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를 자주하지 않던 막내가 전화를 했다.
보통 때 와는 다른 목소리였다.
"엄마! 나 S 회사에 떨어졌어."
"응? 아이디를 받은 사람은 다 사트를 본다며?"
" 그 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토익점수 적어 낸 것이 사실과 같으냐고 물었어."
" 그럼 토익 점수 때문에 서류전형에서 떨어진거야?"
"전화를 한 사람들은 다 떨어졌나봐. 그럴 줄 알았으면 이번 토익 시험 취소 하지 말 걸. 사트 볼 때 토익 보면 점수가 오른 다던데."
"그러게. 그래도 전화로 알려 주어서 고맙다. 왜 떨어진 건지 알 수 있잖아."
"그래. 앞으로 더 열심히 할게."
막내는 풀이 잔득 죽어 있었다.
일을 하면서도 막내 생각이 계속 났다.
남편이 시댁에 갈 때면 가끔 막내와 소주를 한 잔하고 함께 자취방에서 자고 온다.
아빠를 학교 앞 [파전과 동동주]집에 모시고 가서 부자간에 대화를 많이 한다.
" 엄마 ! 그 집 생기고 나서 아빠가 최고령 입장객일 거야."해서 엄마 아빠를 웃게 하는 아이다.
아빠에 대힌 배려로 동동주 집을 택하 것이다.
우리집 막내.
지방 국립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이 되도록 장학금을 한 번도 못받았으나 열심히 공부한 학생, 학점 4.5만점에 3.5정도.토익은 700미만.
어학연수나 해외여행 경험 없음.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학점이 그러냐고?
결론 부터 말하면 책을 읽지 않아서인것 같다.
본인의 말에 의하면 며칠 밤을 새고 공부를 해도 교양 과목의 점수가 B +가 제일 잘 나온 거란다.
고등학교 때 이과였으나 수능이 끝나고 대형마트에서 알바를 두 달하더니 진로를 유통으로 정했다.
문과로 바꿔서 재수를 해서 경상대학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다.
얼마전 CJ 그룹 식음료 부분 인턴에도 서류를 냈다가 서류 전형에서 탈락 했다.
엄마 메일로 한 번 보내 보라고 했다.
갑자기 급히 쓴 흔적이 표시가 나고 띄어 쓰기도 몇 군데 틀렸다.
"막내야! 서류 전형에 떨어 지겠는데, 엄마가 봐도 너무 급하게 쓴 게 보여. 떨어져도 실망하지마라. 다시 잘 써서 겸손하게 응시해라."
" 엄마! 30분만에 썼어. 다음에 OO마트 인턴 때는 정성껏 쓸게요. 형도 입사 원서 쓸 때 일주일이나 생각하고 고치고 썼다는 데...시험 때라 너무 시간이 없어서 급하게 썼어요. 잘못 한 것 같아요."
그 후 정말 가고 싶은 회사의 인턴 공고가 떴을 때 마침 연휴라서 큰아들과 막내가 모두 집에 내려 왔다.
막내가 회사 양식대로 먼저 쓰고 형이 문맥을 고쳐 주었다.
마지막으로 엄마, 아빠가 읽어 보니 고칠 것 없이 사실대로 잘 썼다.
그런데 지방대학교, 토익점수가 가장 문제이다.
스팩으로만 자르면 또 서류 전형 탈락이다.
큰 애가 말했다.
" 엄마 ! 어디든지 한 곳은 될 거니까, 이번에 떨어지면 여름 방학때 토익을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하면 점수 올라요. 나도 그렇게 했고, 내 숙소 룸매도 지방에서 온 애인데 그렇게 해서 토익이 950점이에요. 하면 되요. 그리고 유통은 공채가 11월에 있으니까 일 학기 성적도 잘 받아서 접수하면 되요."
그리고 8월에 해외 여행 경험이 없는 막내와 대만이나 싱가폴을 같이 다녀 오겠다고 했다.
그리고 난 후 S 화재에 다니는 후배 여학생이 아이디를 줘서 경험 삼아서 지원을 했는데 토익이 한 참 모자라서 탈락인 것이다.
나는 막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제 시작이다.실망하지 말고 다른회사에 도전해 보자.]
[엄마! 더 열심히 할게요. 보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28년만에 처음 듣는 사랑한다는 막내의 문자를 읽고 ,아들이 참 외롭구나.
에미의 마음도 찡해져서 다시 답 문자를 보냈다.
[어쭈구리, 김성희씨는 인기도 좋아. 까짓 것 한 번 해 보는 거야. 우리 막둥이를 알아 보는 회사가 있을 거야.]
[더 열심히 할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토익 열심히 해 지난 방학때 서울 가서 열심히 안한 것 같아.]
[알았어, ㅋㅋ 엄마는 건강부터 좀 챙겨 ㅋ]
아직 졸업까지 시간이 남았으니까 부족한 것을 채워서 막내가 원하는 회사에 입사 할수 있게 온 가족이 도와야 한다.
또 몇 번 을 서류 전형에서 탈락 할지 모르지만 계속 도전해야 할 것이다.
사업 실패로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져서 방학 때마다 마트에서 알바를 한 아이.
복학을 일년 늦추면서 형에게 매달 생활비를 보낸 착하고 남에 대한 배려가 많은 아이다.
우리 막내를 아는 사람은 거의 다 인간성에 반해서 좋아 한다.
부족한 부분은 채워서 본인이 원하는 유통부분에 취업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란다.
이 달 말에 있는 O 마트 서류 전형 합격자 발표에 합격하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