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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모과 2006. 9. 23.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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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자랑이다.
성공한 사람이 되기 보다 행복한 사람이 되어라.
ARTICLE

 9월 22일은 막내의 생일이었다.

시댁인 대전에서 대학을 다니나 학교가 할머니 집에서 너무 멀어서 학교 앞에서 하숙을 하고 있다.

 

가족이 서울, 부산, 대전에 떨어져 살고 있어서 한번에 모이기가 쉽지 않다.

나는 지금 광주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막내에게 핸드폰에 문자를 보냈다.

문자를 보낼 줄 몰라서 함께 일하는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부탁했다.

 

"막둥아! 생일 축하해."

 

일을 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나중에 전화 할께요.'

 

가슴이 뭉클하고  마음 속에서 기쁨이 차 올라왔다.

 

나는 막내에게 늘 미안한 엄마였다.

아이에게 소중한 시기에 늘 큰 수술을 하거나 집에 문제가 생겼엇다.

 

심지어 수능 시험에서 너무 높은 점수가 나올까봐 걱정을 한 엄마였다.

제발 지방의 국립대학에 갈 정도의 점수가 나오길 바란 엄마는 전국에서 나 하나 뿐일 것이다.

 

막내는 내가 원하던 대로 고향인 대전의 국립대학에 갈 점수가 나왔다.

서울의 명문대학에 갈 점수가 나오면 학비를 감당 할 능력이 없어서 걱정을 하다가 생각한 것이 국립대 점수였다.

 

늘 막내에게 빚을 진 것 같았는데 어느 날 가족과 함께 맥주를 마실때 내가 취해서 엉엉 울면서

 

"막내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엄마는 나쁜 엄마야 네가 점수 적게 나오길 기도한 엄마야."

 

다음날 막내는 엄마가 그랬냐면서 미안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를 위로한 속 깊은 아이였다.

 

형이 졸업하고 취직을 할때까지 복학을 미루고 대형할인 마트의 야간에서 1년을 일을 하여서 급여를 모두 엄마에게 갖다 준 아이였다.

 

입학동기보다 1학년이 낮은 막내.

 

큰아이는 취업을 하고 첫 월급부터  막내의 하숙비와 용돈을 보내고 있다.

 

자기가 방학때마다 아르바이트를 너무 많이 하여서 동생은 그렇게 하게 두지 않겠다고 한다.

 

부모는 자식에게 늘 미안한 존재인가.

나는 늘 최선으로 살았는데 아이들에게는 늘 미안한 엄마이다.

 

오후에 막내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식사는 하셨어요?"

"그럼 여기학교 식당에서 어떻게 알고 아침메뉴가 미역국이더라. 사실 내가 너 낳느라고 수고햇는데 내가 미역국을 먹어야지."

"그래. 엄마 말이 맞어. 근데 엄마! 문자 엄마가 직접 했어?"

"아니.아르바이트 형이 해 주었지."

"그럼 엄마 다음에 전화 또 할께."

"막둥아! 너 정말 엄마에게 고맙다고 생각해?'

"네."

"막둥이! 아이 러브 유."

"허....."

웃고 있는 모양이다.

 

자라면서 주로 기쁨을 준 아들 ,엄마는 네가 자랑스럽다.

행복하고 건강하거라.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