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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속의 연꽃! 유승호 의 부산!

모과 2009. 10. 17. 07:35

30년 가까히 살 때는 늘 떠날 생각만 했던 부산이었다.

막상 떠나고 보니  가끔 아련히 그려워지는 부산이 되었다.

" 부산" 이란 제목 때문에 무조건 표를 사서 영화관으로 들어 갔다.

 

내가 겪은 부산은  밝은 , 활기차고 시끌벅적하나 정 많은 부산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영화 '부산"속에 나오는 사람들도 분명히 부산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어둠의 자식들인  막장 인생, 쓰레기 같은 아빠들이 나오는 영화였다.

 

* 영화의 내용이 좀 나옵니다.

 

 

 

영화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당황이 되면서 혼란이 왔다.

시끄럽고 잔인하고 난폭해서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영화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느껴졌다.

주제는 부성애였다.

'아버지"가 화두였다.

 

 

낳아준 아빠나(김영호) 길러준 아빠나 ( 고창석 ) 모두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자기 아이를 낳은 여자를 버리고 깡빼 두목으로 살고 있다.

술과 계집과 폭력과 노름의 밤의 세계의 두목에게 가족은 거추장 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비열하고잔인하게 살아야하는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연변교포 처녀들을   사다가 술집에  데려다 장사를 하는 인간 말종이 친 아빠다.

 

종철(유승호) 엄마는 애 아빠에게 버림을 받고 아이를 혼자 키웠다.

술집 여자였던 엄마가  혼자 키우다  죽자 나타난   아빠가  짐승보다 못하게 키운다.

술과 노름으로 살고  심심하면 두둘겨  팬다.

가정교육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영화를 보면서 부산서 장사를 하던 상점 옆에 있는 중국집에 거쳐 간 배달하는 아이들이 떠올랐다.

모두 결손 가정의 가출한 남학생들이었다.

학교는  장기 결석을 하니 자동으로 퇴학이었다.

부모가 반 운명이라는생각이 가끔들었다.

 

배달하다 오토바이 사고로 식물 인간이 된 아들 앞에 이혼 한 부모가 와서 보험료문제로 다투기도 했다.

엄마라는 사람은 동거중인 남자와 함께 왔다.

영화가 이해가 되면서 우리가 모르는 소외된 그늘 속의 사람들을 생각하게 됐다.

 

 

 

유승호!

17세 소년의 맑고 고운 미소는  꽃미남이라는 말보다 미소년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영화의 화면은 계속 쌍욕과 구타와 살인이 난무한데 유승호가 나오는 장면은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마치 진흙탕 속에서 피는 연꽃 같이 아름다웠다. 그의 미소는 오래동안   머리 속에 남아 있을 것 같다.

 

 

 "국민 남동생'이란 호칭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집으로"에서 그 작은 어린이가 잘 커서 영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아역 스타들이 스트레스로  키가 잘 자라지 않는다는데  고등학생인 유승호는 앞으로 더 클 것이다.

17살의 나이에 18살 고등학생 역을 맡아서 솜털이 보일듯한 맑고 청순한 모습에 예쁜 눈웃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화꽃 향기"의 박해일 이후에 나타난 청순한 남자 배우가 유승호이다.

참 밝고 맑게 나온다.

"부산"에서는 정선경과 함께  평화와 온유한 모습으로 영화의 내용을 정화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에서 유승호(종철) 가 없다면  허접한 막장 인생들만 나오는 영화가 됐을 것이다.

 어둠의 세계에도  자식에게는 의리가 있다는 것 보여주고 있다.

배운게 없어서 무식하고 자식에게 보여줄게 없어도 부성애만은 강하다.

자식을 살리기위해서 죽음을 무릅쓰고 덤벼드는 김강수(고창석) 은 역시 서울예전 출신이었다.

" 영화는 영화다'에서 독특하고 재미있게 생긴 고창석은 작품에 조미료 역할을 했다.

"부산'에서 그는 김영호와  함께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하나로 뭉치는 키워준 아버지의 끈끈하고 절박한 연기를 잘했다.

고창석은 앞으로 독특한 외모로 인해서  빛나는 조연이 될것이다.

 

 

 

"미인도"에서 김홍도역을 인상적으로 연기한  남자 냄새가 물씬 풍기는 김영호는 "부산"에서 밤의 세계의 두목에 딱 어울리는 배우였다.

가수같이 노래를 잘하는 김영호가 열창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늘 고뇌에 차 있고 사랑하는 여자와 닮은 선화(정선경)에게 위로를 받고 산다.

처음에 종철의 엄마가 살아 있는데 아들에게 속이는 줄 알았다.

 일인이역의 정선경의 차분한연기는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너에게로 나를 보낸다"에서 당시로는 파격적인 노출 씬으로 영화가 흥행을 했다.

한동안 "엉덩이가 예쁜 여자'라는 별명을 듣고 살았었다.

술집 여자 치고는 너무 고상하게 나오는 것 같았다.

 

부산 출신의 박지원 감독이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서 만든 영화가 "부산"이다.

부산의 야경, 태종대의 등대, 해운대 백사장, 용호동 컨테이너 부두, 광안 대교의 환상적인 야경등이 볼거리다.

부산"이란 도시는 영화라면 무조건적인 지원을 해주는 바다와 같이 넓은 항구도시이다.

 

"부산;을 보면서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소외된 어둠속의 사람들에게도 그들만의 인생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보호 받지 못하는 여성들, 싸움과 도박과 노름과 술에 의존해서 살고 있는 밤의 세계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자식들도 우리와 함께 이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영화를 보면서 계속 우울해지는 것은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아버지들 때문이었다.

부모도 자격증을 받고 됐으면 하는 바램이 생길정도였다.

 

"부산"은 유승호의 청순함과 미모 때문에 볼만한 영화인데 19세 이상 관람가였다.

너무 폭력과 비인간적인 장면이 많았으나 현실의 세계는 더 할 것을 상상 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