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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남기고 떠난 마지막 가을 속의 진잠

모과 2009. 11. 19. 21:36

이즈음이면 패티 김의 "가을이 남기고 간 사랑"이 마음 속 깊이 들어 온다.

가을이 남기고간 것은  사랑뿐이겠는가?

추억과  멀어진 사랑에 대한 아픔이 더 절실해 지는 시절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진잠"이란 곳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끝동네에 있다.

앞으로 이곳은 대전의 주요 요지가 될 것이지만 지금은 시골과 도시가 공존하는 참  재미 있고 고마운 곳이다.

나는 "진잠" 이 조용하고 평화로워서 좋다..

모두 잘나야 사는 세상에 적당히 촌스러워서 더 좋다.

 

 며칠 전 찍은 사진에는 상추도 잔파도 똑바로 줄을 서서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 이 고추들은 왜 따지 않고 서서 말려 죽게 하는 이유를 알수가 없다.

 * 이추운 날씨에 누굴를 위해서 시금치는 파랗게 잎을 살려내고 있는가? 남편이 모시조개 시금치 된장국을 참 좋아 하는 것이 떠올랐다.

 * 방울 토마토도 역시 마른 가지위에 애처롭게 매달려 있었다.

 *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기세 좋게 솟아 오르던 파도 그만 기가 막혀서 고개를 숙여 버렸다.

 

 * 가로수에 열린 열매도 빨간 색이 바래져 가고 ...아무도 손을 안대니 먹을 수없는 열매 같구나.

 * 한 포기에 천원이란  팻말과  핸드폰 번호가  안타까운 밭주인의 심정을 보여주고.... 친구들은 모두 김치 냉장고에 가서 누워 있는데 너희들은 뭘하고 서서  추위에 벌벌 떨고 있느냐?

 

 

 * 예전에는 이시래기를 주우러 다니는 사람들도 많았는데...아무리 살기가 어렵다고들 말해도 먹고 살기는 예전보다 어렵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 뽑혀져 나간 무우가  부럽고  추위에 기가 죽은 잔파들이 기절해 나자빠져 있다.

 * 이 가지들도 왜 말려 죽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 현대식 아파트와 논(진잠쌀은 유명하다) 이 함께 있는 우리동네 진잠 !

 

 * 할머니는 내일 김장을 하신다고  배추옆의 갓을 수확하고 계셨다.^^

 

 * 이 추운 운 날에 쑥은 누굴위해서 기어 나와서 추위에 떨고 있는지 궁금하다.(혹시 미친 것 아냐?)

 * 토끼풀도 토끼에게 먹이가 되려고 나온 듯싶구나. 식물도 이리 배려가 깊을 수가 없다.

 * 친절한 주인 엄마의 보호로 따뜻한 이불 속에서 얼굴만 내민 잔파 형제들의 모습.....^^

 

 

 

 * 나는 할일 다하고 장렬히 산화했다. 내년에 보자꾸나. 친구들아!

 * 와! 친절한 엄마,아빠를 만났구나!

 * 거의 완공 된 "진잠 도서관" 나는 오전에는 이곳에서 살것이다.

 * 조립식주택의  여주인의 알뜰하고 아기 자기한 성격이 다 나타나고 있다.아 ! 부러워라~~

 * 같은 조립식 주택 마당에서 말려지고 있는 메주들 ....^^

 * 때늦은 총각 무우들의  파티! 나는 정말 총각 김치가 좋다.

 

오늘은 작정을 하고 집을  나섰다.  더 이상 가을의 끝자락을 붙잡고 있을 수가 없어서였다.

며칠전만 해도 단풍으로 예쁘게 물들었던 가로수가 잎새를 다 떨어트리고 앙상한 가지를 내놓고 서 있었다.

40분을 헤매고 다니며 건진 사진들이다.

 

이제 진잠의  모습은 봄에 소개 할 예정이다.

연초록의 생명이 태어나는 초봄이나는 정말 제일 좋다.

대잔 광역시 유성구 원내동(진잠) 은 자꾸자꾸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