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에 웃고 베스트에 속 상한 하루
블로그를 하면서 "베스트 목록"에 오른다는 일은 행복감을 주곤 한다.
내가 쓴 글을 10만 명이 넘는 조회수를 냈을 때는 경이감 마저 들었다.
메인의 다음 view란에 오르면 그날은 조회수 대박을 치는 날이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3년 반이 넘으면서 이제 블로그의 글들과 이웃들의 글들이 구별되고 어떤 글들이 베스트가 되고 있는지 감이 잡힌다.
1. 온나인의 책이나 신문에서 보기 어려운 독특한 소재의 글
2. 외국 교포들이 전하는 교포의 눈을 통한 그 곳의 문화(한국문화와의 차이)
3. 마음이 따뜻해 지는 감동적인 글
4. 독특한 경험의 기록
5. 순간포착 사진이나 글
6.누구나 갈등하고 있는 문제의 개인적인 경험
7.요리,사진, 수필, 소설, 영화평,예능 ,책의 독후감등
8. 이슈가 되고 있는 드라마나 스타에 대한 글.
9. 특정 분야(군대, 학교, 직업)에 대한 경험담
10. 사회 고발이나 제언등이다.
*블로그에 글을 송고할 때 제목과 시간이 매우 중요한 것도 알게 됐다.
글이 자동 저장 되니 아침 6시 이후에 송고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게 될 것이다.
*블로그 특강에서 배운 것인데 제목을 신문 기사의 제목 같이 해야 눈에 쏙 들어 온다
* 글만 송고 할 게 아니라 남의 글도 읽고 좋은 글은 추천을 해 주어야 한다.
블로그 세상은 철저히 [기브 앤드 테이크]의 법칙이 존재하는 곳이다.
바쁘면 나중에라도 꼭 글을 읽고 댓글을 써준다.
나의 글을 읽어 준 정성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일인가!
나를 찾아 와 준 분들의 흔적을 찾아 가서 글을 몇 개 읽고 온다.
그분의 글과 마음이 좋으면 대부분의 글을 읽으러 자주 간다.
그분에 대해서 호기심이 생겼고 글들을 읽고 나면 그의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나는 그 과정이 참 좋다.
그 반대의 과정도 있다 .
마음에 좀 안들 경우에도 가서 그의 글을 읽고 온다 거의 다.
그리고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 들인다.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해서 잊어 버린다.세상에 별별 사람이 다 있으니 그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기 글이 베스트가 안된다는 항의성 글을 자주 본다.
그리고 베스트에 오른 글들 중에 유명하고 벌써 노란펜이 됐는 줄 알았던 사람들이 많이 파란펜인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조회수보다는 한 분야에 꾸준한 정성을 보인 글들이 인정 받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도 말했듯이 오프라인에는 분야 별로 전문가가 쓴 글들이 많이 책으로 나와 있다.
우리 집은 서점을 하고 있다.
평생을 그 분야만을 연구한 박사들의 글들도 많이 있다.
블로그는 잘 쓴 글을 뽑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글을 미숙하지만 그 세대의 대표적인 생각이라서 베스트가 된 것도 있는 것 같았다.심지어 남들은 목까지 나오던 말을 참고 있는데 용기 있게 터트린 글이 자주 베스트가 된다.
개인적으로 금기시 하는 한계가 다른 것도 새로 알게 된 사실이다.
요즘은 군대 이야기,연애론, 예능, 가족이야기, 시대의 조류, 스타의 사생활등이 베스트가 자주 되고 있다.
블로그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들과의 만남이 나는 참 좋다.
그것이 온나인과 오프라인의 차이점이다.
나 같이 대학에 다니면서 책을 팔고 있는 사람 눈에 보인 대학생의 풍속도도 베스트가 잘 되었다.
대학의 현장에 있어야만 볼 수 있는 것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3년반의 기간 중에 3년이 습작의 시간으로 생각한다.
나는 컴맹이었고 ,나이도 많고 , 직장에 더 몰두를 해야했고 , 느린 속도로 글을 쓰기 때문에 그동안 400개가 못 되는 글을 썼다.
그러나 나는 글을 쓰고 있는 동안의 몰입이 행복했다.
글의 속도와 재주도 늘기 시작했다.
며칠 전 내 글 하나가 베스트에 올라서 기쁘게 생각하고 출근을 했다.
퇴근 후에 숙소에 돌아 와서 보니 베스트 표시가 없어졌다.
그 날은 금요일이었다.
마음에 상처를 받고 메일로 이유나 알고자 문의를 했다.
다음날 답장이 왔다.
"매생이 국을 파는 식당의 상호가 나와서 베스트를 내렸다"는 내용이었다.
이유를 알고 나니 이해가 됐고 마음이 편해졌다.
베스트글이 됐던 글 하나 때문에 2박 3일 동안 속상해 있었다.
그리고 블로그에 집착의 끈을 조금 놓고 이제는 즐기면서 글을 송고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나는 블로그에서 나의 마음의 문을 열었고 ,많은 이웃의 좋은 글을 만났다.
처음에 소박한 블로그 100인에 뽑혔을 때 안개꽃 다발을 선물 받은 듯 얼마나 좋아 했는가?
그 작은 떨림의 순간으로 돌아가서 좀 더 조심스럽게 정성껏 글을 써야겠다.
그리고 어찌보면 작으나 ,어찌보면 큰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조금씩 앞으로 나갈 것이다.
컴맹이었던 내가 이런 글을 쓰게 된 것도 내겐 작은 성공이다.
무미 건조했을 나의 생활에 생기를 넣어주고 있는 블로그가 나는 정말 좋다.
블로그로 인해서 매일 새롭게 변화되는 나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