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연구소 판교 신사옥에 초대 받아 가다.
블로그를 하면서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내 글을 전혀 생각도 못했던 사람들이 읽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이다. 방송사의 작가나 출판사 홍보실 직원이 보는 일은 흔한 일이 됐다.
20일 전에 나의 방명록에 비밀글로 초대장이 왔다. 초대한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나는 평소에 '안철수연구소'라고 하면 나같은 사람은 감히 가볼 생각조차 못하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고급두뇌들이 모여서 컴퓨터 바이러스를 막는 연구를 하는 곳이라는 정도의 지식밖에 없었다. 시집의 인척의 아들이 군대 대신에 '안철수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카이스트대학원에 진학을 한 것을 보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곳에서 나를 '신사옥이전 오픈하우스데이'에 초대를 해준 것에 감동을 했다. 블로그 하나를 우연히 만들고 열심히 했을 뿐인데 초대받는 곳도 많고 대접도 극진히 받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1. 강남역에서 16분거리의 판교역 가까이 있는 안철수연구소
나는 대전역에서 2시 29분 기차를 타고 서울역에 내려서 4호선을 타고 충무로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을 했다. 양재역에서 다시 요금 900원을 찍고 신분당선을 타고 판교역에 도착하니 6시였다.
친구 명희는 이미와 있었다. 동반 1인을 더 초대해서 부천에 사는 친구 이명희와 함께 갔다.
블로거들 끼리 아무리 온라인에서 매일 댓글을 주고 받아도 오프라인에서 오랜 시간 소소한 우정부터 키워온 친구와 같지는 않다. 명희와 같이 가니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분당역에서 걸어서 약 7분거리에 똑같은 쌍둥이 빌딩이 보였다. 전 손학규 경기지사가 판교 테크노벨리를 형성하려는 계획으로 싼 값에 기업에게 땅을 분양해주었다고 들었다.
왼쪽 건물이 안랩(AhnLab) 건물이다. 위치가 상당히 좋았다. 새로운 경험은 나를 늘 들뜨게 한다. 나의 마음은 조금씩 설레기 시작했다.
버스정거장도 '안철수연구소'이구나. 안철수박사의 부모님은 교과서에 늘 나오는 '철수'를 이름으로 지으셨을 때 무슨 생각으로 지으셨는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는 지금도 초등학교 교과서의 모든 남학생의 이름이 철수이고 여학생은 영희인지 궁금해졌다. 흔할 것 같으면서 전혀 흔하지 않은 이름 철수가 갑자기 친밀하고 좋아졌다.
2, 새로운 역사를 계속 쓰고 있는 안철수연구소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는 직원 3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700명이라고 했다. 여의도 사옥은 임대였는데 판교 신사옥은 회사 재산이다.
3. 연구원들은 어떤 저녁 식사를 하고 있나?
박근우 커뮤니케이션팀장(부장)이 오픈하우스데이에 대한 취지를 설명해주었다. 인상이 서글서글하고 친화력이 있는 호남형이었다.
직원들 소개를 하고, 가운데 연수생(이름: 모희서)이 메일을 보내주었다. 대부분 IT 분야의 블로거들을 초청한 것같았다. 나는 거의 컴맹 수준이어서 순수하게 보고 느낀 점을 알고 싶어서 초대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팀장님은 우선 저녁 식사부터 하고 사내를 견학한다고 했다.
"평소에 저희들이 먹는 대로 자연스럽게 대접하겠습니다."
나도 그게 더 좋다고 생각했다.
두 줄로 줄을 선 것은 메뉴가 두 종류여서 자기가 선택한 음식이 나오는 쪽으로 선 것이다. 나는 동태찌개를 먹기로 했다.
2011년 11월9일의 메뉴는 나물비빔밥과 동태매운탕이었다.
나는 교과부 블로그 기자단을 할 때 대전에 있는 항우연(항공우주연구소)에도 견학을 갔다. 그곳의 식당과 비슷한 수준의 메뉴였다.
4. V3 lite 를 만든 책임연구원을 만나다.
나는 얼마 전까지 컴퓨터 화면이 갑자기 정지 되거나 자주 꺼져서 여간 불편했던 게 아니었다. 컴퓨터 기사를 불러서 고쳐도 다시 그랬다. 출장비 15.000원이나 주었는데 ...... .
다음통합검색에 '컴퓨터가 정지됐을 때' 를 검색하니 V3 lite를 까는 방법이 나왔다. 그대로 따라서 하니 바탕 화면이 V3lite가 떴다. 그후 매일 한 번씩 onE click-빠른검사-PC최적화를 하고 컴퓨터를 끈다. 그후 컴퓨터 사용이 너무 편하고 좋아졌다.
나는 하도 신기해서 내가 가입한 카페 4~5곳에 자세한 방법을 적어서 올렸다.
'이렇게 대단한 백신을 무료로 공급하는 안철수연구소가 정말 대단하다'고 늘 느끼며 사용하고 있다.
오래 전에 외국기업에서 100억에 팔라고 했었다는데 지금 시가로 따지면 얼마나 될지 정말 경이로운 일이다.
그런데 그 V3lite를 개발한 팀의 책임연구원이 바로 내 앞에서 질문을 받고 있었다.
김성철 책임연구원(시스템 솔루션팀/소프트웨어개발실)에게 질문한 내용들을 정리한 것이다.
* 연구원 250명이 바이러스를 잡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악성버전을 막기 위해서 V3lite를 먼저 확산시켰으나 빨리 막으려고 만들어서 좀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장애인을 위해서 V3lite를 보완하고 있다.
* 뛰어난 해커는 입사를 시키기도 한다.
* 저작권보호를 위해서 직접 개발해서 외부공격을 피하고 있다.
* V3lite는 안정성을 위해서 업데이트가 이중으로 되어있다.
좀더 전문적인 질문은 내가 잘 못알아 들어서 기록을 못한 부분도 있다.
* 이명희, 김성철 책임연구원[V3lite 개발자],모과 김성희
나는 V3lite를 개발한 김성철 책임연구원님이 너무 고마워서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다. 살다보니 이런 영광스런 일도 내게 일어나는구나 하고 기뻐하며 사진을 찍었는데 연구원께서 너무 수줍어 하신 표정으로 나왔다.^^ 에고 표정만 보면 마치 내가 V3lite를 연구한 사람같이 나와서 반성 중이다.
한국 항공 우주 연구소에서도 느낀 일이지만 과학자들은 연구만 하고 사는 분들이라서 그런지 참 순수하고 눈이 맑은 분들이다.
5. 안철수연구소의 가장 장점은 무엇일까?
건물을 누가 설계했는지 참 예술적이고 실용적으로 했다고 느꼈다. 적은 공간도 모두 활용해서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게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앉아 있는 계단식의 공간은 휴식처도 되고 공연장도 된다고 했다. 초대받은 모든이가 다 앉은 것은 아니다. 내옆에 악락가츠님과 바람처럼님이 보인다. 앞줄 왼쪽의 조범님은 가족동반으로 왔다.
직원들이 쉴 수있는 공간과 아래 공간은 카페이다 직원들은 50% DC해 준다.
직원들의 놀이기구는 축구 게임기라고 한다 .
각층의 휴게실마다 두 대씩 있는 안마기는 한 대당 1,200만원이라고 했다.
자그니님이 시범적으로 누워서 가동해보고 있다. 자그니님은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후보 간담회에 나를 초대해준 블로거이다.
윗층에서 내려다 본 휴식 공간의 모습이다.
이날의 실버 미인 4인방이다. 계단도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중년 여성들이 까만색을 좋아 한다는 것을 우리가 증명하고 있다. ^^
6. 24시간 풀가동 하고 있는 보완관제탑
소회의실 옆으로 유리벽이 있는데 그곳에는 연구원들이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직원 700명 중에 30%가 여성이라고 했다. 여직원수가 점점 늘어 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근무 중인 직원들의 모습이다. 직원용 의자의 값이 130만원이라고 듣고 많이 놀랐다. 전 직원의 의자가 그렇다고 들었다. 3교대를 해야 하는 사원들의 건강을 위해서 그런 투자를 하는 참 대단한 기업의 정신을 보고 들어서 기뻤다.
산뜻하고 예쁜 쓰레기통의 모습이다. 나는 안철수연구소를 견학하며 건축이 예술인 것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건물 전체의 조화로운 아름다운 모습이 직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것이다.
7. 소박한 선물도 받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박근우팀장님은 판교신사옥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안랩인이다. 판교 신사옥과 함께 오래 기억에 남을 친절한 미소라고 생각한다.
각자 쇼핑백에 든 선물을 하나씩 받았다. 연구소에서 주는 선물이라서 뭔가? 하고 기대가 무척 컸는데 소박한 메모지와 볼펜이었다. 생각해보니 그래서 더 좋았다.
친구 명희와 나는 왔던 길을 다시 돌아와 판교역 벤치에서 30분간 담소를 하다 신분당선을 타고 함께 강남역으로 , 환승해서 신도림역에서 내렸다. 우리는 1호선 반대 방향으로 명희는 부천으로 나는 노량진으로 향했다.
명희와 나는 안철수연구소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이날에 함께 했던 추억을 떠올릴 것이다.
참 아름다운 밤 ,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안철수연구소에 고맙다.
무엇보다 나를 초대해준 분에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