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신인상 받은 강지환에게 대배우의 희망을 본다.
어제 열린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강지환은 이 영화상을 빛낸 멋진 스타였다.
옷차림, 자세, 멘트 모두 지혜로웠다.
다른 영화상에 비해서 유독 유명 배우의 참여도가 낮은 영화제였다.
상을 받던 안 받던 자기 작품이 노미네이트 됐으면 참석하는 것이 영화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경쟁 배우가 상을 받는 것을 쿨하게 박수쳐주는 것도 매너이며 자기 관리이다.
배우라는 직업은 평생 정년이 없는 훌륭한 직업이다.
수많은 청소년들이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고 ,준비도 하고 있다.
영화제에 이름을 올릴 정도면 이미 출세한 배우이다.
T V를 보며 왕년의 명배우들의 곱게 나이든 모습을 보는 것도 ,우리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파티복을 우아하게 차려 입고 한겨울에 벌거 벗다시피 노출을 한 여배우들의 아름다운 몸매 그 자체도 작품으로 보인다.
신성일의 모차르트 파마를 보고 젊은 날의 [맨발의 청춘]이나[별들의 고향]을 떠 올리기도 하고 윤정희를 보고 [안개][독짓는 늙은이]등을 생각도 했다.
중년의 중후한 매력의 안성기에게는 [바람불어 좋은 날]을 기억하며 한국 영화계에 그가 없었으면 어쨌을까를 생각도 한다.
배우들이 느끼지 못하는 곳에서 관객들은 그 들만의 축제를 시청하며 ,어떤 배우는 더 좋아지고 어떤 배우에게는 실망하곤 한다.
그러면서 세월에 따라서 좋아하는 배우를 마음 속에서 수 없이 이별을 하고 다시 새로운 배우를 설레임 같은 마음으로 좋아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배우는 그 모습 자체가 다 팬들에게 작품인 것이다.
말을 잘하면 더 자랑스럽고, 선행을 하면 더 좋아 지는 것이다.
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배우는 신성일과 문희였다 .[흑맥]이란 영화를 보고 문희의 아름다움과 여성적인 매력에 빠졌다.
엄앵란은 그들의 가정에 역경이 오고 꾿꾿하게 가정을 지킨 그녀의 의리와 책임을 보고 좋아지게 됐다.
엄앵란의 자서전 [뜨거운 가슴에 절망은 없다]를 감동 깊게 읽고 ,
[엄앵란 같은 대배우도 가정을 지키려고 죽을 힘을 다해서 살아 냈는데,소시민인 내가 무슨 이혼을 해]하는 생각도 한 적이 있었다.
영화제를 보면서 나 같이 과거를 회상하며 영화와 함께 그 시대의 나의 모습을 추억하는 시청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번 [대한민국 영화제]에 유독 나의 눈에 들어 온 사람은 신인 상을 수상한 강지환이다.
그를 처음 본 것은 한류의 붐을 일으킨 [여름 향기]의 마지막 회쯤 한지혜의 신랑으로 신혼 여행을 떠나는 공항에서의 한 신이었다.
송승헌은 이미 대스타가 돼 있었고 나는 송승헌의 여자 보다 예쁜 얼굴과 맑은 눈동자와 극중이지만 착한 심성이 마치 큰 아들을 보는 것 같아서 재방송이 나 올 때마다 봤다.
재방송을 6번 정도 본 이유는 윤석호 피디 특유의 수려한 풍경도 한 몫을 했다.
그래서 강지환을 기억할 수 있었다.
그후 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미혼모의 아들이며 의사인 강지환이 미혼모인 금순이를 사랑하는 내용였는데 크게 성공한 드라마였다.
그리고 개봉 첫 날 마지막회로 본 [영화는 영화다]는 사실 소지섭의 군제대 후 첫 출연작이라서 보러 갔었다.
소지섭, 강지환 동갑내기 남배우를 두 톱으로 만든 영화는 아주 멋진 화면을 보여주었다.
두 배우는 두가지 다른 색을 내며 연기를 잘했고 화면에 둘이 동시에 나오면 함께 출연한 여배우가 초라하게까지 보였다.
강지환은 흰색, 소지섭은 검은 색으로 묘사됐고 의상도 그렇게 입고 나왔다.
우열을 가릴 수 없게 둘 다 멋지게 나왔다.
소지섭이 데뷰부터 주목 받은 배우라면 ,강지환은 뮤지컬 배우로 시작해서 데뷰 7년만에 신인상을 받는 기다림이 긴 배우였다.
그의 긴 기다림속에서 다양한 기다림의 동료의 모습을 봤겠고 갑자기 스타가 된 사람들의 모습도 지켜 봤을 것이다.
뮤지컬 배우니까 배우가 가져야 할 모든 조건을 구비한 사람이다.
준비가 철저히 된 배우니까 앞으로 나가면 된다.
기다리고 견디는 동안의 아픔과 초조와 참음을 알고 있으니까 내딛는 발자국 마다 조심스럽고 지혜로울 것이다.
이제 32살 .늦은 나이가 아니다 .
관객과 일반 사람들의 생각을 잘 알고 있을 테니 , 너무 갑자기 크게 되길 원하지 말고 관객이 존경까지 할수 있는 연기자로 커 나가기를 바란다.
강지환씨!
지금부터 마음속으로 적극 지지하는 팬이 되겠어요.^^
시상식날 베스트 오브 베스트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