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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영창 가요" 전화한 군대간 막내 아들

모과 2009. 12. 7. 07:40

 

수신자 부담 전화가 왔다. 목소리를 확인 하니 군대 간 막내 아들이었다.

 

" 엄마! 나 내일 영창가. 너무 놀래지지 마 "

"뭐라구? 뭘 잘못 했는데? "

 

" 그냥 내가 좀 뭘 잘못했어. 내가 전화를 당분간  안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마"

" 이게 무슨  소리야 ? 맞지는 않았어?"

 

" 응  그냥  2주 동안  책상 다리 하고 앉아서 반성하고 독서를 하는 거래"

" 그래.  2주 후에 엄마가 면회 갈께. "

 

그런데 전화 통화 중에 누구와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 엄마! 내가 좀 있다가 다시 전화를 할게" 하고 급하게 전화를 끓었다.

갑자기 충격을 받아서 정신이  멍해졌다.

 

말년 휴가를 나온다고 좋아 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5분 후에  막내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 엄마! 소대장님이 지나가다 듣고 막 쌍욕을 하네. 개새끼, 스바새끼 ,불효 자식같은 놈아 ! 엄마에게 영창가는 것을 전화를 하는 놈이 어디 있냐?  스바새끼!!  걱정 하시게 왜 그런 전화를 하고 지랄이냐.그러잖아."

" 왜 욕을 하고 그러냐? 엄마가 당연히 알아야지  아들은 영창가서 고생하고 있는데 엄마는 아무것도 모르고 돼지 같이 먹고 자고 하는 것  싫다고 했지?"

 

" 그래서 우리 엄마하고 나는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했어. 그랬더니 스바놈아! 그런 사이가 뭐가 아니야 하면서 너 같은 놈은 처음본 데"

 " 엄마가 군대 갈 때 말했지 . 무슨 일이 있으면 부모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전화 잘했다.  엄마가 기도해 줄께. 만약 힘든 일이 있어도 엄마가 기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참어야 해. 전화 잘했어"

 

" 엄마 영창 갔다 온 사람들 말 들으니까 그냥 하루종일 책상 다리 하고 앉아서 책만 읽게 한데. 걱정하지말어. 그냥 영창 간 기간만큼 제대가 늦어진데"

 " 알았어. 2주 후에 엄마가 면회를 갈께. 잘 견뎌"

 

전화를 받은 순간부터 마음이 떨리고 별 상상이 다 되었다.하루종일 기도를 하거나 기도 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살았다. 남편은 학교로 치면 "유기 정학 "같은 것이라며 큰 걱정 하지 말라고 했다.

 

12 년간  " 책 대여점을 하는동안 가끔 제대를 한 복학생들이 자기 엄마에게도  말을 안 한 영창에 다녀 온 이야기를 내게 해준 적이 있다.그 학생은 고참에게 덤벼서 "하극상'으로 15일간 영창을 다녀 왔다고 했다.

그 대학생은 나와 중학교 때부터 자주 만나서  신뢰를 하는 사이가 된 것이다 .나는 사람을 좋아 하지만 특히 어린이와 학생들을 더 좋아 한다.정직하고 거짖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두아들이 군대에 가기 전에 대화를 하다가 꼭 이 말을 하곤 했다.

 

"혹시 군대에서 무슨일이 생기던 간에   엄마에게 알려 주어야한다. 엄마가 모르면 안된다. 자식이 힘든 순간에 엄마는 기도라도 해야 한다 "

 

 

정확히 2주가 지난 후에 나는 부산에서 베낭을 메고 경기도에 있는 막내의 군대로 면회를 갔다.

서울역에서 파는  OO도너스를 한 상자 사가지고 버스를 탔다. 막내 아들이 좋아 하는 것이다.

 

 면회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데 멀리 호출을 받고 오는 군인들이 한 두 명씩 보였다. 얼마 후 말끔하게 군복을 입고 막내가 걸어 오는 모습이 보였다. 막내는 2주 간에 책만 계속 읽었다고 했다.

 

"힘이 들어서 죽는 줄 알았어. 가만히 하루종일 앉아 있는게 그렇게 힘이 들더라고"

 

매일 반성문도 썼다고 했다.엄마 ,아빠 생각이 나서 많이 울었다고도 했다. "국화 꽃향기"를 읽었다고 해서 서로 웃었다. 이문열의 삼국지는 1권을 읽다가  어려워서 그만 두었다고도 했다.

 

아들은  행정병이었는데 문서에 관련되서 영창에 갔다고 했으나 자세한 것은 말하지 않았다. 나주에 자세히 듣고 보니 좀 억울하게 생각이 됐다.

 

막내가 있는 부대는 군대의 캠퍼스화를 시행하는 곳이어서  양념치킨과 생맥주를  면회 장소에서  팔았다. 그 부대의 면회실은 면회 온 여자 친구들를 위해서 칸막이를 해놓고 쇼파로 편하게 장식을 해 놨다.

요즘 군대 참 많이 좋아졌다.

 

막내는 영창 간 15일 만큼 늦게 제대를 했다.

 

나는 아이들이 어릴 때 부터 대화로 키웠다. 특히 막내는 엉뚱하고 특이한 행동을 자주해서 말로 억압을 하거나 때리면 교육적인 효과가 없었다.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면 이해하고 다시는 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런 세월이 지나다 보니 엄마에게  자기 생활의 70%를 말해준다고 했었다.큰아이는 90%를 말해준다고 했었다. 그때는 고등학교 때였다.

 

군대에 다녀 온 후 두 아들의 변화가 달라졌다.

큰 아들은  엄마에게  자기 생활의 70%를 말해 주고 있다

서울에  살기 때문에 전화를 자주해 준다. 주로 기쁜일 위주로 말해준다.

 

 막내 아들은 90%를 말하고 있다. 막내는 외 할아버지의 술버릇을  닮아서 술을 마시면 물어 보지 않아도 다 말하는 버릇 때문이다.

 

" 아! 내가 왜 이런 말을 엄마에게 말하고 있지. 내일이면 후회를 할텐데"

 

그러면서 번번히 내게 말을 해준다.

 

** 막내 아들이 영창에 가기 전에 내게 전화를 한 것은 대화로 키운 교육의 결과이다. 가끔  막내는 엄마에게 영창 가기 전 날에 전화 한 것이 후회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앞으로도 힘든일이 있으면 엄마에게 말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단 ,내가 많이 늙어서 중병에 걸려 있는 상태거나 치매에 걸려서 노인병원에 입원을 했을 때는 제외 한다고했다.

 

*언젠가 집에 놀러 온 시댁의 조카도 영창을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해서 함께 웃었다. 시누이 형님은 그 사실을 내게 듣고 알게 됐다.

 

*  TV에서 모 개그맨이 군대에서 영창을 간 말을 해서 막내 아들과 7~8년전의 일을 말하고 웃었다.

 

 

 

 

*** 참고 사항: 다음 지식 검색:

  영창은 지휘관의 지휘권에의한  징계조치로 15일 이내에 입창을 시킬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교는 영창이 없으며, 부사관과 병은 영창에 입창될  수가 있습니다

  *입창은 전역후에 아무런 기록은 남지않기 때문에 전과자는 아니고,

  다만 입창기간동안 만큼 군 복무일 수가 늘어납니다.

 

**이글은  막내 아들의 동의 하에 쓰고 송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