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온 국민이 다 보고 깊이 생각해야 하는 영화

모과 2011. 3. 17. 12:02

 영화의 입소문이  좋게 나고 박스오피스 등수도 좋아서 ,무엇보다  나의 미래의 문제여서  그영화를 보러 갔다.큰동서형님 (67세),큰시누이형님( 64세) 그리고 나(60세 )는 표를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매표소 앞에서 만나서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봤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 따뜻하고 잔잔한 영화였다.  인생의 황혼의  노환과, 치매와, 사랑과, 부부애와  사람사는 이야기가 다 들어있었다.

 

 

이순재(김만석,77세), 송재호( 장군봉,73세), 윤소정(송이쁜,68세), 김수미(조순이,61세) 씨가  주인공들이다. 모두 나와 남편, 아주버님들보다  조금 나이가 더 되신 분들이다.  바로 우리 세대의 이야기가 영화의 내용이었다. 

 

추창민 감독이 누구인가 했더니 아! 이정진이 군대에 가기전에 출연했던 "마파도" 와 설경구와 송윤아가 공동주연한 '사랑을 놓치다"  를 감독한 사람이었다. 추감독은 유머어도 있고 인생의 깊이도 알고 있는 분 같았다. 나는 두 영화를 좋게 봤다.

 

강풀의 만화가 원작이라서 더 기대가 됐다. 강풀의 만화는 따뜻한  내용이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담긴 내용을 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윤소정(68세)은  유명한 연극배우였다. 나이가 들어도 멋지게 늙었다.  네 명의 배우 중에서 나는 윤소정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김수미(61세)는 깊은 병(빙의)을 앓고 나서 그런지  얼굴이 나이보다 더 늙어 보였다.

 

주연 배우들이 모두 연기경력 40~50년 가까이 되서 연기력이 작품을 더 빛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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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사랑은 외로움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의지할 사람이 필요한 독특한 것이다. 이름도 없는 윤소정 할머니에 대한 이순재 할아버지의 사랑은 인간에 대한 연민이고 우정이라고 생각되었다.

 

1. 노년의 부부 사랑은 동지애와 연민 그리고 책임감 이다.

 

 노년의 로멘스와  깊은 부부애를  젊은이들이 상상이나 할수가 있겠는가?  나역시 60세가 되서 부부만 남아서 살고 있는 요즈음이 평화롭고 제일 행복한 것을 알았으니까  내 나이가 되기 전에 모르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른다.

 

 치매 걸린 아내를 (김수미)  집에 두고 대문을 잠그고 가는 모습에서 시아버님의 모습이 떠올랐다. 간병인이 오전에 오고 자식들이 수시로 가지만  어머니의 보호자는 아버지여서 늘 고생하고 계신다.

 

어머니는 같은 말을  수없이 되풀이 하시지만  당신이 하시던 일은 다 잘하고 계신다. 점점 기억력이 더 떨어지고 그렇게 좋아 하시던 드라마도 보면 잊어 버려서 내용이 연결이 안 되고 있다.

 

송재호 노인의 자식의 모습은 우리 형제들 모습과 비슷하다. 그보다 조금 더 자주 찾아뵙지만  그 말하기조차 송구스럽고 부끄럽다.

 

2. 치매 걸린  김수미(조순이) 의 모습에서  미래의 나를 생각해 봤다.

 

 

남편이 모르고 열어놓고 간 대문을 열고  집을 나간 아내(김수미) 를 정신없이 길을 헤메며 찾아 다니는 송재호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미래의 남편을 바라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라고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을 할 수 있겠는가? 

송재호씨 같이 체격이 작은 남편이 무거운 나를 간병하면서 고생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에고고고 ,체중을 빨리 빼야겠구나. 시집은 남자들이 치매에 걸린 분이 없이 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집안이다.

 

양 옆에 앉은 두 형님들이 훌쩍이며 울고 있었다.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가보다.

 

집을 잃은  김수미 할머니를 어디로 갈까봐  지키고 있는 이순재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투박한 말 속에 같은 노년에 대한  연민과 애틋함이 보였다.

 

나이가 드니 나는 자주 동년배들에게 동지의식을 느낄 때가 많다. 나이가 60이 넘어서 누가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고 못났으면 얼마나 못났겠는가?

나는 60세 이상  살아온  온 연륜들이 다 있는  그분들을  이해하고 바라보게 된다.

 

3. 손녀딸은 핏줄의 연결고리이고 서로 뗑기는 인륜이다.

 

동사무소 공무원으로 나오는 송지효는 예쁘고  심성고운 손녀로 나왔다. 단역이었지만  영화 속에서 보석처럼 빛이 나는역할이었다.

 

영화에서 손녀딸의  할아버지에 대한 배려와 사랑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손녀상을 보여준 것이다. 세상의 손녀와 손자가 다 영화 속의 송지효 같이 하기를 바라는 감독의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공부가 모든 핑게이고 손자,손녀들은  할아버지 생신이나 명절에 모두 시험공부 때문에 참석을 못하고 있는 집이 태반이다. 그렇다고  공부도 엄청 잘하는 것도 아니다.

 

4. 오달수, 이문식은 영화속의 웃음제조기이다. 

 

늘 조연으로 나오지만 오달수와 이문식이 나오면 나의 몸은 벌써 웃으려고 반응을 한다. 그들을 보는 자체가 즐겁고 재미가 있다.

때로는 따뜻한 표정으로 , 때로는 비굴한 표정으로 ,때로는 장난스런 표정으로 영화의 요소요소에 나타나서 웃음 폭탄을 날려준다.

 

오달수, 이문식으로 해서  슬프고 우울할 영화가 밝고 재미있어 졌다.  영화의 감초는 조연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영화 화면은 밝고 따뜻한 영화로 보인다. 그러나  내용은 회색빛 우울한 노년의 이야기이다. 장수사회에서 꼭 지나가야 할 질병과, 치매와, 죽음을 그리고 죽는 날이 가까운 노인에게도 사랑의 씨앗은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속의 누군가와 영화를 보는 사람이 일치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를  사랑 합니다"는 전국민이 다 보고 가족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좋은 영화이다. 나는 왜 15세 이상인지 이해가 안된다.

 

내곁에서 노년을 함께 살아 갈 남편이 다정하고 온유하고 착해서 다행이다.  나도 남편에게 더 잘해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한 영화였다. 남편은 나의 유일한 절친이기 때문이다.

 

** 블로그 메인,영화코너 베스트로 선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저는 우리 나라가 세계 최고의 영화 산업국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