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안에 미움을 가두고 용서를 못하고 살다가 인생을 계속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오랫동안 생각했던 개종을 했다.
같은 기독교인 개신교를 다녔지만 미사의 분위기는 약간의 설렘과 나의 내면을 차분하고 겸손하게 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서울에 일이 있어서 두 번 째 미사는 동생과 [명동 성당]에서 미사를 보고 대전으로 내려 왔다.
*사진 출처:미디어 다움 뉴스
일요일 미사는 시간마다 있었고 우리는 12시 미사를 드리러 갔다.
성당 입구에는 미사를 드리기 위해서 성당 출입구 마다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성당에 다닌지 오래 된 동생은 내게 중간에 설명을 해 주기도 했다.
성당의 기둥마다 대형 T V 화면이 부착되어 있어서 주임 신부님이 미사 진행 모습을 자세히 보며 미사를 드릴 수 있었다.
1970년대 명동성당 앞의 길을 수없이 걸어서 다녔지만 내가 천주교 신자가 되서 성당안에서 미사를 드리니 여러 가지 상념이 들었다.
신부님의 강론과 성가, 화답송 ,헌금 방법은 나에게 생경한 경험이었으나 마음 속을 침착하고 평온하게 해주었다.
우리 나라 민주화에 현장이었던 명동 성당의 미사는 내게 마음에 담아 놓았다 ,버렸다 하는 미움의 찌꺼기를 조용히 청소해 주고 있었다.
내가 16년이나 종교를 떠난 생활을 하다 스스로 성당을 찾은 것은 과거의 상처때문에 받은 깊은 슬픔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함이었다.
한때는 사람으로 인해서 받은 상처 때문에 교회의 탑이나 불켜진 십자가만 보아도 가슴이 덜컥 내려 앉고 마음 속에서 아픔이 밀려 올라 오면서 함께 미움도 되살아나곤했었다.
서울에 다녀 오고 목요일(2월 12일) 부터 교리 공부를 시작했다.
교재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에사 발간한 [함께하는 여정]을 가지고 문답 형식으로 진행 되었다.
첫번째 교재가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였다.
성당안에 앉아서 지난 인생을 돌이켜보니 지은 죄가 더 많았다.
결혼전에는 몸이 많이 아파서 부모님에게 걱정을 드린일, 교사 시절에는 어려운 가정 형편의 학생들에게 좀 더 따뜻하게 못해 준일, 결혼을 해서도 큰 수술을 여러 번해서 남편과 아들들을 마음 아프게 한일, 어머니가 돌아 가시고 아버지를 오래동안 미워 한 일, 동생들에게 더 잘해 주지 못한 일, 남편이 십여년을 계속 사업에 실패를 하면서 나를 속이고 다른 여성과 사업을 한 일, 그여성이 사심을 가지고 남편을 쫒아 다녀서 무척 미워했으나 어떤 대응도 하지 못한 일.
이미 상식이 다른 여인이라서 아들들을 위해서 무대응으로 스스로 부끄러워서 멀어지게 했으나 마음 속에는 늘 그 여성에 대한 미움이 남아 있었다.
모든 것이 정리 되고 고향으로 이사를 왔으나 가끔 옛 상처가 기억나서 남편을 미워한 일이 가끔 있었다.
남편은 단순해서 모두 잊고 가족을 위해서 ,아내를 위해서 최선으로 일하고 있는데 나는 과거 속에서 다 빠져 나오지 못했다.
노환중이셨던 김수환 추기경님의 선종은 내게 천주교와 추기경님의 일생을 알게하는 계기가 됐다.
천주교 뿐만 아니라 민족의 대스승이셨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은 우리 모두에게 부드러우나 강한 메세지를 남기고 가셨다.
[고맙습니다. 사랑하세요]
[사랑하라! 용서 하라!]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
우리 가족 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일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신 추기경님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평생을 청렴 ,절약한 생활을 하시고 남긴 유물은 몇개의 쓰시던 안경과 사제의 물건들뿐이다.도덕적인 가치관의 소중함과 따뜻한 사랑이 필요한 이때에 몸으로 보여주시고 선종하셨다. 통장 잔고도 1000만원이 안되나 묵주를 선물하기로한 금액을 빼면 적자가 된다고 했다.
사람이 살아 가는 필요한 것은 사실 얼마 되지않는다.
모두 욕심에서 비롯된 갈등과 반목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모두에게 앞으로 어떻게 살아 가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하고 계신다.
나는 추기경님의 장례 방송을 보며 이 때에 개종을 하려고 스스로 성당을 찾아 간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느끼고 있다.
추기경님 당신께서도 사랑이 머리에서 마음으로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고 솔직한 고백도 하셨는데 많은 위로가 되었다.
마음의 주인은 나인데도 그마음 하나 바로 잡지 못해서 내 자신을 상처 내는 일을 그만 두겠다. 그럴 시간에 남을 위해서 작은 봉사라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선종하시는 추기경님께 나의 상처와 미움을 모두 버리고 그 속에 사랑과 용서를 채울 것을 약속 하고 싶다.
열심히 교리 공부를 해서 가족과 이웃에게 본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
사람을 보고 교회나 성당을 다니지 말라고 하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나의 사는 모습을 보고 성당을 찾도록 성실하게 살고 싶다.
어제 미사에서 신부님이 강론하셨다.
[사람은 자기가 규정하는 만큼의 인생을 살아 간다]
나는 앞으로의 삶은 남을 사랑하며, 용서하는 도구로서 나를 사용하고 싶다.
나는 역시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인생의 목적을 그렇게 규정하고 싶다.
**제게 큰 깨달음을 주고 선종하신 고 김수환 스테파노 신부님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겸손히 살아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