심을 묵상을 시작으로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심 까지 14과정을 묵상하며 기도를 바치는  행사이다.

 

 

나는 매주 금요일에 시댁에 간다.

시어머님이 몸이 많이 편찮으셔서  일주일에 두번을 가다 좀 괜찮아지셔서  일주일에  한 번 가고 있다. 올해 1월 가족끼리 회식을 하러 가다가 넘어지셔서 근 한 달을  침대에서 누워계셨다.

"만약 내가 더 나이가 들어서 아프면 며느리가 어떻게 해주면 좋겠는가?"

를 나는 요즘 자주 생각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번을 다닐 때는  점심 때 가서 어머니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저녁준비를 한다.

내가 사간 시금치나 느타리버섯을 어머니보러 다듬으시라고 하고 나는 다른 일을 한다.

같은 말을 금방 다시 하는 어머니 ,같은 말을 기본으로 10번을 되풀이 하신다.

 나는 처음듣는 것같이 대답을 해드린다.

 

저녁 식사 시간에  아버님의 살아온 길을 듣게 되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설걷이를 하고 시댁을 나와서 버스를 한번 환승하여 집에 도착하면  늘 밤 10시가 된다.

왕복 2시간 . 시댁에 머무르는데 8시간 , 나는 마음에서 우러나서 매주 2번씩 갔다.

그러나 다음날 반나절 이상 몸이 힘이 든다. 같은 말을 계속 듣는 일은  큰 인내력을 필요로 한다.

 

내가 너무 잘 가르쳐서인지 두 아들들 다 내게 말해준다.

" 엄마! 할머니 모습을 보면 너무 아파 보이셔서 내몸이 아파지는 것같아. 너무 안됐어"  큰아들의 말이다.

" 엄마! 엄마도 그나이에 그렇게 아플 수 있으니까 할머니에게 잘해 드려" 막내 아들의 말이다.

모두 옳은 말이다. 그리고 우리집이 절박하게 힘들때 아버님에게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내가 시댁에 갔다오면 남편과 아들이 뿌듯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정하게 대해주고 있다.

 

내가  나중에 아프면 아들들이 나에게 매달려서 자기 할일을 못할 정도로 효도 할 것은 원하지 않는다.사람을 알아 보지 못할 정도로 너무심하면 노인병원에 입원시키고 아들,며느리가 일주일에 한번 씩 찾아주면 고맙겠다고 생각한다.네 명이니까 한 사람이 한달에 한번이면 된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어머니께서 치매 3급판정을 받았다.

어느 집안이나 암환자나 치매 환자가 있는 세상이다.

시댁에 가는 버스안에서 보면 갑자기 "노인요양병원'과 "노인요양센타"들이 많이 생겼다.

노인요양사가  하루에 3시간 30분을 올 수가 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낯선 사람이 집에 오는 것을 싫어하신다.  일주일에 한번  70이 넘은 파출부아주머니가  와서 청소 ,다림이질, 빨래 ,저녁준비를 해주고있다.

 

큰형님이 자주 찾아 뵙고 병원도 모시고 가고 반찬도 해다 드린다.

66세의 큰형님도 대수술을 4번이나 받은 노인이다.  큰형님도 늘 몸이 아프다.

 어머니께서 습관적으로 새벽이면 아침식사준비, 설걷이 정도는 하고 계신다. 머리속에  큰지우개가 생겨서 많은 것을 잊어 버리셨다.

시댁 동네에 며느리가 셋이 살고 한시간 거리에 나와 막내 시누이가 살고있다.

교사인 막내 시누이는 매주 주말이면  시댁에 간다.

 

 우리 가족만 28년이 객지에서 살다 왔으나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다.

남편은 몸으로 효도를 하고 있다. 부산부터 하던 주말이면 아버님을 모시고 시골집에 들어 가는 일을 6년째 계속하고 있다.  남편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시골에 간다. 나는 금요일에 대전 시댁으로 간다.앞으로도 내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것이다. 그게 나의 신앙의 방법이다.

 

나는 금요일에 "십자가의 길'을 하러 성당에 가지 않고 시댁으로 갔다.

마음속으로  주님이나 신부님도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었다.

 

금요일로 정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주말에는 직장생활을 하는  막내  시누이와 막내동서가 늘 가 있다.

 목요일에는 파출부 아주머니가 오시는 날이다.그날은 오지 말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화,목,금은 내가 컴퓨터 와 아쿠아로빅을 배우러 다닌다. 아쿠아로빅은 건강때문에 다니고 있다.

컴퓨터를 마스터 하면 서점에 복귀해야 한다.  금요일에가서 주로 서있다가 오기 때문에 토요일에 푹쉴 수가 있어서 정한 날짜이다. 내가 아프면 남편과 아들들이 힘들어진다.나 역시 큰수술을 세번이나 받은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다.

 

 부활절 주일에 성당에 갔다. 신부님의 강론이 마음속을 파고들었다.

 

"무덤에 있는 사람들은 열고 나올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부활을 하셨으니까 무덤문을 열고 나오신 것 입이니다.살아있으면서 문을 열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자기 안에 갇혀서 문을 닫고 문을 열수 없는 사람이 많습니다.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때,보호막을  깨야합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지난 세월 시어머니도 우리도 젊었을 때 서로 말로 상처 주고 받았던 일이 있을 수 있다.

어느 집이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시어머니도 몸이 병들고 우리들도 몸이 약해졌다.

지난 세월을 기억해서 좋을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죽하면 어머니는 모든 기억을 잊으셨을까?

 

매듭은 누군가 풀어야한다.

내가 성당에 다니는 이유는 착하게 살고 싶어서 ,그래야 내 아들들에게 복이 돌아 간다고 믿어서 다닌다.

물론 22살 대학 4학년 때 큰 병을 얻었을 때 하느님이 계신 것을 체험했다.

그후 늘 나를 지켜주며 보호해주고 있는 것도 느끼며 살고 있다.

 

가진 것도 별로 없고 몸도 약한 내가 자식들에게 해줄 것은 기도와 겸허한 생활이라고 믿고있다.

그래도 부족한 사람인지라  일주일 간 나도 모르게 남을 비판도 하고 ,욕도하고 자기 자랑도 하고 게을러서 집안도 잘 관리도 못한다.

 나는 일주일에 한번 성당에 가서 마음을 비우고 온다.

 

큰 소망이 있다면 내 삶을 지켜본 하느님이 감동하셔서  내가 가족만을 위해서 살지 않고 남에게도 봉사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도와 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매일 그렇게 기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