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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로 다시 태어 나고 싶은 이유

모과 2010. 4. 12. 06:30

나는 40세 까지는 여자로 태어난게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정하고 온유하며  조용한 남편과  하는 일마다 기쁨을 주는 두 아들과 하루하루가 참 행복했다.

27 살에 결혼을 해서 40세가될 때까지 이렇다 할 부부 싸움 한번 하지 않고 살았다.

 

43세에 폭풍과 풍랑이 밀어 닥친 집안을  한동안 지키며 견디기 힘든 고난을 견뎌냈다.

두 아들을 제대로 못키우면  내 인생은 완전 끝장이라고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10여년의 세월을 보내며 아이들도 교육을 마치고 군대에도 다녀왔다.

 

두아들이 군대에 가기 전에는 엄마를 무척 의지했는데  제대를 하고 와서는 완전히 태도가 달라졌다.

몸도 완전히  강한 남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대학을 졸업을 하고는 엄마를 여동생같이 돌봐야 하는 책임을 느끼는 것 같았다. 아빠에게는 친구같은 아들들이 되었다.

군대에서 어떤 일들을 경험하고 왔는지 신기했다.

나는 만약 가능하다면 남자로 다시 태어나고 싶다. 여자로 59년을 살아보니 재미가 별로 없다.

 

1.  연평도나 백령도에서 군생활을 하고 싶다.

 

  아들들이 군에 입대할 때 따라 가 보니 한번에 1,700명정도 입대를 하는 듯했다.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이야기를 하고  블로그에서도 군대 이야기가 대박을 친다.

큰아들이 공군을 간 것은 군생활이 긴 대신에 좀 편하게 보내고 싶어서 였다. 공군은  최전방에 없다며 ....

* 공군에 입대한 조인성군이 멋져서 이미지 사진으로 사용했습니다.: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허나 국방부소속으로 뽑혀서 OO도에서 대부분의 군생활을 했다. 꼬여도 상당히 꼬였다며 같은 일을 하며 육군보다는 6개월,해군보다는 2개월을 더 근무했다. OO도에서 군생활을 하며 알게된 동기들은 아직도 연락을 하며 잘지내고 있다. 환경이 열악하면 사람이 뭉치는 좋은 경험을 했다고 본다.

사복을 입고 휴가를 나오곤 했던 아들은 군대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편히 있으니 걱정 마시라" 고만 했고 전화도 자주했다.

 

 

* 육군조교를 한 배우천정명: 이미지로 사용했습니다.

 

막내는  빨리 끝나는게 좋다고 육군을 지원했다. 의정부에서  집합을 했고 일산 30사단에 배치됐다.

형이 신촌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부대 앞에서 내려 면회를 자주갔다.

군대는 현대식으로 연인들을 위해서  칸막이 카페 같이 면회실을 만들었다.  양념치킨과 생맥주도 팔았다.

군대 참 좋아졌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막내는 취사병을 하다 허리의 통증이 심해서 행정병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막내 역시 군대 제대 후 의젓해졌고 남자가 돼서 돌아 왔다.

 

나는 큰아들이 있었던 연평도나 백령도에서 빡쎈 군생활을 한번 해보고 싶다. 계급에 의해서 명령에 복종하는 군생활에서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들과 어울려도 보고 싶다. 어떻게 극복을 하는지 경험을하고 싶다.

 

 2.  베낭 하나 메고 여행을 다니고 싶다.

 

 

  나는 보수적인 세대라서 아직도 혼자 하는 여행에 익숙하지 않다.

출장을 가서 모텔에 머무르면서도 늘 마음은 불안하고 불편했었다.

남자라면 베낭하나 메고 우리 나라 부터 전국을 다 누비고 다니고 싶다. 친한 친구와 두 셋이서 자전거를 타고 동해안을 따라서 바다를 보며 여행도 하고싶다. 외국으로 베낭여행을 혼자 떠나보고 싶기도 하다. 해남 땅끝마을에서 판문각까지 국토 대장정도 해보고 싶다.

 방학이면 제주도에 보름정도 머무르면서 섬 전체를 밟고 다녀 보고 싶다.

남자면 자유로운 점이 너무 많다. 그 자유로움을 누려보고 싶다.

 

3. 성공한  C EO 가 되고 싶다.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막내동생이 몇 번 한 말이 있다.

" 누나는 남자라면 성공한  C E O가 됐을 거야"

두  아들들도 가끔 말한다

"엄마는 남자였다면   C E O 로 성공했을 거야"

그들이 나를 그렇게 본다니 만약 내가 남자로 태어나면 멋진 사업의 리더가 되고 싶다.

여자로 살면서 겪은 고난과  견딘 고통을 생각하면 뭔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것같기도 하다.

 

 

 

* 성공하고 존경받는  C E O 안철수 교수님: 이미지로 사용합니다: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대신 직원들과 회의하고 혼자 연구하고 고민하는 사업가가 되고 싶다.

나는  보통 여성들이  흥미를 가지는 것에 도통 흥미가 없다.

돈자랑,  보석자랑,명품자랑 , 옷자랑 ...아니 사랑이라고 말해도 되겠다.

그보다는 책에 더 관심이  많고 글을 쓰는것을 더 좋아 한다.

바로 말하자면 집안 살림에 취미가 좀 많이 부족하다.

다행히 인복이 많아서 시집식구들이 서로 반찬을 해주고 있다. 시거든 떯지나 말라고 시댁에 가서는 무조건 겸손한 자세가 된다. 사실 알고 있는 점이 없으니 겸손이 아니라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다. 남편 또한 나의 그점을 인정해주니 천생연분이 따로 없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편식을 하지못하게 엄격히 교육은 했다. 그리고 장사를 하기 전까지는 못해도 열심히 정성껏 살림을 했다. 그러나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남자가 훨씬 좋겠다.

 

 4, 멋진 애인과 남편이 되고 싶다.

 

내가 남자로 태어난다면 외모는 보통으로 인상이 좋았으면 좋겠고 키는 좀 컸으면 좋겠다. 우리 아들들정도로 생기면 좋겠다. 남편보다 아들들 외모가 더 좋겠다.

 

유호정 같은 인상의 여성과 아름다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

평생을 아내만 바라보고 남자도 결혼의 순결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주겠다.

아내이외에 여자친구를 갖지 않겠다. 여러명이 모이는 곳에서 함께 모이는 이성 친구외에 단둘이 따로 만나는 여자친구는 갖지 않겠다.

아내가 나로 인해서 여자문제로 조금의 상처를 받지 않게 해주겠다.

 

* 드라마 이웃집 웬수: 손현주와 유호정

 

아내에게 가끔 전화로 다정하게 말해주고 싶다.

"고맙다 " 가끔은 "당신은 내게 꼭 필요한 아내'라고 말해주겠다.

꼭 형식적으로 "사랑한다"라는 말 대신에  나의 눈빛,손길로 아내가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5. 자상한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들에게 자상하고 따뜻한 아빠가 되겠다. 내가 엄마로도 다정다감했으니 남자로 태어나도 그런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들과 어릴 때부터    대화로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나의 성실하고 상식적이고 꾸준한 생활을 보고 아이들에게 자랑스런 아빠가 될 것이다.

아들들이 힘들때 아빠로서 적절한 조언을 해줄 것이다.

지금남편이 아이들에게 해주는 것과 같이 그렇게 해 줄 것이다.

아들들과 단둘이 여행을 갈 것이다.

낯선 여행지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인생을,연애를, 학문을 ,직장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주고 받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었으면 솔직하게 사과하는 아빠가 될 것이다.

나는 남자로 태어나면  자식들에게 훌륭한 아빠보다는 사랑하는아빠가 되고 싶다.

 

* 영화 "마이파더"에서 김영철씨,따뜻한 아버지의 이미지이다. 

 

6. 무엇보다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나는 어릴때부터 병약해서 자주 아팠다. 결혼전에는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결혼을 해서는 남편마음을 아프게 했다.  몸이 자주 지치니 집안 일은 늘 대충이었다.

힘이 들면 하던일을 그만 두고 그냥 쉰다. 집안은 늘 어수선하다.

남편과 아이들이 그런 엄마에게 늘 다정하고 함께 일을 분담해서 해주고 있다.

 

올해 60인 남편이 친구 7명과 함께 자주 시골집에서 모인다.

고등학교 동기동창들인데 7명중에 밥을 제대로 할줄아는 사람이 남편밖에 없다고 했다.

우리집은 누가 먼저랄것 없이  집에 들어 오는순서대로 세탁기도 돌리고 밥도 한다.

요즘은 내가 집에만 있어서 주로 내가 하지만 맞벌이를 할 때는 그렇게 했다.

내가 건강했다면  남편과 아이들이 좀더 행복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내가 몸이 약해서 일어난 고난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남자로 태어난다면 무조건 건강하게 태어나고싶다.

 

* 그외에 내가 여자로  살면서 가졌던 좋은 점 ,따뜻한 마음, 정이많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 밝으려고 노력하는 점등은 그대로 가지고 남자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더큰 소망은 남편은 여자로 태어나서 나와 부부로 다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남편은 참 좋은 아내가 될 것 같습니다. 나보다 더 잘 할 것 같습니다.

 

오래 전 부터 남자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것을 한번 써봤습니다.

기독교인(천주교) 이라서 다시 태어날 일은 없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