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형 엄마의 A형 아들들 교육기
아들만 둘인 나는 아이들을 키우는데 크게 힘든 적이 없었다.
두 아이 다 천성적으로 착하고 조용하게 자랐다. 막내가 가끔 엉뚱한 말이나 행동을 해서 우리 부부를 즐겁게 해주었지만 별스럽지 않게 잘자랐다. 시집 식구들의 심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다. 남편과 두아들이 모두 혈액형이 A형이고 나만 O 형이다.
* 큰아들의 4살 때 모습 : 어릴 때부터 멋을 내고 어디서 봤는지 폼도 잡고 찍었다.
** 모두 제각각인 유치원어린이들 의 모습 무질서 속에 작은 질서가 보인다. 선생님 앞에는 모두 서있다.
시집식구들 모두 조용하고 꼭 필요한 말만 하는사람들이다. 결혼하고 처음에는 시집의 분위기에 적응하기 무척 어려웠다.대화는 거의 없고 꼭 필요한 말들만 하고 침묵이었다. 나는 처음 접하는 침묵에 적응하는데 3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남편은 교사였던 아버지의 부임지를 따라서 함께 살던 두 형들과는 다르게 덕산 시골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마을 입구의 수덕초등학교에 다니며 살았다. 친엄마가 8살에 병환으로 돌아 가셔서 기는 이미 그때 팍 꺽여서 살기 시작한 것 같다. 11살에 새로온 새엄마는 동생들을 낳은 후 평생을 계속 아팠다.5살 짜리 시동생을 학교에 데리고 가서 옆자리에 앉히고 공부를 했다. 남편의 성장과정은 7형제 속의 딱 중간으로 늘 양보하고 참고 묻혀 가는 아들이었다.남편의 성격이 내성적이고 조용한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남편이 바로 위의 누나와 손아래 동생에게 정이 각별한 것은 너무 이해가 된다.
나는 친정에서 아주 자유롭게 의사를 말하며 자랐고 부모님은 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대부분 믿고 하게 해주었다. 단지 예절과 정직한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배우고 자랐다. 여자라고 불이익을 받고 자란 것도 전혀 없다. 나는 늘 밝고 명랑했으며 친구들과 있을 때는 대부분 나의 의사대로 정하곤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친구들의 혈액형도 모두 A형이었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지 당한 적이 없었다. 물론 버릇없게는 못하게 교육을 받았다.
결혼을 하고 두아들을 낳았는데 모두 A형이라서 소심하고 조용하며 소극적이다. 나는 늘 혼자 떠드는 편이고 남편은 내말을 듣고 빙그레 웃어 주었다.
* 큰아들의 조촐한 돌잔치, 나는 형식적인 것을 좋아 하지 않는다. 시댁에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주고 어른들은 식사를 한끼 집에서 함께 했을 뿐이다.남편은 대학원 졸업반이었다.28살, 29살의 젊었던 우리 부부.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다른 부부이다. 남편은 자기하고 많이 다른 내가 좋다고 한다.
남편의 키가 작은 편인데 나는 키가 크고 남편은 조용한데 나는 좀 시끄럽다. 기분이 업되면 다다다다 혹은 종알종알 떠든다. 두아들과 남편은 나의 모습을 보고 웃어 준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일때 너무 내성적이고 말도 적은 아이들 때문에 형님들과 대화를 한 적이 있다.
" 박씨 집안의 남자들은 모두 내성적이야. 구태어 외향적으로 바꾸려고 할 필요가 없어. 그냥 옳고 그른 것만 잘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해. 내성적인 아이를 억지로 외향적으로 바꾸려고 하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더 받게 되는 것 같아"
나는 그말이 공감이 됐다. 내성적인 아이라고 자기가 할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앞으로 나서거나 활발하지 않을 뿐 오히려 성실하고 꼼꼼한 것은 장점이다. 학교의 전달사항이나 숙제등을 잊거나 안해간 적도 없다. 조용하니 주변에 친구들도 많았다. 대부분 외향적인 친구의 말대로 들어 주는 장점도 있다.
* 시골집 앞에서 남편과 나의 모습, 건강때문에 남편이 나의 다이어트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그상태 그대로이다. 3~4년전의 사진이다.아주 그냥 뚱땡이가 됐어요.^^ 남편의 소리가 나지 않는 미소는 아들둘이 그대로 닮았어요.
재미있는 것은 큰아들이 직장 상사중에 여자분들은 O형이 많았다. 활달한 O형 엄마 밑에서 성장한 아들은 여성에 대한 배려와 평등정신을 생활속에서 배우고 자랐다. 아들의 직장에서의 롤모델이 여성들인 것은 나의 남녀 평등 교육의 성공 사례가 될 것이다.
남자 셋,여자 하나의 구성원인 우리 가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성평등, 배려. 여성우대를 어렸을 때부터 구체적으로 가르쳤다.
1. 엄마는 세 남자가 보호해주어야 하는 존재이다.
2. 성평등을 넘어서 여성을 보호차원에서 우대해야 한다.
3. 가족 대부분의 의견을 따르는 조화가 필요하다.
4. 집에 들어오면 대부분 셀프로 하게 했다
[*이것은 제가 상점에서 12년간 하루종일 장사를 할 때 했습니다. 전업 주부일때는 대부분 제가 다 했습니다.]
**올해 32세,30세인 아들들 직장에서 잘 적응하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여성들과 잘지내며 즐겁게 동료 여사원의 커피도 타줍니다. 남자,여자 가 아닌 인간의 도리와 따뜻함을 가르치고 싶었는데 그점은 성공한 것 같습니다. 제 글을 자랑으로 보는 분들이 계시는데 먼저 자녀를 키운 엄마로서 정보 제공이라고 읽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