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동서 형님의 생신 때 큰 집에 갔을 때 일이다.
두 아들과 며느리, 손녀 셋과 손자 가 모두 서울서 내려왔다..
나도 부모님과 함께 저녁 식사에 참석했다.
이런 저런 화목한 대화와 미소와 폭소가 이어졌다.
큰 조카의 맏딸인 서연이가 2010년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해서 대화는 입학이야기로 이어졌다.
나로서는 참 감회가 새롭다.
서연이 애비가 초등학교 입학을 하던 해 2월 9일에 내가 남편과 결혼을 했기 때문이다. 중매 결혼을 해서 모든게 얼떨떨할 때 였다. 시댁에 가면 어디에 서 있어야 할지 어디에 앉아야 할지 어렵고 심지어 남편조차도 어색하게 생각 할 때 였다. 맞선을 보고 두 번 째 만났을 때 결혼을 하자고 했고 ,3개월만에 결혼을 해서였던 것 같다..
어느날 ,남편이 가방을 제외한 모든 학용품을 다 사왔다. 남편은 정성껏 포장을 하더니 내 이름으로 큰 형님 집에 소포를 부쳤다.
" 결혼을 했으니 앞으로 본가에 혹시 소홀하면 당신이 친척들에게 뒷말을 들을 수가 있어서 이렇게 하는거 예요."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감동을 했었다.
그렇게 어렸던 조카가 결혼을 해서 낳은 딸이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됐다.
* 올 해 3월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는 종손녀 서연이
형님이 서연이 입학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거실 서랍장에서 여러 권의 일기와 금전출납부를 꺼내서 보여 주었다.
1984년부터 1986년도까지 서연 애비의 금전 출납부였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2까지 기록해 놨다.
형님도 모르고 계셨다니 아마도 학교의 담임선생님이 금전출납부를 쓰라고 과제로 내주었는데 조카가 계속 쓴 것 같았다.
** 큰 집 장손(40세)의 초등학교 때 금전 출납부
1986년 6월: 껌값: 100원,우표: 70원, 목욕비: 1,000원,문제집: 1,300원이었다.
왼쪽에 5월 달이 지났으므로 X를 하고 자기 도장을 찍어서 결제를 해 놨다.
여기서 부터 셈에 정확하고 기록하는 버릇이 생겼다.
볼펜: 100원, 빵: 100원, 병원비: 1,000원,-6월의 잔액은 900원 총수입: 47,010원지출:46,110원 이다. ㅋㅋ 달이 끝났으니까 사선 긋고 자기 도장으로 결제 꽝^^
음료수: 250원, 저녁식사: 1,000원, 택시비: 1, 450원 이달의 잔액은 150원 도장대신 본인 사인 정 (정용)자를 써놨다.
이 "용돈 기록장"을 쓴 조카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기업 회계팀"에서 7년간 일했다. 그 후 다른 대기업으로 이직을 한 후에도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돈에 대해서 셈이 정확하고 기록을 하는 버릇이 장래의 직업까지 영향을 미친 것을 알게 됐다.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의 지도가 얼마나 중요한 것도 알게 해준다.
지금 초등학생들이 담임에게 무엇을 배웠느냐는 15년후 그 결과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 지금 현직에 있는 교사들에게 몇 가지 부탁을 드립니다.
제가 현직에 있을 때 미쳐 생각 못했던 일들입니다.
세상의 모든 학생들이 행복하게 살게 할 책임이 우리 기성 세대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1. 가정이 불우한 학생에게 하루에 한번 따뜻한 미소와 함께 칭찬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2. 성적이 좋은 학생들에게는 등수가 목표가 아니고 점수가 목표라고 지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등수가 목표이면 친구가 적이 되고 점수가 목표이면 친구가 동반자가 되지요.)
3. 학부형과 교사는 동등한 관계로서 학생의 장래를 위한 조력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의 다른 능력을 살펴서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좋은 뜻으로 생각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