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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에게 선물을 드리는 것도 습관이다.

모과 2010. 4. 3. 06:30

남편과 결혼을 하고 처음으로 같이 시댁 작은 집에 같이 갔습니다.

작은 집은 시댁 과 같은 동네로  10분정도 거리에 살고 있었습니다.

" 뭘 좀 사가지고 가야지요?"

뭘 사가. 그냥 가도 돼"

나는 남편과 중매 결혼을 해서 한동안 남편이 어려웠습니다.

그 후 남편은 어디를 가도 선물을 사지 않고 그냥 갔습니다.

시아버님이나 작은 아버님이 모두 교직에 계셨기 때문에 박봉의 생활을 했습니다.

예전엔 교사의 봉급도 작고 상여금도 일년에 2번이었습니다.

자녀는 많고 가까이 살고 있어서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데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결혼 후 내 생일이 돌아 왔습니다. 선물을 산다고  늦게 들어온 남편이 빈손으로 왔습니다.

" 아무리  돌아 다녀도 살게 없어서 ..케익 조그만게  너무비싸. 먹을 것도 없는데.."

기가 막혀서 화도 안났습니다.

결혼 기념일날 보신탕을 먹자고 하는 남편 .... 무드라고는 정말 꽝꽝꽝이었습니다.

 

남편과 살면서 나는남편의 그 버릇을 고쳤습니다.

 이제 남편은 작은 선물이라도 들고 어른을 찾아 가게 됐습니다.

가기 전에 내게 전화로 뭘 사갈 것인가 물어 붑니다.

나는 과일 한상자. 소고기 5만원. 혹시 병원이면 사촌형제들 식사대접.혹은  돈봉투 ..이렇게 말해주면 그대로 합니다.조카들의 아가들이 백일 때는 금반지 반돈, 돌일때는 한돈 혹은 돈10만원등으로 우리 형편에 맞게 정성껏합니다. 

 

4월1일은 나의 생일이었습니다.

 작년 12월부터 새 달력에 동그라미를 쳐놓고 온 식구들에게 말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당일 날에는 잊어버렸습니다.

 

* 이렇게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는 봄날에 나는 태어났습니다.

 

 큰 아들에게 아침 11시 30분쯤  문자가 하나 왔습니다.

 

 

* 은행장님 표창장 받았어.-" 

 

근무하는 은행에서 유공자로 "표창장"을 받았다는  내용이라는 것을 통화를 하고 알았습니다.

부상으로 나오는 손목시계는 할아버지 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큰 아들은 통장에 10만원을  보낼테니 점심 맛있는 것을 사드시라고 했습니다.

지난번  상여금받았을 때도 1OO만원을  보냈습니다.막내는  이번에 성과급이 나왔는데 110만원을 주었습니다.제가 이달에 돈이 좀 필요한 것을 알고 통장에 넣어 주었습니다. 우리는 아직 빚을 갚고 있어서 생활의 여유가 그다지 없습니다. 늘 아들들이 부모를 배려해 주고 있습니다.

" 엄마가 살아온 모습을 지켜 봐서 돈이 생기면 안 드릴 수가 없어."

솔직한 막내 아들의 말입니다.

"엄마가 나중에 다 갚아 줄께"

"안 갚아도 돼. 부모 자식 간에 뭘 갚고 그래요. 나중에 더 잘해드릴게요"

두 아들이 다 그렇게 말해줍니다.

 

 

* 일인분에  7,000원짜리  오리훈제 구이와 돌솥밥

 

 남편과 막내아들과 함께 돌솥밥 집으로 갔습니다. 지난번 "아쿠아로빅" 수강생들과 회식을 갔던 집이었습니다.그때 가족과 함께  와야겠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내 딴에는 좋아 하겠지 하고 데리고 갔습니다.

" 맛있지? 아빠는 나물 종류를 좋아하니까"

" 엄마! 아까 아빠는 보신탕이 먹고 싶다고 했어."

" 나는 보신탕 싫어 . 내 생일때 마다 보신탕을 먹으러 가자고 하냐?" 하며 나는 막내 아들을 보고 웃었습니다.참 보신탕 좋아하는 남편입니다. 저녁에 막내보고 10,000원어치 사오라고 해서 퇴근 후에 주었더니 너무 행복해 했습니다,.

 

[올 해  60세인 우리 남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래도 저는 이남자를 사랑하고 의지하고 삽니다.무드는 꽝꽝꽝입니다.

그러나 성실하고 착하고 효자고 무엇보다도 저를 많이 위해 줍니다.

선물을 안준다고 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융통성이 없어서지요.]

 

 

아들 아이가  대학에 입학하고부터 제가 전화로 가르쳤습니다.

 아무도 없으면 무척 외로웠을 서울에서 주말마다 이모집에 가서 쉬고 대접받고 오니까 이모생일에는 선물을 알려주었지요.

"이모는 꽃을 좋아하니까 꽃다발을 사드려라"

비가오는 날 아들은 꽃집을 찾아서 헤멘 적도 있습니다.자기를 위해서 주말마다 좋은 음식을 해주는 이모에게 그정도 노력은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이모가 큰외할아버지하고 사시니까 막걸리와 파전, 롤케익,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경우에 따라서 골라서 사가라고 합니다. 아들아이는  큰외할아버지를 위해서 경희대 앞에 가서 파전을 사서 휘경동에  들고 갔답니다.

 

대학 졸업까지 그렇게 가르쳤더니 이제 어떤 분에게는 어떤 선물을 해야하는지 터득했습니다.

선물을 해서는 안되는 경우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대전에 오면 할아버지와 우리 부부에게  꼭 좋은  음식을 사주고 갑니다.

 

대학 졸업전 인턴을 하던 회사에서  교육 마지막 날 내가 알려주었습니다.

점심시간에 근처의 최고급 빵집에 가서 케익을 하나 사서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드리라고 ...

2~3만원 정도인데 드리며 차와 함께 잡수시라고 하며 드리고 왔답니다.

한 달간이나  교육을 시켜주고 월급도 주었는데 그 정도 작은 인사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집안의 어른들을 찾아 뵐 때도 습관이되야 작은 선물이라도 사들고 가게됩니다.

안하던 일을 어느날 갑자기 하기는 어려운 일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