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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권하는 우리 사회

모과 2009. 10. 23. 07:45

출장 중이라서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있다. 

처음 모텔에 묵었을 때는 낯설고 불안해서 불을 켜 놓고 잠을 잤다.

자다가 여러 번 깨서  두리번 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출장이  자주 있고 몸도 피곤해서인지 이젠 잠이 잘 온다.

모텔에서  투숙하면서 알게 된 사실 몇 가지가 나를 당황하게 했다.

방안에 있는  T V를 틀면 무조건 채널 2번이 나오면서 아주 큰 소리에 깜짝 놀라게 된다.

주로 일본 포르노 배우들의 적나라한  포르노 영화가 나온다.

내가 투숙 했던 모든 모텔들이 다 그랬다.

카운터에 항의 해서 채널을 14번 광고로 고정해 놓았다.

다음 날 출근을 하려고 모텔 을 나서면 쭉 뿌려져 있는 명함들이 보인다.

 

 멀리 동사무소에서 나온 노인들로 구성된 청소원들이 보이는 곳까지 뿌려져 있다.

이곳은 모텔이 몰려 있는 곳이다.

 처음에는 무심코 보다가  어느날 호기심이 생겨서 자세히 들여다 봤다.

 * 만원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모두 "만원"이라고 써 있고 핸드폰 전화가 써 있는 명함 크기의 종이들이었다.

 * 할아버지 와 할머니들이 청소하는 모습을 찍어서 전국에 알려 주라고 했다.

매일 뿌려놓는다고  하시면서 열심히  바닥을 쓸었다

출장을 온 남자 분들이 집어 가라고 뿌려 놓았다고 말해 주었다.

 

 * 여기 저기 "태국 마사지" 간판이 눈에 보였다.

 

 

 

 

 모텔촌에는 전국에서 출장온 남자 분들이 많이 투숙하고 있다.

아침 식사를 파는 음식점에 가면 나만 여자였다.

 

어느 날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 서는데 40대 중반의 남자와 날씬한 아가씨가 에레베이터 앞에 서 있었다.

나를 힐끗 본 머리가 긴 아가씨는 에레베이터를 타러 들어 가서 벽만 보고 돌아 서 있었다.나는 동승하지 않았다.

 곧 내려온 에레베이터를 탔는데 향수 냄새가 진동했다.

8시도 안 된 시간이었다.

 

어느날은 에레베이터 앞에서 40대 남자가 핸드폰으로 말하고 있었다.

" OOOOOOOOO모텔 OOO 호실이야"

그러고 혼자 에레베이터를 타고 올라 갔다.

곧 화장을  방금한 듯한 40대 여성이 출입문을 밀고 들어 왔다.

에레 베이터 앞에 있는 나를 보고 좀 놀라는 표정이더니 기둥 뒤로 숨었다.

지극히 평범한 얼굴에 놀랐다.

불륜임을 금방 알 수가 있었다.

나는 혼자 타고 올라 왔다.

 

저 40대 남녀는 무엇을 얻기 위해서 각각 이곳을 찾아 들었는가?

저 납작한 얼굴의 아줌마는 한 순간의  쾌락을 위해서 지금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는가?

그리 부끄러운 일을 왜 하고 돌아 다니는가?

7시가 좀 넘은 시간에 가족들의 식사는 어찌하고 모텔에 와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10시 전에는 집으로 돌아 갈 것이다.

그들은 여행 가방을 들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집에 가서 남편과 아내, 자식들 앞에 어떤 가증스러운 표정으로 대할 것인지 궁금했다.

 

모텔방에 있는 휴지 통에는 " 장미 다방" "  토끼다방" " 제일 다방""국화 다방""해바라기다방" 등의 이름과 전화 번호가  인쇄 돼 있다.

낯선 도시에 와서 전화 한통이면 차를 들고 달려오는 묘령의 아가씨들을 만나 수가 있다.길바닥에 떨어진 명함 한장을 간직했다가 전화 한통이면 외도를 쉽게 할 수가 있다.

방에는 콘돔이 상비 돼 있다.

 

차 한 잔 시켜 먹듯이 성을 사고 팔 수가 있는 것 같다.

인간관계 중에서  의리와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사람들이 부부이다.

한쪽에서 실족이든지 고의든지 바람을 피웠다고 맞바람을 피면 끝장이다.

좀 손해를 보고 살면 그 배로 보상을 받는 사이도 가족이다.

 

출장을 안 다녔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사실을 알게 된 50대 후반의 아줌마의 마음속은 잠시 혼란 스러웠다.

참 답답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