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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뽀뽀만 했을 뿐인데 왠 난리야!

모과 2007. 9. 19. 15:57

요즘 젊은 애들이 나이든 사람이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툭 내뱉는 말이 있다.

"저래서 늙으면 죽어야 돼"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자리를 찾아서 젊은이들 앞으로 찾아가는 경우나,말귀를 못 알아 듣고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할 때이다.

 

서점에서 일을 시작하고 세태가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끼고 때로는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한다.

 

내가 젊은이 문화를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나는 1952 년생으로 50년대부터 2007년대를 살아 온 ,옛 문화에 더 익숙한 사람이다. 사고 방식도  같은 세대들 보다 더   보수적인 편이다.

1967년도 내가 고1일 때, 학교 앞 중국 집에서 단지 배가 고파서 '자장면"을 사먹었다는 이유로 "3일 유기 정학"을 받은 친구들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도 하지만 사실이다.

 

서점이 대형 마트의 푸드 코트 앞에 있다 보니 자연히 젊은 부부와 어린이들,그리고 마트 위 주상 복합아파트 5,6,7층에 있는 영화관 때문에 젊은 커플들이 많이 온다.

그들의 특징은 책은 사지 않고 온 서점을 돌아 다니며 (서로 껴안고) 지나친 스킨 쉽이 문제였다.

하루에 두,세 쌍이 오는 데 한 여름에도 꼭 껴안고 서점을 돌아 다니고, 마트에 비치 된 의자에 앉아서 책은 관심도 없이 둘이 거의 맞다을 것 처럼 속삭이는 것 까지는 보기에도 좋다.

 

며칠 전에 있었던 일이다.

갑자기 비가 와서 마트의 의자에는 빈틈이 거의 없이 고객들이 앉아서 책을 보고 있었다.

매일 오셔서 조선, 중앙, 신문을 근 네시간 이상 보고 가시는 80세 이상이신 할아버지 고객도 그 옆 자리에 있었다.

그 주변에는 주로 나이가 좀 드신 분이 앉아 있었는데 한 쌍의 젊은 이들이 계속 입이 다을 듯이 마주 보고 속삭이고 있었다.

서점에서 책을 읽지 않고 한참 동안 대화만을 나누는 고객에게도 밖으로 나가 주실 것을 조용히 권유하면 대부분 "죄송합니다" 하면서 나가 주었다.

문제의 그 젊은 한쌍의 젊은 이들이 한 순간  여자 분의  옆 볼에 뽀뽀를 하는 것이다.

 

내가 다가가서 "고객님!  여기는 서점이거든요. 서점에서 지나친 스킨쉽은 좀 곤란합니다. 밖에 나가면 좋은 데 많잖아요. 옆에 나이든 고객님들도 많은 데..."하였더니  남자 분이 불쾌한 표정으로 대답을 했다.

"목소리가 크셔서 사람들이 더 알게 됐잖아요."

"원래 목소리대로 말한건데요.죄송합니다" 하였더니 나가면서 나를 한참 째려 보고 갔다.

"하루에도 두 세 쌍씩 와서 그러는데 다 미안 하다고 사과를 하고 가는 데..." 뒤에 나가던 여자가 돌아보며..."저는 부끄럽지 않거든요"

 

사무실에서 본사에 보고서를 쓰고 있는데 아까 그 남자가 사무실 까지 와서 내 명찰을 보며

"이름이 무엇이지요?"하며 내 이름을 보고 가는 것이다.

딱 큰 아들 또래의 젊은 이였다. 기분이 나빠졌다.

"신고하셔요"

벌써 고객센타에 가서 신고 할 것이 직감이 되었다.

 

고객 센타로 가니 아니나 다를까 테넌트(임대매장)주임이 얼굴이 벌개서 직영 매장에서 나오고 있었다.

"서점에 왔던 젊은 고객이 ..."하니까

'무슨 일인지 들어나 보고 말씀하시지요"하는 것이다.

"무슨 일인지 듣고 가셔야지요. 서점에서 뽀뽀를 하기에 뭐라고 했더니 ...다른 분들은 다 미안 하다고 하고 가는 데 ....

 

사무실에 돌아 와서 일을 하고 있는데 주임이 왔다.

"자기들이 지나치게 한것도 아니고 뽀뽀를 했을 뿐인데 ,조용한 소리로 말했으면 좋았겠고, 신고하셔요.해서 더 기분이 나빴으니 앞으로 시정해 달라는 겁니다"

마침 본사의 직원인 남편이 있었는데 나에게 다음부터는 조용히 말하라고 했다.

그리고 주임이 들으라고 "서점은 서점 분위기여야 하니까 나가라고 하되 조용히 말 하세요"하였다.

 

하루에 두세쌍씩 와서 지나친 스킨쉽을 하는 데 한 여름에도 꼭 껴안고 온 서점을 돌아 다닌다.

문제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대쉬에 있다.

 

에피소드1.

남자의 무릎에 여자의 다리 하나가 길게 놓여 있고 ,남자는 여자의 주름잡힌 허리살을 계속 만진다.

그 동안 여자는 남자의 뒤덜미를 계속 만져 주고 있다.

 

에피소드2.

남자는 여자의 허리를 감싸 안고 여자는 그 남자 손을 거의 애무 수준으로 만지고 있다.

 

에피소드3.

여자의 무릎위에 남자가 머리를 두고 아예 누워 있다.

 

그들은 주위의 나이든 고객이나, 중학교 여학생이나 같은 젊은 이가 있는 것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도저히 안되는 상황이면 내가 다가 가서 공손히 말한다.

 

"고객님! 그 모습은 아름답지만 이곳에서는 좀 아닙니다. 여기는 서점이거든요. 밖에 나가면 좋은 곳 많지요...."

여기까지 말하면 남자의 얼굴이 새빨게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여자는 좀 어색한 표정이 될 뿐이다.

그리고 대부분 미안한 표정으로 손을 잡고 서점밖을 나간다.

 

마트 밖으로 나가면 1층에 아파트를 지은 회사에서 멋진 쉼터도 만들어 놓았고 . 밖으로 나가면 넓은 광장에 분수도 있고 , 늘 비어 있는 의자가 많이 있다.

구태여 지하 1층의 서점까지 와서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가?

사랑한다면 주변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없이 그리 껴안고 ,뽀뽀하고 해도 되는가?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 그들의 사랑을 더 아름답게 할 것이다.

 

이런 일을 겪으며 나는 나이를 의식하고 , 내가 할 일이 있어서 모든 연령층이 다 모이는 장소에서 세태를 느끼고 배우며, 초라하게 나이든 나이드신 분들의 모습에서  그분들의   인생의 풍상도 상상해 본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 돈을 내고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이면 마트 직원이나, 입점 상인에게 도도하다고 할까? 어쨌든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불친절한 고객에게 얼굴은 웃고 대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참 가련한 인생이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육체적으로 고단하고,불친절한 고객으로 인하여 정신도 피곤하지만 나는 수많은 연령측이 모이는 마트의 활력이 좋다.

그리고 친절하게 , 감사한 마음으로 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