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높이 낮춰서 입사한 막내 아들.
1981년생(만 27세)
지방 국립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학점 3.5/4.5
어학연수나 교환학생 경험 없음. 장학금 받은 적 없음.
키:177cm,체중: 72kg
외모: 유난히 피부가 희고 깨끗해서 4,50대 가 보면 모두 호감을 보이고 잘 생겼다고 함.
*특이 사항;
1.가정 형편으로 군에 가기전 6개월,군제대후 1년6개월, 1,2학년 방학때마다 부산의 대형할인 마트에서 알바, 파트타이머로 여러 파트에서 실무 경험이 있음.
2. 인간 관계가 좋아서 선후배 간의 사이가 좋고 재미 있는 사람이라고 타 부서의 회식에도 종종 초대 받아 갔음.
3. 하루 종일 사람들로 북적이는 마트가 좋아서 이과에서 문과로 바꾸고 재수해서 경영학과에 진학 했음.
4. 일을 열심히 하고 업무를 마친 후 동료들과 한잔 시원하게 하는 분위기를 아주 좋아 함.
5. 파트타이머로 근무중 고객이 추천을 해서 [친절상]받았음
6. 중2때 105kg이나 나가던 체중을 큰 맘 먹고 35kg을 감량한 후 키가 자라지 않았음.
우리 집 막내 아들의 간단한 이력 사항과 소개입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대학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안 형편때문에 어학연수는 커녕, 영어 학원도 제대로 못다녀서 토익 점수가 대기업에서 요구하는 숫자에 미달 됩니다.
방학 때마다 알바를 해서 다음 학기 용돈을 만들었지요. 학비는 정부에서 주는 학자금 대출을 받았습니다.
막내의 소망은 10년간 짝사랑하던 유통 기업에 취업 하는 것이 었습니다.
이 기업에 들어 가려고 경쟁 기업에 인턴에 지원을 했다가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습니다.
제가 인사과에 문의하니까 인턴을 전국에서 20명을 채용했답니다.
이회사는 인턴을 해야만 채용을 하는 회사입니다.
가고 싶어 하던 유통회사에서는 전문대졸과 대졸 신입 사원을 공채 공고를 냈습니다.
가족 회의를 해서 두 곳에 복수 지원을 했습니다.
전문대졸 채용에 대졸이 지원을 할 수 있으나 전문대졸 연봉만을 인정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주로 [실무능력]을 위주로 보고 영어 점수나 면접도 없고 ,서류전형 통과한 후 바로 임원면접을 봤습니다.
발표도 빨리 했습니다.
실무경험이 많은 우리 막내가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것은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졸 공채에는 그회사에서 실무경험이 3년인 것과 경쟁 3사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파일로 첨부한 자기소개서를 보고 그랬는지 서류전형에 통과했습니다.
14,000명 가까이 지원을 했는데 100명을 채용하는 겁니다.
채용수의 3배수가 면접을 봤습니다.
원어민과 단독영어 면접, 영어 집단 토론, 영어 에세이쓰기, 한국어 집단토론, 임원면접.
영어 면접부터 시작했다는 우리 집 막둥이는 ,떨릴까봐 미리 먹은 우황청심환의 효과도 못보고 [에데데..]하다가 속으로 기가 콱 막히고 열등감과 함께 [아! 세상에 이렇게 똑똑한 애들이 많구나]를 느꼈답니다.
한 조에 막내 빼고 모두 여대생들인데 서울 말씨로 말도 조리 있게 너무 잘하고 ,영어는 못한다고 겸손을 떨더니 막상 토론에 들어 가니 원어민같이 쏼라 대며 자기들끼리 주고 받고 있고...
한국어 토론은 왜 못했냐면 영어 를 너무 못해서 [난 이제 떨어졌다]는 생각에 넉 놓고 있다가 딱 한마디밖에 못했답니다.
끝나고 나서 여대생들이 밥이나 함께 먹고 가자고 해서 갔는데 막내에게 질문을 하는 게 기가 막혔답니다.
"이 회사가 뭐하는 회사에요?'
" 대형 유통이고 소형으로 지점도 많으니까 물건을 파는 회사지요. 알바나 파트타이머 들을 관리도 하고 , 고객을 응대하기도 하고,때론 마이크 잡고 크게 물건을 팔기도 하지요"
"아! 그런덴지도 모르고 지원을 했네요. 내일 OO은행 발표인데 거기 합격하면 그리 가야겠네요"하니까 다른 여학생들도 비슷한 답을 했답니다.
막내에게 학교가 어디냐고 묻길래 지방 국립대라고 하니까 그후 자기들 학교를 한명도 말하지 안더랍니다.
서울의 명문 일류 대학이었겠지요.
지금 국내외 경기가 최악이라고 하는데 대기업들은 생산을 줄이고 ,부동산은 40%이상 폭락을 하고 , T V 뉴스는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를 계속하며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학자금을 대출 받은 학생들에게 졸업하는 해 2월부터 원리금 상환에 들어 가는 은행들.
막상 취업을 하려고 하면 어디를 가야 할지 , 채용을 하는 데도 많지 않고 당혹 스럽습니다.
군대에서 취사병을 거쳐서 행정병을 했던 막내는 앉아서 사무를 보는 데는 적성에맞지 않고 활기차고 사람들이 북적이는 대형마트가 좋다고 일편단심 한 곳만 바라보고 왔습니다.
우리 가족이 보기에도 적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대졸 공채 면접을 보고 온 아들이 호주산 소고기와 맥주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이틀 후에 전문대졸 연수에 들어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 엄마! 많이 서운 하지만 면접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어. 세상에는 참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정말 열등감과 함께 내가 실력 없는 것을 많이 느꼈어. 월요일에 연수에 가서 잘 할께요.정말 열심히 할께요. 그런 학생들하고 면접을 본 것이 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어요."
신입 사원 연수에 들어 가기전에 제출하는 서류를 아들이 보여 주었습니다.
[성적증명서]...53명중에 OO등이 표시 돼 있었어요.
경영학과가 160명인데 53명만 졸업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들의 성적은 중하위권이었습니다(160명중에는 상위권인가?).
성적이 나쁘거나 취업 준비가 아직 되지 않은 학생들은 1,2과목 F를 받고 일부러 졸업을 안한답니다.
부모도 모르게 휴학을 하고 9급 공무원 준비를 하는 수많은 학생들을 보았습니다. 9급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도 어렵고 합격을 하고도 2년내에 발령이 나지 않으면 무효가 된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내가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눈높이를 낮춘게 아니라 네 실력에 맞는 회사에 입사하는 거다. 이제 부터 다시 노력해서 치고 올라 가서 대졸 공채로 입사한 사람들과 경쟁에서 이기면 된다.
엄마는 너를 믿는다. 어학연수 못 보내고 아르바이트만 많이 시켜서 미안하다"
'엄마는 뭐가 미안해. 내가 부족해서 그렇지.50명 중에서 4년제 나온 아이들이 25명이나 되던데...고졸도 두명 있어. 점장 추천이던데.잘하면 누가 인정해줘도 해주는 가봐. 4년제 나온게 좀 아깝긴 해"
"뭐가 아까워. 네가 그 학교에 가서 인성이 좋고 성실한 아이들을 선후배로 많이 만났는데, 대학이 취업만을 하기위한 곳은 아니야. 네가 앞으로 살아 가면서 네모교에 대한 고마움을 알게 될거야. 대전에서 O대는 또 위상이 다른거야. 너의 학교 캠퍼스에서 4년간 공부를 한 것도 복이야. 얼마나 캠퍼스가 넓고 아름다우냐?네가 앞으로 직장에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도 모교는 좋은 거야.'
"엄마! 알았어요. 열심히 할게요"
우리 막내는 판단을 잘 한 것 같습니다. 비록 대졸 공채 사원보다 연봉이 1,000만원이 적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고, 아직 젊어서 실력을 쌓고 인정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연고지 발령으로 집에서 다니기 때문에 더 좋습니다.
우리 막내를 채용해준 회사는 복덩이를 선택한 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회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일 할 겁니다.
채용해 주어서 고맙습니다.