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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대신 깊은 한숨만 나오는 "내 사랑 내 곁에"

모과 2009. 10. 8. 12:05

아이고 내 팔자야!

영화는 왜 좋아 해 가지고  이 고민을 하고 있나!

보면 가슴이 떨리고 송곳이 쑤시는 것 같은 아픔을 느낄텐데... 영화를 보기가 두려웠다.

지독한 김명민의 이야기가 너무 많이 인터넷에 기사화 됐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가슴이 아팠다. 마치 내 아들이 루게릭 병에 걸려서 죽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그런데 박스 오피스 1위 란다.

하지원이 장례 지도사로 나온다.

 직업 때문에 두 번 이혼을 한 여자로 나온다.

 

한 달 전에 성당에서  입관 미사가 있어서 대학 부속병원에 갔었다.

장례 지도사 남,녀가 맨 손으로 시체를 염을 하고 화장을 하는모습을 끝까지 봤다.

매일 시체를 어루만지며 소독을 하고 옷을 입히는 여자는 참 미인이었다.

함께 보조를 하는 남자도 마치 송승헌같은 인상의 미남이었다.

참 정중하고 예의있게 맨 손으로 시체를 다루었다.

매일 시체를 만지고 오는 아내에게 성적 매력을 느낄까? 

그런 생각이 순간 들었다.

 

 영화 평들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오늘 극장에 갔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고 마음 속으로 울었다.

깊은  슬픔에는 눈물이 나지 않는다.

눈물대신 깊은 한숨만 나왔다.

 

 

나는 김명민이 꽃미남이 아닌 것이 고마웠다.

그의 배우로서 장인 정신에 존경이 생겼다.

그의 말라져 가며 죽어 가는 모습속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큰 아들 김홍일 전 의원이 겹쳐 보였다.

김명민이 그렇게 연기를 잘 한 것이다.

눈이 좀 튀어 나왔구나!

배우로서는 특별히 잘난 얼굴이 아니니까 연기력에 목숨을 걸었구나!

나는" 슬픔보다 슬픈 사랑이야기"를 봤다.

말기 암 환자역의 권상우의 변함없이 건강한 몸과 얼굴이 언 바란스로 느껴졌다.

권상우가 뭐가 답답해서 몸에 이상이 올수도 있는 모험을 감행 하면서 연기를 하겠는가?

나는 막내 아들이 35 kg을 감량 했을 때 건강이 걱정되서 의사를 찾아 갔었다.

어른이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겠지만 아직 어려서(중2,15세)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아들은 세  네 번 정신을 잃었었다.

부작용으로 키가 중2 때 키 그대로 176cm이다.

김명민은 38세의 중년의 아저씨다.

그의 노력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는 알 고 있다.

 

 영화 속에서 하지원은 매일 시체를 염하고 화장을 해 주는 장례 지도사로 나온다.

맨손으로 시체를 보물 다루듯 조심스럽게 만지며 소독하고 수의를 입히고 화장을 해준다.

수의를 입히고 온몸을 묶을 때는 시체를 온 몸으로  감싸 안고 꽁꽁 묶어야 한다.

 그 직업은 정기적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힘든 직업이라고 들었다..

 

 

 

 남편을 살리려고 민간 수지침을 맞히고 있다.송영창이 단역으로 나올 때마다 안타깝다.

사람들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살려고 노력을 한다.

그게 인간의 본능이다.

죽고 싶다는 말은 배부른 수작일 수가 있다.

죽음 앞에서 사람은 오직 살고 싶은 욕망 뿐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많은 병을 앓아 온 나는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오직 살고 싶다는 생각뿐인 것을 알고 있다.

 

 

종우(김명민)은 온몸이 서서히 굳어 가다가 죽음에 이르는 루게릭 병을 앓는 부모가 없는 독자로 나온다.

촬영을 하면서도 감량을 계속해서 병의 진행 속도를 화면을 보면서 체감하게 했다.

김명민의 영혼은 나오고 백종우의 영혼이 들어간 듯한  신들린 연기를 했다.

영화를 보면서 종우가 내 아들같은 생각에 가슴이 아팠으나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애자"를 보면서 끓임없이 눈물이 나오든 것과 비교가 된다.

 

인간이 운명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한가 보여주고 있다.

의지로 51.6kg 을 만든 김명민의 독함에 기가 딱 하고 막혔다.

말기 암 환자도 이런 모습이었다.

나는 큰 아들이 유치원일때  아파트 같은 동에 살고 있는 말기암 환자인 아들 친구 엄마를 봤었다.

뼈에 가죽을 입혀 논 것 같이 마르고 얼굴은 시체 같이 창백했다.

 "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 가는 것을 보고 죽고 싶어요"

그녀는 그소망을 이루지 못했다.

 

" 내 사랑 내 곁에"에서는  여러 유형의 불치병 환자가 나온다. 우리의 가족이나 이웃중에서 볼 수 있는 모습 들이다.

* 4년째 식물 인간인 춘자(임성민)과 남편(임하룡)

 

* 휘겨 스케트 선수였던 하반신 마비 환자 진희(가인) 과 엄마 신신애

 

* 9년째 식물 인간 상태인 남편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는 주옥연아줌마(남능미): 나는 남능미의 연기가 참 좋다.

 

* 삼성 전자를 그만두고 형 간호를 몇 년하다 돈도 다 없어지고 소망도 없자 안락사 시켜 달라고 의사에게 항의하는 임형준(동생역)

 

박진표 감독은 인간의 슬픔 코드를 잘 알고 있다.

" 너는 내 운명" " 그 놈 목소리" 도 인간이 절박함 속에서 사랑을 표현했다.

영화 속에서  대소변을 받아 내는 일, 돈 때문에 타들어 가는 절박함의 연속, 죽어 가는 남편을 보고 있는 아내의 처절한 애절함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우리 시대의  마지막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하지원은 승마,춤, 연기,노래, 수영, 스키등 모든 것을 교육받은 여배우라고 기사에서 봤다.

"다모" " "발리에서 생긴일" 을 드라마로 재미있게 보았다.

"해운대""색즉시공"'1번가의 기적""내사랑 싸가지"등 그녀의 영화를 총 10편을 봤다.

큰 아들과 나이가 같은 32세의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아들 세대의 여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하지원은 스타에서 연기자로 변신을 서서히 해서 성공했다.

조금은 재수없으나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여자 "이지수"를 잘 연기해 주었다.

 

 

지수 아빠로 나오는 장의사 강신일도 암 투병중에 이영화를 찍었다는 기사를 봤다.내가 참 좋아 하는 연기파 배우이다.

 

내가 영화를 보고 울지 않은 이유는 친정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 가시는 6개월을 지켜 봤기 때문이다.

암 병동에 입원을  했는데 말기가 되니 원하는대로 몰핀을 주사해 주었지만 효과가 없었다.

나는 폐절제를 한  수술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았으나 매주 토요일 상경했다.

새 어머니라는 분을 좀 주무시라고 근처 여관으로 보내고 내가 병상을 지켰다.

 

아버지의 임종을 듣고 부산에서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에 가니 모두 저녁을 먹으러 가고  큰 동생만 있었다.

예측됐던 죽음이었고 너무 고통을 받는 것을 봐서 차라리 빨리 끝내는 것이 환자에게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었다.

같은 날 임종한 세명은 모두 암환자였다.

그 가족들도 아무도 울지 않았다.

그동안 너무 마음으로 눈으로 울어서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그때 알았다. 너무 깊은  슬픔은 눈물조차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내 사랑 내 곁에"는 인간이 죽음앞에서 얼마나 살고 싶어 하는 본능과 사랑을 보여 주었다.

김몀민은  그냥 루게릭 환자 백종우가 돼 있었다.

마지막에 언어 장애가 왔을 때 얼굴 표정과 눈의 연기는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하지원의 지수 연기는 ,그리고 앤딩 장면에 하지원과 김명민이 번갈아서 부른 김현식의 노래"내 사랑 내곁에"는 영화 감상의 뛰끝을 깔금하게 마무리 해주었다.

김명민을 왜 "명민좌"라고 하는 이유를 알게 됐다.

나는 "이순신"도 "베토벤 바이러스"도 다 자세히 안봤다.

목소리도 좋았고 노래도 잘하는 점이 더 좋다.

 

처음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내게 죽음이 다가 오면 어떻게 받아 들일 것인가를 생각하고 보게 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오는 과제 아닌가!

좋은 죽음을 만나야 할텐데 걱정이 좀 된다.

 

"내 사랑 내 곁에"는  간절한 사랑을 몸과 마음으로 잘 표현한 김명민과 하지원의  진정한 대표작이 될 것이다.

우리 곁에 김명민,하지원이 있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