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7 프로젝트, 추석 연휴에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
나는 하정우와 공효진이 무조건 좋다.
그들에겐 보는 사람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뭔가가 있다. 연기를 잘해서 곁에 있으면 등을 두두려 주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맡는 배역마다 그사람이 된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그가 하정우인지 공효진인지 잊고 배역에 감정이입이 되게 한다.
나는 영화관에서 보려고 했다 놓쳐버린 '577프로젝트'를 다운로드해서 봤다. 보는 동안 기분이 좋아지고 영화가 끝날 때 쯤엔 행복해지는 영화였다.
1. 자기 말에 책임을 진 하정우.
2011년 5월 26일 제4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하정우는 무심코 한마디를 한다.
"제가 올해 또 상을 받게 된다면 그 트로피를 들고 국.토.대.장.정 길에 오르겠습니다.”
그는 '황해'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그가 밷은 말을 실천한 영화가 '577프로젝트'이다. 얼떨결에 뱉은 말 한 마디에 대한 책임으로 서울에서 해남까지 577km 대장정을 떠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태로 찍은 영화이다.
2. 하정우 대장, 대원16명으로 출발한 도보 여행.
오디션을 거쳐서 16명의 대원을 공채했다. 그중에 '러브픽션'에서 같이 공연한 공효진도 있다. 남자 11명, 여자 6명이 20일간의 국토대장정을 떠나게 된다.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출발 해서 해남 땅끝마을 까지 577Km 를 하루에 8시간 씩 20일을 걸어야했다.
오전 기시 기상, 8시 출발해서 4시간을 걷고 점심시간 1시간 30분 , 그후 다시 4시간을 걷는다.
기본적인 룰은 50분 걷고 10분 쉬는 것이다.
3. 대원들의 소개와 노골적인 광고가 웃긴다.
대원들과 스탭들이 모두 젊어서 그리 힘이 들어보이지가 않았다. 운동복 회사의 협찬이 대단해서 늘 새옷을 입고 걸으니 더 씩씩해 보였다.
영화는 협찬을 많이 받아서 영화 중간에 노골적인 광고를 대원들에게 하게 한다. 그 또한 잔재미를 주었다.
나는 7년 전에 당시 65세 였던 할머니가 혼자 국토대장정을 한 기록을 쓴 책 '내 나이가 어때서 '을 읽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나도 한번 해보고 싶었었다. 그분은 그당시 한 달이 걸렸는데 경비가 200만원 들었다.
그분이 내가 가입한 [모범카페]시어머니와 며느리의 회원이라서 72세인 올해도 다시 시도한 것을 알았다. 공중파 방송에서 스페셜 프로 '한국인'에 소개한 분이기도 하다.
나는 영화'577프로젝트'는 모두 젊은 사람이라서 다 같이 성공할 줄 알았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4. 하정우에 의한 하정우를 위한 하정우의 코믹작품.
내가 하정우를 좋아하는 이유는 남자다워서이다. 수컷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야성적인 ,남자 형제들만 있는 집의 아들 냄새가 나서이다. 그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남자다운 카리스마나 능청스런 연기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577 프로젝트'에서도 주연인 하정우와 공효진에 촛점이 자주 맞춰져있다.
그는 대원들과의 화합과 건강, 재미와 즐거움을 위해서 무척 노력한다. 여러가지 에피소드는 예능 프로보다 재미가 있다. 보너스로 대원들이 걷는 길가의 환상적인 경치가 아름답다.
하정우(본명김정훈)와 친동생 차현우(본명 김영훈) 가 쉬고 있는 모습. 중견 탈랜트 김동건씨의 두 아들이다. 형제가 함께 한 국토대장정의 경험은 또 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5. 가식없이 털털한 공효진의 자연스런 매력이 돗보인 영화.
공효진은 가식이라고는 없이 대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고 물집을 덜 생기게 하기 위해서 발가락 양말도 신는다.
나는 그녀를 드라마 '화려한 시절'에서 보고 독특하고 재미있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상두야 ! 학교에 가자!'를 보고 팬이 됐다. 영화 '홍당무'에서는 촌스런 여자같지만 제대로 차려 입으면 모델출신이라서 그런지 환상적인 매력을 보여 준다. 그녀는 내가 이름만 보고 무조건 보는 여배우 중에 한 명이다.
공효진은 인간관계에 지치고 피곤해서 국토대장정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한다.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그녀는 국토를 걸으며 자기 안의 복잡한 생각들을 하나 하나 버리며 갔을 것이다.
6. 577 프로젝트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17명이 출발 할때는 생각이 다 달랐을 것이다. 모두 배우지만 비중이 다르다. 그러나 20일 간에 대원들 속에서 섞여서 수 많은 자기를 발견 했을 것이다. 과거의 자기를 정리하고 미래의 자기를 계획 했을 것이다.
그래서 대원들 모두가 다 주인공인 영화이다.
7. 가족이나 형제가 함께 해보면 좋을 577프로젝트.
우리가 태어난 땅을 두 발로 걸어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내가 젊다면 한번 시도해 보고 싶은 프로젝트이다. 하루에 8시간을 걷는다는 것은 내게 너무 무리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대전의 특정지역을 정해서 하루에 3시간 정도 걸으면서 이 가을을 즐기고 싶다.
추석 연휴에 한바탕 웃고 싶다면 '577 프로젝트'를 다운로드해서 보길 권유하고 싶다.
나는 추석에 보는 영화는 경쾌하고 즐거워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 저는 오늘 10시에 덕산 시골집으로 갑니다. 추석에 제사를 지내고 성묘도 하고 내일 옵니다.
제 블로그를 찾아주신 이웃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추석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