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얼굴은 남편의 책임이다.
"엄마! 아빠는 보는 사람마다 다 인상이 좋고 젊잖다구 하네"
"그래 아빠가 인상이 좋지, "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다. 남편을 좋다는 데 싫을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 어제 남편과 아들이 일하는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계산을 하는데 계산원 아주머니가 말했다.
"OO이 아버님이 참 인상이 좋으세요"
" 제가 더 좋지 않아요?" 하는데 기분이 이상해졌다.
신혼 초에는 내가 늘 듣던 말이었고 50 살까지도 늘 내가 듣던 말을 남편이 듣고 있는 것이다.(*프포필의 과거 사진 참고 바랍니다)
남편이 인상이 좋다는 것은 ---내가 내조를 잘 했다는 말도 된다
즉,편하게 해주었으니까 인상이 좋아 진 것이다.
사실 나는 사소한 일에 토를 달거나 잔소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
되도록 편하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는 편이다.
결혼 생활 중에 가능성이 별로 없는 사업을 해서 반대를 했을 때 자주 싸웠다.
고집이 센 남편은 나를 속이고 결국 했고 그 후휴증으로 나와 아들들은 개고생을 했다.
공무원이나 교사가 대부분인 집안에서 남을 의심할 줄모르고 순진한 남편이 남에게는 좋은 사람일 지 모르나 내겐 엄청 고생을 시킨 사람이다.
십 여년 계속 되는 사업 실패로 나는 12평 짜리 상가의 [책대여점]에서 12년을 아침 11시부터 밤 12시 30분까지 혼자 일했다.
비디오 가게가 새벽 1시까지 하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12년 동안 온전히 쉰 날은 단 3일 뿐이다. 그것도 마지막 해와 그 전 해의 추석과 설날 때였다.
그 전에 남편만 시댁에 보냈다.
명절에는 아이들이 시간도, 돈도 많고 ,책은 들어 오지 않아서 수입이 많기 때문이었다.
그결과 불어난 체중과 십여년 동안 화장도 제대로 안해서 햇빛을 제대로 못봐서 얼굴이 상해 갔다.
늘 인상좋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는데 요즘은 내가 봐도 개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외모가 됐다.
발목 아킬레스건 염증으로 운동을 하지못하고 치료만 10개월 째 받고 있다.
외모가 문제가 아니라 건강에 이상 신호가 온 것이다.
고혈압 약은 먹은 지 몇년이 됐고 새로운 질병 발견!...아! 고지혈증이 왔다.
66사이즈의 늘씬했던 몸매는 99사이즈의 뚱땡이 할머니로 변신이 돼 있다.
키가 커서 망정이지 정말 굴러 다닐뻔 했다.
내가 이런 몸매가 된 것은 남편의 공이 지대하다.
매일 밤늦게 퇴근해서 그 때부터 새벽 한 두시까지 각자 소주 한 병씩을 마시며 도란 도란 ,씨글벅적, 와장창창 ...매일 먹어 댔다. 십여년을 대화가 참 많은 부부였다.
내가 평소에 군것질을 전혀 하지 않아서 그나마 해마다 1 kg씩 증가했지 아니면 벌써 심각함을 느꼈을 것이다.
매일 보는 나의 모습에 익숙해서 ...그리 심각하게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의사의 강력한 권고로 야식 모임에서 나는 탈퇴했다.
요즘도 부자가 매일 막걸리와 통닭, 삼겹살, 물만두, 를 먹으며 띵가띵가 기분이 좋다.
양심은 있는지 먹고나면 깨끗이 설걷이를 해놓고 잔다.
막내 아들이 수영복 사라고 돈도 주고 ,집에서 가까운 수영장도 있고 실천만 하면된다.
아! 기가막힌다.
걷기 좋아하고 ,등산을 좋아하는 내가 제일 싫어 하는 물에서 수영을 배워야 하다니.
인생의 아이러니는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정했다가 부산의 해운대로 바꾼 순간부터 시작됐다.
나는 결혼 다음해 해운대가 다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서 부산에서 28년을 살았다.
물론 아직 제주도를 못 가봤다.
제주도 보다 못한 베트남은 회사 워크셥으로 다녀왔다.
제일 가기 싫었던 사연이 있는 도시이다.
내 팔자야!!!!
남편은 나의 몸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체중 감량에 적극적으로 도와 주려고 한다.
8 월 3일 부터 수영 시작을 해야지.
살을 빼면 멋쟁이 할매로 만들어 주겠다는큰아들도 있고. ..무엇보다 조금 걸으면 부어 오르는 발목때문에 독한 마음으로 실천을 해야한다.
**과체중에서 정상체중이 되는 그날까지 행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