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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받은 문자 축하!

모과 2007. 4. 6. 01:13

 

보낸이: 짝꿍

 

내용:"수고 했어요. 생일 축하해요"

    07 04.04.18:31

 

.보낸이:장남

 

내용:생신 축하해요. 좋은 하루 되셔요.

   07,04  오전 8:14

 

,보낸이 :막둥이

 

내용:엄마! 오늘도 마니 파셨어? ㅋ 우리 학교는 사람 별로 엄떤데...내일 생신인데 일해야 되서 어떠케 - -

                                                                                                                                           -

           07.03.22:22

 

.보낸이: 큰 시누이님

 

.내용:* 하트 축 생일 하트 * 추카추카 씩씩한 모습으로 지내기 바라고 선물 없어도 마음만받아 주게나 사랑해 ㅎㅎ         07,0404  오전 11시 4분

 

 

 

생일 날 아침 동생이 미리 사다 놓은 생일 케익 한조각과 커피 한잔을 마시고 급히 택시를 타고 신촌의 이화여자 대학교로 갔습니다.

 

34년만에 일로 찾은 모교는 참 많이 변해 있었어요.

 

교정은 목년과 배꽃(이화)이 만개하고 꽃보다 아름다운 20,000명의 후배들이 조용 조용 삼삼오오 몰려 다니는 교정은 꿈의 동산 같았습니다.

 

지난 월요일 부터 후문 가까이 있는 "학생 문화 회관"앞에서 후배들에게 책을 팔고 있습니다.

본사 부장님과 알바 남학생 두명 이렇게 넷이서 하루 종일 몰려 오는 학생 들 때문에 그만 밥도 못 먹었

지요.

남편이 행사장으로 뭘 보낸다기에 기겁을 하며 그만 두라고 했습니다.

 

대강당에서 채플을 마친 수백명의 여학생들이 또박 또박 구두 소리만을 내며 걸어 오는 풍경은 참 신기했어요.

37년전에 나도 일주일에 3번을 대강당에서 채플을 했는데....

 

기억과 추억과 현실의 모습이 오버랩 되며 ......내가 참 나이가 많아졌구나를 하루에도 몇번씩 합니다.

 

작년에도 전국 70개 대학에서 제일 책을 많이 팔아 준 이화여자 대학교!

 

세계 최고 , 최대의 여자 대학교 답게 독서를 많이 하는 모교의 후배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이화의 힘은 독서에서 나오는 것을 몸으로 경험하는 나날입니다.

 

"상품권, 신용카드, 10만원 수표 받아요. 그러나 100만원 수표는 노우!"

학생들이 호호호 하며 웃지요.

 

실수로 계산이 틀리면

"이화 꽃 향기에 취해서 그래요.ㅎㅎ"하면 역시 학생들도 웃지요.

 

변하지 않은 것은 초록색의 학생 수첩...뒤에 찬송가가 부록으로 있지요.

 

"이 기쁜 소식을 과 친구에게 알리세요. 모르는 친구는 얼마니 안타깝겠어요."하면 또 살풋이 웃지요.

 

역시 부잣집 따님이 많아요.

 

10만원 수표도 종종, 신용카드는 필수인 것 같고..친구끼리 똑같은 책을 사는 돈에는 구애 받지 않는 대부분의 학생들..

 

내가 선배인지 모르는 후배가 더 많으니 "아줌마'라고 부르는데 어느 신입생이

 

"아줌마! 나 이번에 책 많이 샀어요. 열권도 더 샀어요."하며 웃는다

 

"어머! 자랑스런 이대인이네요. 여시 이화의 힘은 독서에요. 전국 최고의 독서열이예요."

 

신입생일 때  자주 듣는 말은 "이대인" "프라이드".....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참석하는 "채플"에서 이화의 긍지를 심어 주지요.

 

사실 셰계 최대의 베스트 셀러인 "성경"은 교양으로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채플: 재학할때는 참석하기 싫은 때도 있었지만 "채플"은 그 많은 학생들을 결속 시키는 역활을 합니다.

 

 

모교에서 기억 나는 두 가지.....화장실의 낙서.

 

하나는 웃긴 것 은

"서강대 법대와 고대 공대가 들이대는 데 누구를 만날까요?"

 

"양다리 걸쳐라. 그리고 이런 낙서 쓰지 마라. 쪽 팔린다"

 

 

 

다른 하나는 가슴이 뭉클 한 것

 

" 6년만에 졸업을 합니다. 집안이 기울어서 아르바이트 하느라고 졸업이 늦었습니다.

부유한 친구들 속에서 생활하기 어려웠지만 이제 좋은 성적으로 졸업도 하고  취업도 했습니다

  후배님들 ! 힘내세요."

 

세상 사람들은 이대생이 사치하고 화려 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화"를 다닌 사람은 압니다.

우리가 얼마나 수수한 가를 그리고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 할 줄 아는 지를 ....

 

숫자가 많아서 화려해 보일 뿐입니다.

교정에 심어져 있는 배꽃(이화)은 한꺼번에 피여서 화사하지만 한송이 한송이는 소박하고 겸손합니다.

 

단지 우리는 4년간 "이화인"으로서 당당함과 여성스러움과 부드러움과 그리고 각자의 마음속에       학교를  둔 책임감을 배웠습니다.

 

물론 재벌가의 따님들이나 지방 갑부의 딸들이 많아서 그 학생들은 명품으로 치장을 하고 다니는 경우도 있지요.

그건 당연한 것이지요.

부자들이 소비를 해주어야 나라의 경제가 풀리는 데 무조건 돈을 쓰는 것을 비방하는 사회의 풍토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제가 대학 다닐 때 한 친구는 너무 가난해서 4년간 계속 과외를 했고 여름에 두벌, 겨울에 두벌의 옷을 교복처럼 입고 다녔지요.

그친구 모교의 교수가 되었습니다.

 

"이화인"중에서 분수에 맞지 않게 사치를 하는 사람은 없지요.

그러나 4년후에 졸업을 할때 전공 이외에 확실히 배우는 것은 옷을 세련되게 입는 법을 배우고 졸업을 한다는 겁니다.

 

다른 친구의 옷차림을 보고 배운 거지요.

 

일주일간의 모교에서의 행사는 본사 사장님의 특별 초청으로 진행했지만 오랬 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후문에 그대로 있는 것은 오래된 분식집 "딸기꼴"....

 

이화꽃 만개한 곳에 한송이 "할미꽃"이 더 돗보였습니다 .ㅎㅎㅎ

 

후배들의 독서열 때문에 생일 날에 쫄쫄 굶고 집에 와서 친정 큰 아버지와 "간짜장"을 먹고 체하여서 "노루모"를 먹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생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잊고 지난 적도 있는데 짝꿍께서 장남에게 "엄마 내일 생일이다"문자를 날려서 ..여러 사람이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역시 인생의 짝꿍이 최고입니다요.

 

앞으로 짝꿍을 더 사랑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그만이 죽을 때까지 확실한 나의 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