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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타파] 여자가 왜 무식해 보이는 역도를 할까?

모과 2009. 7. 29. 20:51

나는 운동에 별로  관심이 없다.

내가 다닌 여고는 배구 명문이어서 단체로 응원을 하러 장충 체육관에 자주 갔었다.

학교에 명물이었던   응원 단장은  교복 치마를 휘날리며 이효리 보다 더  섹시하게 춤을 잘추었다.

 내가 고 2 였던 1968년도의 일이었다.

상대편 여고와 응원을 하는 함성 속에서 나는 조용한 섬처럼 조용히 앉아 있었다.

군중  속에서 절대 고독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부산에 28년을 살면서 사직구장에 가거나  야구 경기를 T V로 한번도 안본 사람은 아마도 나 뿐일 것 같다.

 

이런 내가  더 싫어 하는 운동이 있다.

 

역도, 권투, 레스링, 마라톤이다.

 

모두 무식하고  미련한 운동 같이 보였다.

이겨  봤자  성처뿐인 영광만  남는 운동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역도 선수들을 이해 하지 못했다.

그  무거운 것을 들어서 뭘 어쩌겠다는 말인가?

이렇게 생각을 했다.

 

 

특히 여자가 역도를 한다는 것은 정말 이해를 하지 못했다.

장미란 선수의 기사를 보면서 장선수의 아버지가 너무 이상한 사람같았다.

체급을 늘리려고 밤마다 먹어야 한다니.....기가 막혔다.

예쁘게 생긴 딸에게 저렇게 살을 찌게 해서 아버지의 꿈을 이루려는 사람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영화 [킹콩을 들다]를 보고 나의 편견이 바꼈다.

 

2000년 전국체전에서 14개의 금매달을 휩쓸은 순창고의 역도부: 그들 뒤에 아버지처럼 돌봐주다  순직한 코치 선생님이 있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시골여중 학생인 조 안(영자역) 과 이범수코치(이지봉)이 세상을 들고 우뚝 일어 서는 과정이었다.

 

88올림픽 역도 동메달 리스트에서  부상으로 한 쪽 팔을 못쓰는 이지봉 코치는 시골 여중의 역도부  코치로 부임한다.

역도 선수에게 남는 것은 부상과 우락부락한 근육뿐이라고 학생들에게 말한다.

(나도 그래서 역도를 싫어 했다)

 

 

그러나 고아가 된 영자는 역도 선수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선수들도 가난하기는 마찬 가지였다.

영화니까 스토리 전개상 역도복이 섹시하다고 들어 온 여학생도 있는 것  같았다.

 

영화는 훈련 과정을 보여주며 역도를 하며 생기는 동료애와 단결 그리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역도 선수라고 매일  역도나 들어 올리는 것도 아니었다.

 

체력을 단련시키기 위한 여러 운동과정을 보며  나의 마음속에서 뜨거운 감정이 뭉클하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한번 해보자! 이자식들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제자들과 불가능한 일 같은 금메달에 도전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성공했다.

 

잦은 부상으로  몸이 아파도 참아 가면서 그들은 무거운 쇠덩어이를 들어 올린다.

마치 세상을 들어 올리는 심정으로  인생을 걸고 운동을 했다.

 

[킹콩을 들다]를 보면서 따뜻한 코치 선생님의 인간애와 제자 사랑을 진하게 느꼈다.

저 정도 연습을 하고 노력을 하면 세상에 안되는 일이 없겠다.

영화 속에 나오는 교장 ,교감 선생님 같이 좋은 어른이며 좋은 선생님들이 전국에 많이 있으면 좋겠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역도 선수들과 역도를 하는 이유를 깨닫게 해준 [킹콩을 들다] 감독님과 출연진께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나의 역도에 대한 무식함을 깊이 반성하며 사과를 드립니다.**

 

 

 

* 참고:      [토토]님에게 이어 받은 [편견 타파 릴레이]는 저로서 끝나게 됐습니다.

저와 블로그에서 절친한 분은 두 세분인데 모두 view에 가입을 하지 않은 소박한 분들입니다.

기간도 7월 30일 까지여서 다 됐습니다.

저를 택해준 [토토님]께 감사함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