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들이 초등학교를 입학을 하니 학교에서 일기는 그림일기를 쓰게 했다.
스케치 북 크기의 "그림 일기장"에 그림을 그리고 맨 아래 두 줄 간단하게 일기를 쓰는 것이다.
2학년부터 "충효일기" 라고 원고지 모양의 노트로 된 일기장을 사용했다.
나는 일기 지도를 잘하면 생각을 바르게 하고 글짓기 지도도 될 수가 있다고 생각했다.
서점에 가서 일기지도에 관한 책을 사다 자세히 읽었다.
아침에 큰아들을 40분 먼저 깨워서 데리고 아파트 뒷산에 있는 약수터에 데리고갔다.
우리가 살고 있던 아파트 전국에서 제일 큰 주공아파트 단지였는데 5,000세대가 살고 있었다.아파트 뒷산은 야산이었는데 봄에 철죽꽃이 피면 장관을 이뤘다.
아침마다 큰 아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며 나무에서 싹트는 잎새들을 관찰하게 했다.하루가 다르게 땅에서 새싹이 자라는 모습을 보게 하고 싶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들은 그모습을 보고 무심코 말을 했다.
" 엄마! 나무잎들이 반짝반짝 해요"
아침 햇살을 받고 반짝이는 미루나무의 잎을 보고 느낌을 말하는 것이다.
비 온 다음 날에는 유난히 솟아 오른 쑥들을 보고 말한다.
" 엄마! 쑥은 쑥쑥 자라서 이름을 쑥이라고 지었나 봐요?
나는 그 말들을 잘 기억했다가 아들이 학교에 갔다 온 후 일기를 쓸 때 상기 시켰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자기 전에 일기를 썼다.
그러나 나는 아들을 지도를 할 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학교에서 돌아 오면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바로 숙제를 하게 했다.
다음날 학교에 가지고 갈 준비물을 사오라고 해서 미리 시간표 대로 가방을 싸놓았다.
그리고 일기를 지도했다.
늘 있는 일상에 대해서는 쓰지 않고 한가지 주제로 글짓기 하는 방법으로 지도했다.
" OO 아 ! 오늘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이 뭐지?'
내가 물어 보면 아들이 줄줄 말한다.
그 중에서 한가지 주제로 연습장에 쓰게 하고 맞춤법, 띄어쓰기, 문맥등을 지도하고 일기장에 다시 쓰도록 지도했다. 일기는 반듯반듯하게 정성껏 쓰게 했다.
그렇게 6년을 지도 했다. 큰 아들이 6학년이 됐을 때 학교에서 6년동안 모아둔 일기장을 가지고 오라고 했다. 전교생 500정도에서 12명이었다.
큰 아들은 2등을 했다. 교사들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서 날짜를 셌다고 한다. 우리는 전학을 많이 다녀서 일기를 며칠 쓰지 못했다.
* 결혼 생활 33년동안 이사를 20번이 넘게 다녀서 일기장,상장이 든 박스를 잃어버렸다. 큰 집의 조카들의 일기장을 빌려왔다. 왼쪽의 파란 종이는 [우수상]표지가 붙은 것이다. 개학 후 방학 과제 전시물로 전시가 됐던 일기장이다.
* 큰조카, 둘째 조카가 썼던 옛날 일기장들, 둘째 조카의 일기는 한자까지 섞어서 쓰도록 큰형님이 지도했다. 조카들은 올해 40,38세가 됐고 아이들 아빠가 됐다..
*1979년 1월 26일 큰 조카의 초등학교 2학년때 일기장 이다.
"택시를 타고 할머니 집에 왔어요.택시가 많고 화물차 버스등이 많아요.그런데 세용이[둘째형님댁 조카]가 오지 않아서 섭섭해요."
* 1983년 7월22일 ,둘째 조카의 일기장이다.
제목: 증조 할아버지 수술
증조 할아버지께서 적립선 수술을 하셨다.
언제나 인자하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는 증조 할아버지신데 수술경과가 좋아서 빨리 완쾌 하셨으면 좋겠다. 사람은 아프지 않고 살수가 없을 까?
증조 할아버지는 연세도 많으신데...
1984년 2월7일 일기이다.
* 처음부처 끝까지 참 잘 썼어요.
한자공부도 많이 했고 글씨도 정성껏 잘 썼어요." 선생님이 감상을 적어 주셨다.
바로 위에 있는 일기도 둘째 조카가 쓴 일기고 맨 아래 일기도 둘째 조카가 쓴것이다. 아래 것은 큰 형님이 한자를 섞어서 쓰라고 지도한 것이다.
글씨의 차이가 확실히 난다.
* 일기 검사를 반대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생활을 검사하는 것으로 해석해서 그렇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기 지도는 올바른 글쓰기를 지도하며 자기 표현을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다.
초등 학생인 경우에 하루에 20분 정도 지도를 하면 나중에는 반듯한 글씨로 자기 표현을 잘하게 된다.
나는 초등 학교 다닐 때 노느라고 일기를 안썼다 .개학 전날에 한 달 분을 몰아서 쓰느라고 팔목이 무척 아팠다. 나의 실패담은 아들들의 교육에서 성공으로 바꿔 주는 역할을 하게 됐다.
" 생각에도 길이 있고 ,어른들이 뒤에서 그길을 잘가고 있나 보는 것이 일기의 바른 지도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일기 지도를 받으면 고등학교에 가서 논술과외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된다.
큰집 큰조카와 우리 집 큰아들은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입사 시험 때 집단 토론과 최종 면접 때 높은 점수를 받고 입사를 했다.
매일 많은 사람을 대하며 대화로 업무를 보고 있다. 초등학교 때의 많은 독서와 6년간의 일기 쓰기가 조리있고 다양한 어휘 구사력을 갖게 한 것 같다.
두 사람 모두 말을 조리있게 하고 말에 자신감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