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커플 5년을 후회합니다.
대학마다 책을 팔러 다니는 일을 4년 째 하고 있다.
봄, 가을 전국 지방의 유명 대학교는 거의 다 다녔다고 볼 수 있다.
아르바이트는 그 학교 휴학생을 쓰는데 2주 정도 지나면 참 가까워 지고 심도 깊은 대화를 하게 된다.
학과의 적성에 대해서, 교환 학생이나 어학 연수에 대해서, 학점과 토익에 대해서, 공무원 시험에 대해서, 그리고 이성에 대해서,취업에 대해서 대화를 한다.
학생들도 내가 장사를 마감 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사립대학에서 있었던 상담이다.
친언니가 그 대학의 캠퍼스 커플로 유명했다며 사연을 말해 주었다.
영원양의 친 언니 정원씨(가명)는 입학 동기와 커플이 됐다.
둘은 늘 함께 다녔다.
남친이 군대 가 있는 동안에 정원 씨는 교환 학생으로 캐나다에 일년 다녀왔다.
* 아래 커플 사진은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둘은 늘 함께 다녔다.
커풀티와 커플 운동화도 똑같은 것으로 여러개가 있다.
커플링을 하고 둘이 커플인 것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었다.
다니는 학교 캠퍼스학생들 뿐만아니라 그도시의 대학생들이 다니는 곳에도 늘 함께 였기 때문에 그들이 커플이라는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았다.
강의 시간표도 똑 같이 짜서 늘 함께 다녔다.
동성친구도 이성 친구도 특별히 친한 사람이 없었다.
둘이 도서관에도 늘 함께 공부를 해서 학점도 좋게 나왔다.
정원씨의 남친이 복학을 늦게 했기 때문에 정원씨가 먼저 대기업 공채에 합격을 했다.
당연히 지방 지점에 발령이 났기 때문에 고향에서 근무하게 됐다.
문제가 생긴 것은 회사 입사 동기 중에서 적극적으로 대시 하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이고 연수원에서 같은 조가 되서 함께 교육 받으며 겪어 보니 참 따뜻한 사람이었다.
집안도 괜찮고 남에 대한 배려가 특히 눈에 띄게 좋은 사람이었다.
한마디로 일등 신랑감이었다.
그런데 남친은 아직 미래도 불투명한 학생이고 집안도 별로 내세울 것 없는사람이었다.
결혼을 하게 되도 둘이 맞벌이를 해야 하고 투룸 월세에서 신혼을 시작해야 할 형편이다.
아직 복학을 하지 않은 남친이 매일 퇴근 시간이면 회사 근처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
신입 사원이고 업무를 배워야 하기 때문에 퇴근 시간은 늘 늦어지게 마련이었다.
퇴근이 늦어지면 계속 전화를 하는 남친이 시간이 지날 수록 왜소해 보이기 시작했다.
입사한 회사는 신입으로 모두 새로 배워야했기에 하루가 너무 힘들고 벅찼다.
날마다 회사 앞에 와서 기다리는 남친이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친과 5년의 교제 기간을 회상해 보게 됐다.
정원씨의 대학 생활에서 캠퍼스 커플이었던 것을 빼면 회상을 할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동아리 경험도, 선, 후배도, ..아무 기억도 없었다.
남친과 결혼은 안된다고 집에서는 반대가 심했다.
아직 2년을 더 학교에 다녀야 하고 취업도 해야 한다.
남친이 객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외모도 평범하고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지방대학 학생이었다.
학점도 정원씨가 훨씬 좋았다.
집에서 교제를 반대해도 내세울 명분이 별로 없었다.
언니는 조금씩 캠퍼스 커플이었던 것을 후회 하고 있다고 했다.
딸이 없는 나는 정원씨의 갈등을 이해는 되지만 야속했다.
5년간 커플이었다면 미래에 대한 확신도 있었지 않았을까?
힘들지만 남친을 기다려 준다면 좋은 결과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애와 결혼은 정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한다.
연애는 둘만의 문제이고 애정이 제일 중요 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결혼은 집안과 집안의 문제이다.
그리고 연애 기간은 5년이지만 결혼 생활은 50년이상을 살아야 한다.
둘이 인생에 대한 같은 가치관과 생활 습관도 비슷해야 한다.
서로 보완해 줄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것이 보통의 경우이다.
연애와 결혼은 잘 생각해 보고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두 아들 모두 대학에 입학을 한후 몇가지를 조언을 했다.
1. 공부를 독하게 해라
2. 친구와 선후배를 많이 만나라
3. 동아리 활동을 해봐라
4. 되도록이면 캠퍼그 커플이 되지 말아라.
* 오랜 캠퍼스 커플을 하고 깨진다면 정말 남는 게 별로 없다.
우선 제자리에 바로 선 다음에 연애를 해도 늦지 않다.
5. 학기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하지마라.
내가 모두 못해 봐서 그런 조언을 했었다.아르바이트 하느라고 해본게 너무 없었다.
두 아들 모두 연애를 못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집안이 갑자기 기울어서 테이트하며 즐길 돈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캠퍼스 커플이 되는 순간 부터 데이트 비용은 남자가 대부분 내는 것이 아직 우리 나라의 풍속이라고 했다.
그리고 캠퍼스 커플이나 학기 중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대체적으로 학점이 좋지 않다고도 했다.
실제로 나는 어느 대학교에서 아주 잘 어울리는 캠퍼스 커플이었던 남학생을 만난적이 있다.
졸업 후에도 내가 하는 책 판매 행사에 알바를 하러 왔다.
학점이 좋지 않아 서류전형도 통과를 못해서 취업을 못했다.
여자 친구도 지방 소도시에서 유학을 왔는데 딸만 5명이 있는 집안의 셋째 딸이 었다.
여자 친구도 취업이 안됐다.
둘은 외모가 수려해서 그림같이 아름답게 잘 어울렸다.
예의도 바르고 반듯한 젊은이였다.
그 학생이 커플이 아니었다고 학점이 좋았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학점만 좋다면 대기업에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나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