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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사람은 일단 무시하고 보는 서울 사람들

모과 2010. 2. 17. 08:51

서울에서 초등학교 부터 대학까지 졸업한 나는 서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경기도 소도시에서 7년간 교편  (지금은 대도시가 됐다) 생활을 한 나는 어디서도 무시를 당해  본 적이 없다.서울에서도 명문 여대라고 부르는 신촌에 있는 대학교를 나왔다. 나름 대로 지성인이라고 생각하고 살아 왔다.

 그러나  나는 평생을 살면서 남을 무시하지 않고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혼을 하고 부산 광역시에서 근 30년을 살았고 2008년 부터  대전 광역시로 이사를  왔다.

대도시에서만 살아서 내가 촌년이라고 생각조차 해본 일도 없다.

 설날 전에 아들의 원룸을 구하러 서울에 가서 완전 촌년 취급을 받았다.

세상에 ! 사람을  이런 식으로도 무시를 하는지 처음 알았다.

 

 

나는  서울이 그래도 고향으로 생각이 되서 가끔  경복궁 앞의 은행잎이나 명동 거리가 추억으로 떠올랐다. 무교동 낙지 골목에서 매운 낙지를 단무지와 함께 먹던 일도 추억이라고 떠올랐었다.

 설 전에 방을 구해 놔야 마음이 편해서 부동산 아주머니와 통화를 하고 올라갔다.
대전역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오후 3시 9분 열차로 서울역에 갔다.
서울역에 도착을 하자 마자  부동산 아줌마가 전화를 했다. 차가 많이 밀려서 자기가  좀 늦을 거라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다. 나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4시 이후에  만나기로 했는데 나도 기차표가 없어서 좀 늦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 역에서 내렸다. 부동산  아줌마는 나보고 대한 극장 옆에 있는 OO 리아 일층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비가 부슬부슬 오던 수요일이었다.
 
나는 OO리아가 너무 붐벼서 그냥 밖에서 기다렸다. 사먹지도 않으면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싶지가 않았다.
부동산 아줌마 자동차의 차 넘버를 알려주어서 기다렸다 앞 자리에 탔다.
원룸으로 가면서 부동산 아줌마가 엉뚱한 소리를 했다.
" 방이 나갔을지도 모르겠는데..."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 아니 ? 무슨 말씀이세요? 대전에서 기차를 타고 왔는데 없으면  미리 말해야지요."
" 제가 아드님에게도 말했는데요. 방이 금방 금방 나가기 때문에 .."
" 어제 통화를 했고 주인에게 연락을 해서 방이 나갔으면 저에게 알려 주어야 하지요"
 
부동산 아줌마는 주인에게 전화 통화를 하더니 방이 아직 있다고 했다.
나는 속으로 나를 가지고 놀고 있나  생각했다.
" 제가  원래 서울 사람이예요. 결혼을 하고 부산, 대전에 오래 살아서 그렇지. 학교도 신촌쪽에서 나왔어요."
" 아드님도 신촌쪽에서 나왔다고 하던데요?"
" 네 그 애는  OO대학교를 나왔고 나는 OO여대를 나왔지요"
나는 이런 말을 하는 자체가 짜증이 슬슬나기 시작했다.
 
원룸에 도착하니 키가 작고 예쁘장한 주인 여자가 나왔다.눈은 성형한 자국이 아직 아물지 않은 상태였다.아들이 미리 와 본 방이어서  확인만 하고 바쁜 아들대신 계약을 하러 올라 간 것이다.
다시 부동산으로 계약서를 쓰러 셋이 차를 타고 가는 중에 원룸 여자가 말을 걸었다.
"아드님이 OO상고를 나왔나 보지요?
무시하는 말투로 들렸다. 나는 내 속에서 밸이 꼬이고 있는 것을 느꼈다
." 아닌데요. 서울에서  OO대학을 나왔어요"
"우리 아들이 OO 상고를 나온 것같이 보였나 보네요?"
"아니, 예전에는 상고 출신들이 은행에 취직이 잘되어서 .."
 
부동산에 도착을 하고 쇼파에 앉자 마자 원룸 여주인이 또 이상한 말을 했다.
" 일층은 남자 8명, 이층은 여학생 8명이 있어요. 직장인은 두명이예요. 공무원 시험에 붙어서 OO구청에 발령이 났데요.촌에서 올라와서 엄마가 무척 부탁을 하더라구요. 왜 촌사람들은 착 안기는 데가 있잖아요. 친절하게 . 울산에서 올라 왔다던데.."
" 울산 광역시인데요? 무슨 촌입니까?"
"그래도 서울에서 보면 다 촌으로 보니까"
난 참 여자 딱하다 생각을 했다.
"나는 대전에 살라고 해도 못 살겠더라구요"
오잉 ! 이여자가 미쳤나? 나의 참을성을 시험을 하나?
 '왜요? 대전이 얼마나 살기 좋은 데요. 행복한 도시 1위,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했어요."
  아니 난 친척들이 법동인가 사는데 가보니까 너무 촌같아서 ..."

좋다 내가 오늘 버릇을 고쳐 주마. 생각하고 자세를 바로 잡았다.목소리를 더 친절하고 상냥하게 했다.

" 아주  노후 대책을 철저하게 해놓으셨네요

" 그래도 나랑 공치는 여자들 하고 비교를 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예요. 차들도 다 외제차를 끌고 오고 "

"돈이 많으면 뭘하게요. 다 쓰지도 못하고 갈 건데요. 왜 재벌 자식들이 자살을 하겠어요. 다 가지고 있는데 "

내가 정색을 하고 말했다.

그녀의 표정이 좀 당황을 하는것 같았다.

서류에 도장도 찍고 다 처리를 한후 다시 원 룸으로 갔다.
2층에 사는 여대생이 풀옵션으로 간다고 냉장고와 세탁기를 30만원에 팔고 간다고 해서 사기로 했다.
"어쩜 그렇게 예쁘게 생기셨어요. 나는 내가 키가 커서 작고 예쁜  분이 좋더라구요."
내가 그부분은 진심으로 칭찬을 해주었다. 나보다 두살 아래이기도 했다.
가면서 나는 아들이 졸업 전에 대기업에 합격을 했고 ,  적성에 맞지 않아서 다른 기업에 다시 취직을 했다고 말했다. 숙소가 원 룸에서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한 이동네에 숙소를 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아들자랑을 하려고 한 의도가 다분히 있었다.
 
원룸 주인 여자 도 아들만 둘인데 큰아들은 대기업에 다니다가 그만 두고 미국에 들어 갔고 막내 아들은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아줌마는 강남 8학군에서 아들을 교육을 시켰는데 입시에 실패를 했다고 했다.

.법학과가 로스쿨로 전환 되어서 경영학과가 너무 점수가 높아 졌다고 했다
 
8학군에서 사교육도 충분히 시켰다고 말했다.
 
두 여자들의 아들이 다닌 학교는 내 아들이 나온 학교보다 세평이 높지도 않은 학교였다.단지 내가 대전에서 올라 간 것 때문에 촌년 취급을 했던 것이다.
두 여자 다 서울사람도 아니었다.서울에 온지 오래 된 사람들이 었다.
 
내가 공손하게 최고의 예우를 다해서 대해 주었더니  자신들의 부끄러움을 깨달은 것이다.
 월룸을 나서며 공손히 고개를 살짝 숙이며 인사를 했다.
원룸 주인 여자도 같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데 무척 공손해 져 있었다.
어디를 가도 사람으로 넘치는 서울이 이제 내게는 무척 낯설고 불편하다.
 지하철에는 대부분 내 나이 이상의 아주머니들이 많았다.
 
계약을 마치고 지하철 역으로 들어 서니 모든게 낯설었다. 지난 번에도 느꼈지만 지하철 요금에 보증금을  포함해서  표를 사는 것은 서울에 자주 오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많이 불편했다.

 서울을 오래 떠나 있었더니 서울의 많은 사람들이 가장 불편하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모여 살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을 할수가 있다. 지하철을타고 동대문 운동장에서 환승을 해서 2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환승역이 너무길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내가 이제 서울 사람은 아니구나 느꼈다.

지하철 속에서도 계속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 내릴 역을 지나칠 까봐 두리번 거리고 있는 내 모습은 서울 사람들 눈에 촌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지하철 에서 내려서 출구에 나오면 또 두리번 거려야 한다. "보증금 환급기" 를 구석에 놓아서 찾기가 어려웠다. 500원을 되받고  아직도  낯선 회기역을 빠져 나왔다.
이제 출구는 제대로 찾아서 나가지만 일년에  몇 번을 오지 않으니 조금은 낯설다. 
 
대한민국 인구의 1/2이 수도권에 살고 있다.
이런 비상식적이고 불균형하게 발전 한 도시가 서울이다.
내가 계속 서울에 살고 있었다면 전혀 몰랐을 것이다.
부산의 그 푸른 바다와  사람들의 강직하고 솔직함을 ,대전 사람들의 여유와 편안함을 ...
대전 사람들은 3대가 복을 받아야 대전에 살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전 시민의 10%가 자원봉사자로 등록을 한 수준높은 도시이다.2007년 자원봉사 부분 대통령상을 받았다. 2008년에는 자원봉사 단체가 대통령 상을 받은 도시이다.,
천재 지변이 없었던 도시 이며 , 과학도시이고 교통도시여서 전국의 어디도 (제주도 빼고) 당일 로 다녀 올 수 있는 곳이다.
대전은 땅에 비해 인구가 적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가 있고 뛰는 사람들을 못 봤다.
나는 대전에 살고 있는 것이 참 좋다.
 
지방 사람들은 서울에 갈 때마다 서울은 사람 살기 불편하고  집값이 너무비싼 것을 느끼고 온다.
서울사람들이 지방 사람들을 무시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본래 서울 토박이들은 얼마 되지도 않는데 말이다.
서울 가서 참 이상한 대접을 받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